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라는 선물>, <내가 얼마나 만만해 보였으면>, <실컷 울고 나니 배고파졌어요> 등 에세이 분야 베스트셀러를 여러 권 저술한 전대진 작가가 지난해 2월 펴낸 <하나님, 저 잘 살고 있나요?>는 2022년 베스트셀러에 올랐다(교보문고 종교 1위, 예스24 기독교 1위).

6년간 저자가 기록했던 ‘예수동행일기’ 중 발췌한 내용으로 구성된 이 책은, <하나님의 선물>, <하나님의 때> 등 같은 SNS 기반의 ‘햇살콩’ 부부가 주로 하나님의 위로와 격려를 전해주는 것과 달리 ‘삶으로 살아낸 것’만을 전하고자 한다. 뿐만 아니라 자신만 살아내지 않고 남도 살아내도록 돕는 삶을 꿈꾸면서 SNS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30대 청년인 저자는 이 책에서 말씀대로 사는 것이 무엇인지, 본인이 직접 경험한 것들만 담아 전달하고 있다. 시행착오도 빼지 않고 그대로 넣었다. 자기계발 및 경제경영 관련 강연차 지난 2월 중순 서울을 찾은 전대진 작가와의 이야기를 2회로 나눠 연재한다.

전대진
▲전대진 작가는 “습관이 힘이 있는 것처럼, 평소에 늘 하던 것들에 능력이 있다. 그것을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대웅 기자

크리스천이라고 희로애락 없나?
억울하고 속상한 일 SNS 썼더니
크리스천들 ‘하나님 바라봐야죠’
비크리스천들이 옹호 댓글 달아

-강연과 저술 등 자기계발 영역에서 활발히 활동하시는데, 기독교인들을 위한 SNS 활동을 별도로 하시게 된 계기는.

“10년 이상 인플루언서로서 활동해 왔습니다. 하상욱 시인 시절부터 시작한 SNS 1세대 작가입니다. 카카오스토리부터 페이스북에 이어, 지금은 인스타그램에서 글을 쓰고 있어요. 인스타 계정이 10여 곳이에요. 위로와 공감, 실질적 조언, 요즘 말하는 경제적 자유나 자기계발, 독서나 성공 등을 위한 글을 각각 별도 계정으로 올립니다.

SNS에서 글을 쓰다 보니, 제가 크리스천인 걸 아시는 분들이 늘어났어요. 말을 안 해도 느낌이 딱 오잖아요(웃음)? 덕분에 간증 프로그램도 나가면서 5년 이상 일반 계정만 운영했습니다.

그런데 크리스천이라고 희로애락이 없는 건 아니잖아요? 우리도 억울하고 속상한 일이 있는데, 저는 그 감정을 그대로 적는 사람이거든요. 그러면 이런 댓글이 달립니다. ‘작가님, 그럴수록 주님 바라봐야죠’, ‘예수 믿는 우리가 용서해야죠’.

제가 이걸 모르는 건 아니잖아요. 다윗도 성경에서 속상한 일이 있으면 하나님께 그대로 토로했잖아요? 그저 소통의 창구인데, 크리스천들이 그렇게 댓글을 다니 덕이 안 됐어요. 비크리스천들이 그런 댓글에 반발해 제 편을 들면서, 분위기가 이상해졌어요. 그래서 크리스천들을 위한 계정을 따로 만들었어요.

그런 이유도 있지만 사실 주된 이유는 평신도 사역자로서, 매주 듣는 설교 메시지를 통해 삶이 변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였서어요. 어쩌다 먹는 보양식이 건강을 책임져주지 않습니다. 매주 먹는 밥이 중요하죠. 건강기능식품 한 달 치 먹으면서, 술·담배 하면 아무 의미 없잖아요?

매주 듣는 담임목사님 설교가 영적인 꼴이 되어, 매주 들은 말씀대로 살아낸다면 내 삶이 변화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치열하게 말씀을 반복해서 듣고 기록하고 순종해 봤습니다.

