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중국선교 출구전략은
필요: 중국교회 필요 파악 필수
요청: 스스로 못하는 영역 돕기
청객: 손님이란 주객 관계 인식

기독교학술원
▲기념촬영 모습. ⓒ기독교학술원

기독교학술원(원장 김영한 박사) 제40회 영성학술포럼 기도회 및 발표회가 1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온누리교회(담임 이재훈 목사)에서 ‘3연임 시진핑 중국교회와 선교전망’이라는 주제로 개최됐다.

개회사를 전한 김영한 원장은 “현재 중국 정부는 삼자교회에는 ‘지도와 감독’, 가정교회에는 ‘단속과 탄압’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중국 기독교는 지역별로 현지 상황과 정부의 세부정책에 따라 삼자교회와 가정교회가 공존하는 곳, 서로 경원하는 곳, 완전히 다른 길을 걷고 있는 곳 등으로 나눌 수 있다”며 “삼자교회 안에도 복음을 아는 목회자들과 신자들이 있기에, 가정교회와 너무 지나치게 대립적으로 분리시키지 않고 하나님 나라 복음 안에서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영한 원장은 “1978년 덩샤오핑 개혁개방 정책 후 30여 년 동안 중국 가정교회는 성장을 거듭했고, 1990년대 장쩌민과 2000년대 후진타오 주석 때까지 삼자교회도 크게 부흥했다”며 “지난 30여 년 부흥했던 농촌 가정교회는 도시화에 맞춰 쇠퇴하고, 1990년대 이래 새로운 형태의 도시 가정교회가 부흥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교회는 2012년 시진핑 집권 후 전체주의적 이념 아래 중국교회는 종교의 중국화 정책 아래 어려움을 맞고 있다”고 우려했다.

김 원장은 “시진핑 박해 속 중국교회는 신앙의 절개를 지키며, 서구 교회의 쇠퇴 속 지구촌 기독교의 활력소가 되고 있다. 한국교회는 무조건 중국 삼자교회를 관변교회라고 무시해서는 안 된다. 복음주의자들이 있기 때문”이라며 “한국교회는 중국 그리스도인 내부자적 관점을 갖고, 1949년 중국 공산화 이래 삼자교회가 형성 발전하게 된 시대적 상황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서구 교회가 기독교 이후 시대를 맞이하는 즈음, 시진핑의 탄압에도 중국교회는 도시 가정교회를 중심으로 부흥해 전 인구의 10%인 1억여 명의 신자 수로서 세계 선교의 비전을 갖고 있다”며 “한국교회는 조직 정비가 되지 못하고 지도자가 없는 중국 가정교회 총회 조직 활성화에 도움을 주거나 순회 목사 파견 등을 맡을 수 있다. 또 교회를 돕고 영세한 신학교와 개혁신학을 지원해, 중국교회가 세계 선교 기수가 되도록 협력하자”고 주문했다.

중국 박해
▲교회 간판과 십자가가 부서져 있는 모습. ⓒ오픈도어

이후 김하진 선교사(GMS 동남아시아 명예선교사, 동원교회 원로)가 ‘중국교회와 한국교회 선교전략(현 정부 종교 정책 하에서)’을 발표했다.

김하진 선교사는 “도시 가정교회는 날이 갈수록 비공개에서 공개적·공식적으로, 고립형에서 연합형으로 변하고 있다. 호텔이나 상가를 임대해 예배를 드리는 수가 많아지고, 강한 책임의식을 갖고 사회참여에 적극적이며 탄압에 맞서 제한적이지만 법정 투쟁도 펼친다”며 “그러나 물질과 번영을 우선 추구하는 도시 한복판에 있어 교회가 어떻게 세속화로 나아가는 것을 방지할 것인가가 큰 관건”이라고 소개했다.

김 선교사는 “현재 세계적 팬데믹(pandemic) 현상으로 그동안 한국교회도 여러 어려움이 많았는데, 중국교회는 2022년 3월부터 온라인교회 금지령이 내려지며 ‘디지털 박해’가 시작됐다”며 “선교 출판 등 인터넷 종교와 관련된 활동을 할 경우 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것이 현 정부의 종교에 대한 새로운 탄압”이라고 밝혔다.

그는 “중국 정부는 2018년 새로운 종교 사무조례를 제정하고, 종교 법제화와 중국화 작업을 신속하게 진행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공식적 종교정책은 종교의 자유와 독립, 자주, 자체경영 등 3자 원칙”이라며 “종교계에 애국적 역량을 배양하고 확대하는 한편, 외국 종교의 침투는 막되 광범위한 국제 협력을 통해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라고 주문하는 것은 이 같은 법제화·중국화 정책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김하진 선교사는 “신앙을 가진 일부 당원에 대한 감독에 신중한 것도 의도를 잘 파악해야 한다. 공산당원은 종교 신앙을 가질 수 없을 뿐 아니라 무신론 과학적 세계관을 적극 선전하고 봉건 미신을 반대하는 정확한 관점을 선전해야 한다”며 “하지만 중국 공산당은 종교 관념의 영향을 받거나 사회적 또는 가정적 압력으로 일상적 종교 활동에 참여하지만 당의 노선과 방침 정책을 따르고 당의 기율에 복종하고 당의 업무를 충실하게 감당하는 당원에 대해 단순 단일한 방법으로 대응하지 않는다”고 했다.

