전대진 작가는 지난해 2월 <하나님, 저 잘 살고 있나요?>를 펴낸지 10개월 만인 그해 12월 <하나님 오늘 ‘만나’주세요!>를 펴냈다. 첫 기독교 책과 마찬가지로 SNS 글을 기반으로, 이해를 도울 김유림 작가의 그림과 함께였다.

첫 책이 크리스천들이 종종 품는 질문을 바탕으로 자신의 신앙을 돌아보고 게 했다면, 이번 책은 독자들이 좀 더 성숙한 하나님 자녀가 될 수 있도록 돕는 글들을 담았다. 강요하지 않고 완벽함보다 온전함을 추구하며 넘어져도 계속 나아갈 것을 권면하고 있다. SNS와 강연 등으로 여전히 많은 이들을 만나며 삶의 기록을 남기며 ‘적자생존(적는 자만이 생존한다)’하고 있는 전대진 작가의 남은 이야기.

하나님 오늘 ‘만나’주세요!

하나님 오늘 ‘만나’주세요!
전대진 | 김유림 그림 | 넥서스CROSS | 224쪽 | 13,000원

어제 먹은 만나가 살릴 수 없고
내일 먹을 만나가 힘줄 수 없어
그날 만나는, 그날 거둬야 산다

-이번에 나온 책 제목은 <하나님, 오늘 ‘만나’주세요>입니다. 라임이 살아있는데요.

“오랜만에 찬양을 듣는데, 같은 찬양도 다르게 들릴 때가 있잖아요. 내 상태가 다르니 같은 말씀도 다르게 들릴 때가 있는 것처럼. 예수전도단에서 믹스해서 두 곡을 이어부르는 찬양을 듣고 있었어요.

그 찬양이 제게 이렇게 묻는 것 같았어요. 주님을 보고 싶고 더 알고 싶고 만지고 싶고 막 오감으로 경험하고 싶던 간절함과 열망이 있던 시절, 정말 갈급하고 진짜 하나님만 바라고 아무리 바빠도 하나님 앞에 울며 엎드렸던 그때 그 모습이 너무 바쁘다는 핑계로 약해진 것 아닌지요. 눈물이 막 터지려고 하는데 사람들 많은 카페여서 집으로 가서 울면서 고백했습니다.

그때 적은 글이에요. 그날이 6월 25일이네요. 잊을 수 없어요. ‘하나님 오늘 저를 만나주세요. 저는 살 수가 없습니다. 제게는 지금 이 순간 함께하신 하나님이 간절히 필요합니다. 어제 먹은 만나가 나를 다시 살릴 수 없고, 내일 먹을 만나가 지금 힘을 줄 수 없고, 그날 만나는 그날 거두어야 그날 살 수 있습니다. … 저는 과거로 돌아갈 수도 없고 미래를 미리 살 수도 없고, 지금밖에 못 삽니다. 하나님은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초월하시지만, 저는 이 순간을 살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하나님, 제게는 지금 하나님 은혜가 필요합니다. 오늘 만나주십시오. …’

직업병이에요(웃음). 엎드려 기도하다가 ‘하나님, 만나주세요’가 떠올라 잠깐 일어나서 적었어요. 공교롭게도 전 책인 ‘하나님, 저 잘 살고 있나요?’랑 글자 수도 맞았어요. 전 책은 물음표로 끝나요. 광야 가운데 노답 인생이었어요. 그런데 이제 광야 가운데 엎드리고 무릎 꿇을 때 주님께서 만나주시죠. 낮은 자를 다시 일으키시잖아요. 베드로전서 말씀이죠. 물음표 인생을 느낌표로 바꾸시는 거죠. 이때 무릎 꿇었다면, 이제 손 잡고 동행하는 거예요.”

-기획하고 있는 다음 책이 있으신가요.

“시중에서 기독교 도서들을 둘러보니까 결핍이 있었어요. 저는 청년이고 목회자도 아니에요. 기독교인 중에도 목회자 아닌 사람들이 대부분이고요. 제가 평신도로서 필요했던 부분, 그리고 다른 평신도들에게 필요했던 부분들을 채워주지 못한 부분들이 있어요.

그러다 보니 크리스천들도 일반 세상 도서들에서 해답을 찾으려 할 때가 있어요. 그 과정에서 섞일 때도 있고요. 그래서 목회자 아닌 일반 그리스도인들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유익이 되고 지혜와 기술도 알려줄 수 있는 자기계발서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런 책은 평신도 사역자가 써야 읽는 분들에게 좀더 유익하고 공감대도 있을 것 같아요.