1차 문제는 말씀이 잘 기억나지 않았어요. 매일 바쁘고 치열하게 살다 보니 말씀을 다 잊고, 다시 주일을 맞으며 똑같은 삶이 반복됐어요. 이 쳇바퀴를 돌파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하다, 기록을 하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기록을 해도 안 보게 되잖아요? 볼 수밖에 없으려면 짧아야 하고, 한눈에 들어와야 했어요. 늘 갖고 다니면서 보면 더 좋죠(합 2:2). 결론이 스마트폰 속 SNS였어요. SNS는 제게 하나님이 훈련시키신 물맷돌이니까, 한 장짜리로 정리해서 만들어본 것이 인스타그램 ‘하나님의 메신저’의 시작입니다.”

기독교 책 코너 서점에서 사라져
연륜 생겼을 때 책 쓰고 싶었지만
청년 때 할 수 있는 이야기 꺼내
노답 질문, ‘하나님’ 넣으니 완성

-그 SNS 내용이 책으로 나왔습니다.

“제가 읽으며 살아내기 위해 SNS에 올렸는데, 사람들이 자꾸 찾아오고 공유가 일어나고 공감하면서 계속 확산됐어요. 책으로 나오게 된 것도 6년 동안 매일 썼던 예수동행일기 중에서 뽑아낸 것들이에요. 하나님의 선물로 제게 주어진 오늘 하루, 하나님 앞에 최선을 다해 발버둥쳤던 흔적들입니다. 하나님은 늘 한결 같고 변함 없으신데, 항상 제가 문제더라고요.

일기를 쓰면서 언젠가 하나님이 저를 변화시키시고, 놀라운 일을 행하실 거라는 소망이 있었습니다. 이 치열한 몸부림들을 이 땅 다음 세대들을 위해 언젠가 쓰실 날이 오리라는 소망으로 기도도 했죠. 그런데 제가 일반 도서를 내던 출판사에 있던 기독교 부서를 통해 책이 나오게 됐어요.

크게 세 가지 이유가 있었는데, 먼저 교보문고를 갔는데 기독교 섹션이 사라지고 ‘종교’로 통합됐더라고요. 온라인도 그랬어요. 기독교도 아니고 ‘종교’ 파트가 전체 매출의 1% 안팎이더라고요. 종교뿐 아니라 역사·철학·인문까지 잘 사지 않으니 점점 구석으로 밀리고 아예 없어지는 것이 안타까웠어요.

두 번째로 제가 크리스천 독서 모임을 운영했는데, 많은 분들이 읽었으면 하는 책을 한 권 선정했더니 절판됐다는 거예요. <세상을 놀라게 하라>는 책이었는데, 출판사를 보니 공교롭게도 제가 책을 내던 곳이었어요. 이를 계기로 조사해 봤더니, 기독교 도서는 약 98%가 1쇄 후 절판된다는 거였어요. 그걸 보고 너무 마음이 아팠어요.

세 번째가 결정적이었어요. 안 그래도 책이 잘 안 팔리는데, 코로나가 터지니 일반 도서 시장도 힘들어졌어요. 서점은 파리 날리고, 물류나 총판 등 위기를 겪었죠. 이 이야기를 듣고 신앙도서를 내고 싶었지만, 새파랗게 젊은 청년이 무슨 신앙도서를 내겠어요(웃음)? 연륜 있는 장로님이 됐을 때 내야지 하고 기도 중이었는데, 출판사에서 일반 도서 이야기를 하다 ‘작가님이 낸다고 하면 내겠다’고 하셨어요.

그때 기도하다 받은 감동은, 다윗이 나이 많을 때 모든 시편을 쓴 게 아니잖아요. 소년 시기에는 그에 맞는 스토리가 있잖아요. 청소년과 청년 시기에는 또 그때만 나올 수 있는 이야기가 있더라고요. 봄·여름·가을·겨울의 이야기가 다 다른 것처럼, 청년 시기에만 나올 수 있는 감성과 내용이 있을 거라는 마음을 주셨어요. 주변에서도 어려움 가운데 분투했던 과정들이 더 은혜가 될 거라는 말씀을 해주셔서 용기를 얻었어요.”

하나님, 저 잘 살고 있나요?

하나님, 저 잘 살고 있나요?
전대진 | 김유림 그림 | 넥서스CROSS | 208쪽 | 12,000원

-작년 초에 나온 책 제목이 <하나님, 저 잘 살고 있나요?>입니다.

“늘 하나님 앞에 던졌던 질문이었어요. 예수 믿기 전에는 매년 1천여 명의 고민을 들어줬습니다. 거기서 발견했던 것이, 다 저 질문을 하더라고요. ‘저, 잘 살고 있나요?’

