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역하는 마음

사역하는 마음
마이클 리브스 | 송동민 역 | 복있는사람 | 168쪽 | 11,000원

사역자의 마음이 가장 잘 드러나는 성경 구절 중 하나는 사도 바울이 에베소 교회 장로들에게 권면하는 내용일 것이다.

마이클 리브스는 이 본문에서 많은 사역자가 놓칠 수 있는 당부에 주목하는데, 바로 “여러분은 자신과 온 양떼를 잘 살피라”에서 ‘자신을 잘 살피라’는 첫 번째 권면이다.

20년 이상 선교 사역에 힘쓴 네팔 선교사가 선교사의 자기 돌봄(self-care)이 얼마나 중요한지 설명한 적이 있다. 맡겨진 주님의 양들을 돌보는 일에 모든 시간과 물질과 정신과 에너지를 다 쏟다 보면, 정작 자신을 돌볼 시간이 없어 우울증이나 자만이나 어떤 모양이든지 탈이 나는 경우가 많다.

영국 유니온 신학교의 학장이자 신학 교수, 런던 랭엄 플레이스 올 소울스 교회 목회자 마이클 리브스는 이 책의 내용을 신학교 학생들에게 강연한 적이 있다. 그들의 영혼이 메마르고 시들지 않도록, 기쁨과 활력을 가지고 교회를 잘 섬기도록 축복하기 위한 메시지가 바로 이 책에 담겨 있다.

<온유하고 겸손하니>의 저자 데인 오틀런드는 이 책의 추천사를 쓰면서 “지금 젊은 사역자들이 받는 공적인 신학 훈련의 부족한 측면을 보완하는 데 이보다 더 알맞은 책을 찾기는 쉽지 않다”라고 말했다.

이 책은 사역하는 마음을 가져야 할 미래의 사역자, 사역하는 마음을 가꿔야 할 현재의 사역자 모두에게 꼭 필요한 책이라 할 수 있다. 원서 제목은 ‘Authentic Ministry: Serving from the Heart’로, 번역하면 ‘순전한 사역: 마음으로부터 섬기다’ 정도가 될 것이다.

저자 리브스는 이 책에서 사역하는 마음으로 빚기 위해 반드시 훈련해야 할 아홉 가지 마음가짐을 제시했다: ①하나님을 즐거워하라 ②십자가만을 자랑하라 ③담대하게 기도하라 ④겸손을 추구하라 ⑤우정을 소중히 하라 ⑥고난을 통해 자라 가라 ⑦교회를 사랑하라 ⑧신학자가 되되 조심하라 ⑨믿음의 경주에 동참하라 등이다.

어쩌면 지극히 당연하고 평범해 보이는 리브스의 권면들은 그의 설명을 진지하게 청종할 때 정말 귀한 교훈이 된다. 그는 뻔한 소리를 늘어놓지 않는다. 아주 예리하게 독자의 양심을 파고들며 순전한 사역이 무엇인지 깊이 성찰하게 한다. 그리고 좁은 시야로 사역의 일에 얽매이고 파묻힐 이들에게 진짜 바라보고 주목해야 할 사역의 목적을 일깨운다.

예를 들어 첫 번째 조언인 ‘하나님을 즐거워하라’에서 저자는 “때로 우리는 예수님을 따르는 데 싫증을 낸다. 이는 그분의 모습을 속속들이 다 파악했으며 그분이 주시는 기쁨 역시 누릴 만큼 누렸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우리는 영적인 권태에 빠진다”고 자신을 포함하여 사역자가 자주 빠지는 문제를 고발한다(18쪽).

그러고 나서 바로 그는 “하지만 예수님은 무한하신 하나님의 마음과 생각을 영원히 만족케 하시는 분이다. 그러므로 우리의 권태는 그저 무지의 소산일 뿐이다”라고 분명한 영적 진리를 제시한다(18쪽).

어드벤처 높이 등산 산 피크 정상 회담 도움 팀웍 지원 보조 소년 도전 절벽 섬김의 리더십 servant leadership
▲ⓒ픽사베이

마이클 리브스가 이 책을 통해 사역자에게 전달한 강력한 권면은 사실 사역자가 애써 가르치고 부르짖는 진리이다. 하나님께서 맡겨주신 양을 먹이고 돌보고 치는 일에 헌신하는 이들은 자신의 품 안에 있는 영혼들에게 하나님을 기뻐할 것을 가르친다.

자기 공로가 아니라 십자가만 자랑하라고 말한다. 기도에 힘쓰라고 권면하고, 항상 겸손하라고 당부한다. 교회와 우정을 소중히 여기고, 고난과 믿음의 경주를 통해 믿음과 신앙이 자랄 것을 요구한다. 항상 배우나 경건에 이르지 못하는 지식은 쓸데없다고 경고한다. 바로 이런 교훈과 당부가 사역자 자신에게 필요하다는 것을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말하는 것이다.

오는 5월이면 신학교 훈련을 마치고 사역을 시작한 지 10년이 된다. 짧으면 짧고 길면 긴 10년이라는 사역하는 마음을 만들어간 시간을 돌아보면, 마이클 리브스의 당부는 하나같이 귀하고 중요하다. 어느 하나 가볍게 볼 수 있는 항목이 없다. 그만큼 사역은 철저히 자신의 힘과 지혜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최고이자 궁극적인 사역자이신 하나님의 힘과 지혜에 의존하는 것이다.

하나님께서 특별히 택하여 세우시고 사용하시는 은혜 입은 자들에게 하나님의 돌보심이 그 누구보다 더 필요하다. <사역하는 마음>을 통해 목자장이신 하나님께서 하위 목자인 사역자들의 마음을 돌보시기를 구한다.

그들이 예수님을 닮아 하나님만을 즐거워하게 하시기를, 죽기까지 교회를 사랑하신 것처럼 교회를 사랑하게 하시기를, 밤낮 쉬지 않고 기도하신 본을 따르게 하시고, 온유하고 겸손하신 마음을 배우게 하시기를, 그리스도 안에 우정을 귀히 여기고 주와 함께 영광을 받기 위해 고난도 함께 받게 하시며, 주가 완주하신 믿음의 경주를 자기 십자가를 지고 끝까지 충성스럽게 걸어가게 하시기를, 언제나 예수 그리스도와 그가 십자가에 못 박히신 것 외에는 아무것도 알지 아니하기로 작정하는 자로 만들어 주시기를 간절히 구한다.

조정의
크리스찬북뉴스 편집인
유평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