저는 청년이고 평신도 사역자에 흙수저이기 때문에, 강연을 다니거나 청년들을 만나면 동질감 때문인지 그들이 제 존재 자체로 희망을 느껴요. 드라마 속에 존재하는 누군가가 아니라, 나와 똑같은 현실의 땅을 밟고 사는 사람인 거죠. 그래서 약함도 부족함도 은혜입니다.”

주신 것 내려놓으라고 하실 때는
마음의 중심 체크 하시려는 의도
말도 안 되는 것을 요구하실 때는
말도 안 되는 은혜가 준비돼 있어
우리 꿈 무너뜨리시는 분이 아니라
꿈의 주인 자리에서 내려오라는 것
“네가 아니라, 내가 이루는 것이다”

-하나님이 꿈을 내려놓으라고 하셨다고요.

“저는 주바라기 캠프에서 처음 예수님 영접했을 때, 요셉 이야기를 첫 설교로 들었어요. 세상에서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전 세계를 다니며 하나님을 자랑하고 사람들을 섬기는 롤모델이 되는 삶을 꿈꿨고, 제 삶을 통해 희망과 용기와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사람이 되고 싶었어요.

그런 꿈이 복음과 함께 제게 들어왔죠. 그런데 그 꿈을 갑자기 내려놓으라고 하셔서 따지고 싶었죠. 하나님이 꿈을 주셔놓고, 이제 와서 내려놓으라 하시면 어떡합니까? ‘마음 상한 자를 고치고 가난한 자에게 아름다운 소식을 전하라’면서요. ‘눈 먼 자를 눈 뜨게 하고 억눌린 자에게 놓임을 선포하라’면서요. 그걸 위해 우리를 지으시고 보내셨잖아요.

추수할 것은 많은데 일꾼이 없다고 한탄하셔서, 그 일을 하겠다는데 오히려 능력과 힘, 지혜를 주셔야지 오히려 내려놓으라 하시면 하나님 하나님 나라에 오히려 손해 아닙니까? 너무 부족하지만 하나님께서 저 한 명 다듬기 위해 수십 년 걸리셨는데 이게 말이 됩니까?

그런데 생각해 보니 이것은 아브라함이 했어야 할 말이었요. 이삭을 바치라고 하셨을 때, ‘하나님이 주신다고 해놓고 이게 뭡니까? 자손을 별과 같이 많게 해준다고 하시더니, 100세 다 돼서 아들 한 명 주고 이게 뭡니까? 주셔놓고 왜 달라고 하십니까?’

그러면서 예전에 적었던 글이 생각났어요. ‘하나님이 주신 것을 내려놓으라고 하실 때는 그 마음의 중심을 체크하려는 의도가 숨어 있다. 말도 안 되는 걸 요구하실 때는 말도 안 되는 은혜가 준비돼 있다.’

전대진
▲전대진 작가는 “우리처럼 평범한 크리스천들에게는 내가 서 있는 자리에서 내 일을 똑바로 하는 것이 선한 영향력”이라며 “이를 위해 가만히 있지 않고 계속 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대웅 기자
그제서야 알겠더라고요. ‘대진아, 그 꿈의 주인 자리에서 내려와.’ 꿈을 무너뜨리시는 분이 아니라, 꿈의 주인 자리에서 내려오라고 하신 거였어요. ‘그 꿈을 준 것도 나고 이루는 것도 나다. 네가 아니라, 내가 이루는 것이다.’ 그제서야 굴복했어요.

스무 살 때부터 13년 동안 지금 살고 있는 대구를 벗어나고 싶었어요. 일하던 식당에서도 최선을 다하고 하나님 앞에서 철저하게 낮아지면 하나님이 높여주실 거란 마음이 있었어요. 서울에 오면 인프라가 갖춰져 있고 더 많은 성공의 기회가 있으니까요. 대구에선 쉽지 않았어요.

그래서 하나님의 때를 기다리다 전 세계로 다니기 용이한 김포공항 옆에 거처를 구하고 1년간 살았는데, 살아보니 굳이 서울이 아니라도 되더라고요. ‘말은 제주로 사람은 서울로’라는 차원을 뛰어넘으라는 도전을 주셨어요.

‘부와 귀가 주께로 말미암고 또 주는 만물의 주재가 되사 손에 권세와 능력이 있사오니 모든 사람을 크게 하심과 강하게 하심이 주의 손에 있나이다(대상 29:12)’, 이 말씀을 정말 믿는지 물으셨어요. 많은 사람들이 서울 가면 더 성공하고 더 빛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광야 가운데 길을 사막 가운데 강을 내시는 하나님에 대한 신뢰가 제 안에 없었어요. 말로는 있다고 했지만, 행동으로는 그렇지 않았어요.