저 질문은 사실 ‘노답’이잖아요(웃음). 요즘 말로 ‘이불킥’ 질문이고, 답을 해줄 수 있는 사람도 없고요. 어떤 전문가라도 자신의 분야만 조언할 수 있지, 인생 전반에 걸쳐 ‘잘 살고 있다’고 단정지을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잖아요.

그런데 어느 순간 저 질문 앞에 ‘하나님’ 단어 하나가 들어가니, 기도로 바뀌었어요. 하나님 앞에서 잘 살고자 발버둥치던 흔적들과 저 기도 같은 질문이 책으로 나오면서, 많은 사람들을 돕게 해주셨어요.

책을 보고 자살하려던 사람들이나 삶을 포기하려던 사람들, 교회를 떠났던 사람들이 제목만 보고 너무 와닿아서 읽어봤다가 다시 회복됐다는 이야기를 너무 많이 들었어요. 이 과정에서 무슨 일을 하든, 결국 저는 선교사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업을 하거나 강연을 해도 비즈니스 선교사, 책을 내면 문서 선교사죠. 저 책은 저를 대신해 24시간 졸지도 쉬지도 먹지도 않은 채 하나님의 위로와 복음을 전하는 ‘책 선교사’가 됐습니다.”

-SNS는 ‘양날의 검’이 될 수도 있는데요.

“보여주기 위해서 하는 거라면 위선이잖아요. 그런데 책임감을 갖고 의식적으로 더 열심히 살기 위한 건강한 채찍이 될 수 있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제 감정을 제어하지 못해 실수했어요’ 하고 실패 경험도 솔직하게 올리는데, 오히려 공감을 많이 받아요.

크리스천들이 이런 이야기를 많이 해요. 미디어를 통해 우리가 겪어본 적도 없고 앞으로 겪고 싶지도 않은 ‘넘사벽’ 간증을 뚫고 돌파한 영웅 이야기 혹은 감히 저렇게 될 수 있을까 싶은 어마어마한 세상적 성공 같은 양극단의 이야기만 나오니까,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나를 하나님이 쓰실까 하는 생각이에요.

그래서 저는 ‘영웅의 이야기를 하고 싶지 않고, 친구의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합니다. 강단 아래서 메시지를 듣는 99%의 성도들은 진짜 평범한 일상을 매일 반복해야 하는데, 그들 모두가 요셉이 될 수 없고 그럴 필요도 없어요. 모두가 다윗이나 바울이 될 수는 없잖아요. 하지만 우리는 청소년 시기부터 ‘크게 쓰임 받아야 한다’는 말을 많이 들었죠.

우리가 서 있는 그 자리에서 무슨 일을 하든지 마음을 다해서 주께 하듯 하고 온 마음과 정성을 다해 한 영혼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는 것이 우리가 할 일이고, 그 과정에서 인간이기 때문에 실수할 수 있죠. 그러면 또다시 주님 앞에 엎드리고 회개하면서 다시 일어나죠.

그러면서 믿음의 근육이 단련되며 굳은 살이 생기고, 그러다 어느 순간 나도 모르는 사이에 믿음이 자라면 나보다 연약한 동생들 손을 잡고 걸을 수 있는 성숙한 분량으로 하나님이 조금씩 키우시잖아요. 그런 과정을 보여주는 사람이 되고 싶었어요.

눈부신 결과를 보여주는, 쉽게 말해 청중들을 기죽이는 사람이 아니라 친구가 되고 싶었어요. 물론 그 분들이 그런 걸 의도하지 않았겠지만, 청중 입장에서는 기가 죽거나 너무 우러러보는 양극단의 반응을 보이죠. 그런 영웅이 아니라 ‘나도 저랬는데’, ‘나만 그런 게 아니구나’, ‘저 사람이 하면 나도 할 수 있다’는 마음을 주고 싶어요.

요즘 사람들이 그런 영웅적 스토리에 피로감이 생긴 것 같기도 해요.요즘은 평범한 영웅, 일상 영웅이 필요한 것 같아요. 위대한 일을 해내기보다, 작은 일을 위대하게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하나님 보시기에 그 사람이 영웅 아닐까요?”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