그래서 고백했습니다. ‘저는 하나님을 진정으로 믿고 있지 않았습니다. 믿는다고 하면서도 내 힘과 능력으로 하려 했습니다. 하지만 기회를 주시는 분도 거둬가시는 분도 하나님이시고, 그 기회를 잡을 수 있는 힘도 지혜도 주님께서 주십니다. 그렇다면 내가 서 있는 이 자리에서 하겠습니다. 저는 어디에 있든지 최선을 다해 주께 하듯 하겠습니다.’ 하나님께서 이 고백을 듣고 싶으셨더라고요.

다시 대구로 내려오니, 정말 서울에 있을 때와 별 차이가 없어졌어요. 어차피 전국을 다니기 때문에, 집에서 며칠 자지도 않아요(웃음). ‘자기 일에 능숙한 자는 왕 앞에 선다(잠 29:21)’고 하지 않았습니까? 현대어로 하면 인맥 키울 시간에 실력을 키우고, 내가 서 있는 그 자리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유익을 끼치는 것은 장소가 아니라 실력과 전문성만 있으면 가능해요.

거기에 하나님 은혜가 덧붙여지면 더 이상 어디에 사는지는 의미가 없죠. 더군다나 제 일은 어느 한 장소에 국한돼 있지 않아요. 그러니까 어디에 있든 내가 서 있는 그 자리에서 주님과 동행하고 거기서 최선을 다하면 된다고 납득이 됐어요. 더 이상 하나님께 ‘대댓글’을 안 달게 됐어요(웃음).

이렇게 내려놓으니까, 더 좋은 거 주시더라고요. 절망 가운데 있을 때 꿈을 품게 해줬던 롤 모델 세 분을 최근에 모두 만나게 됐어요. 세븐에듀 차길영 대표님, 본사랑 최복이 이사장님을 만났고, 디쉐어 현승원 의장님은 곧 만나요. 하나님께서 만나게 하셨죠.

그리고 서울을 내려놓으니, 미국을 열어 주셨어요. 어디에 있든 하나님의 일을 더 풍성히 할 수 있도록 손발이 되어줄 사람들을 다 붙여주세요. 이것이 완성된 간증이 되면, 다음 책에 나오겠죠. 내려놓음과 내가 죽는 메시지가 담긴 책이 세 번째 책이 될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작년 ‘올해의 책’ 선정도 되셨는데, 소감을 말씀해 주신다면.

“저는 타인의 결핍과 이를 채워주는 일에 굉장한 관심을 갖고 있어요. 그 결핍을 채워주지 못한 것들은 과하게 말하자면 쓰레기라고 생각해요. 제가 글을 잘쓰는 것보다, 제 글이 그들의 삶에 얼마나 필요하냐가 중요하죠. 제가 얼마나 좋은 스펙을 가지고 있느냐보다, 목마른 사람에겐 물 한 잔이 절실하고 배고픈 사람에겐 밥 한 그릇이 필요하죠.

아까 말씀드렸지만, 영웅들의 이야기는 극심한 고난과 영광의 승리라는 양극단만 있고 중간이 없어요. 저는 평범한 사람이라 그런지, 듣다 보면 나중에는 눈물도 안 나요. 처음엔 눈물도 나고 감동과 도전을 받지만 그때뿐이죠. 돌아가서 적용할 부분이 없으니 다 잊어버려요.

그래서 한 사람의 청중이던 시절부터,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 그들이 적용할 수 있는 이야기, 아무것도 없는 사람이 돌아가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정확하게 알려주는 사람이 되고 싶었어요. 그분들도 이해는 돼요. 1시간 안에 다 이야기하려니 하나님 크신 은혜 중심으로 전할 수밖에 없죠. 그러다 보니 들으면 갈증만 커지고, 정작 궁금한 건 들을 수 없죠.

저는 그래서 살아내고 적용하는 이야기를 기억하기 쉽게 하고 싶어요. 말씀드렸지만 제가 자는 동안에도 책은 지치지 않잖아요. 졸지도 쉬지도, 먹지도 마시지도 않으면서 자기 일을 하잖아요. 그렇게 한 영혼의 삶에라도 변화를 일으키는데 쓰임받는 통로가 되면 좋겠어요.

책을 읽어주시는 것도 감사하지만, 삶에서 실질적인 변화가 일어나는 간증들이 많은 게 진짜라고 생각해요. 그게 너무 감사해요. 그것을 위해 책이 많이 나가야 하겠죠(웃음).

간증과 관계는 달라요. 제 간증은 유튜브로 보면 돼요. 저는 강의를 듣고 거룩한 부담감을 느끼는 분들을 돕고 싶어요. 정말 하나님을 사랑하고 쓰임받고자 하는 열망이 있어서 말로만이 아니라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열정과 용기가 있다면, 무료로 코칭도 해줄 수 있어요. 제가 10년 걸린 것들을 1-2년 만에 돌파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