김 선교사는 “공산주의 신념을 버리고 종교를 독실하게 믿거나 성직자가 된 당원은 탈당을 권고하거나 제명하고, 극소수 종교 광신자들이나 민족 분열을 책동하는 당원들은 출당시키지만, 인내심을 갖고 세심하게 교육해 그들의 사상과 행동이 점차 종교의 속박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는 방침도 갖고 있다”며 “이러한 정책 하에 중국 정부는 기독교에 민감한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가정교회 통제를 강화하고 선교사들이 사역을 못하도록 하거나 적당한 올가미를 씌워 추방하고 있다. 이 같은 다양한 정책을 심도 있게 파악하고, 세계 교회 차원에서 중국 선교에 대한 블루오션 전략을 찾아내는 것이 과제”라고 했다.

그는 “최근 중국교회는 두 가지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첫째는 선교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신흥 도시교회 중심으로 단기선교를 실시하고, 소수민족에 선교사를 파송하고 있다. 경제력이 커진 만큼 선교 재정이 커졌고, 정부의 대외 개방정책과 2008년 북경 올림픽이 선교에 큰 전환점이 됐다”며 “정부의 강공책과 팬데믹 가운데서도 온라인에서 중국 선교의 길과 방법을 찾는 노력은 뜨겁게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중국 선교를 위한 하나의 걸작품이 탄생하려면 넘어야 할 산과 다듬어야 할 문제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또 “둘째는 도시 신흥 가정교회가 부흥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1990년대 중국 대도시를 중심으로 나타난 새로운 형태의 교회들로, 가정교회 전통을 따르되 주로 젊은 지식층들에 의해 주도되고 구성된 가정교회”라며 “이는 복음이 중국 모든 사회 영역에서 능력 있게 파급되고 있다는 증거다. 해외에서 유학했거나 해외 선교사들과의 지속적 교류 등을 통해 목회자들이 직장선교·가정사역·치유사역 등 다양한 훈련 프로그램들을 현실에 맞게 재구성해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기독교학술원
▲한 참석자가 질의하고 있다. ⓒ기독교학술원

김하진 선교사는 “중국교회는 어디서든 만날 수 있는 디아스포라 중국인들을 통해 언어 장벽을 어느 정도 뛰어넘을 수 있고, 어떤 환경과 조건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적응력이 있으며 다양한 국경을 접하고 있어 세계 어디든 마음만 먹으면 갈 수 있는 등 선교 잠재력을 갖춰, 잘 활용하면 세계 선교에서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이를 위해 한국교회는 중국교회가 중국을 넘어 세계 선교의 길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 선교사는 “현재 중국 정부는 기독교가 사회 불안요소가 되지 않는 한, 기독교 인사들을 직접 탄압하는 것은 최소화하는 대신 대외 이미지 관리를 하면서 기독교를 옥죄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드는데 힘쓸 것으로 보인다”며 “한국교회뿐 아니라 세계 교회는 중국 지도자들에게 중국 기독교 성장이 결코 사적 이익만 추구하고 국가와 민족 이익에 손해를 끼치는 것이 아니며, 교회가 성장할수록 나라의 평화와 발전에 보탬이 된다는 사실을 확신시켜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와 함께 “그동안 한국교회는 선교사들을 통한 중국교회 성장에 크게 기여했다. 앞으로 한국교회는 보다 힘 있는 세계 선교를 위해, 둘로 나뉜 중국교회를 하나로 묶는 일에 힘써야 한다. 세계 선교를 보다 빨리 실현시킬 가능성을 가진 교회는 한국교회가 아닌 중국교회이기 때문”이라며 “중국교회는 그동안 한국교회가 쌓아온 선교 노하우와 선교학적 교육 및 훈련을 한국교회가 도와주길 바라고 있다. 한국교회 선교계의 두려움 없는 도전과 적극적·열정적 모습 등을 가르쳐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에는 한국교회가 중국 선교사역을 어떻게 잘 마무리하고 철수할 것인지, 출구전략의 핵심으로 ‘필요(必要)-요청(要請)-청객(請客)’을 꼽았다. 먼저 ‘필요’는 “현재 중국교회의 필요를 파악하는 것”이라며 “한국교회의 생각이 아닌, 중국교회에 꼭 필요한 것들이 무엇인지 다양한 방법으로 파악해서 채워줘야 한다”고 했다.

‘요청’으로는 “중국교회가 스스로 하지 못해 외국 교회에 요청하는 도움에 부합하는 정책과 전략을 제공해야 한다. 요청을 고려하지 않은 사역은 지배적 관계와 무례한 태도를 의미할 수 있다”고 했다. ‘청객’에 대해선 “한국교회가 어떤 관계와 태도를 가지고 중국교회를 섬길 것인가 하는 것”이라며 “이 함축적 의미는 ‘외국 선교사는 중국교회가 요청한 손님’이라는 것이다. 한국교회는 손님으로서 중국교회가 주인 되도록 주객 관계를 분명히 해야 한다”고 밝혔다.

끝으로 “필자는 중국에서 신학교 교수 사역을 포함한 10여 년 선교 경험에서, 배움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느꼈다. 쉬는 시간조차 아끼면서 공부하는 그들을 보면서, 학문과 신앙의 열정을 확인했다”며 “10대 후반에서 20대의 그들은 배움을 위해 어떤 어려움도 감수하려는 자세로 공부했다. 그들로부터 중국교회의 미래와 세계 선교의 희망을 본 것이 제 중국선교의 결론”이라고 정리했다.

중국 소수민족
▲중국 소수민족 모습. ⓒ모퉁이돌선교회

논평에 나선 이갑헌 목사(전 중국 외교관, 우석대 명예교수)는 “중국은 영토가 넓고 30개 성시에 13억 인구를 가진 거대한 국가이자 한족과 55개 소수민족으로 구성된 다양성과 변수가 많은 나라”라며 “선교활동을 펼칠 때 그 지역과 소수민족 특성에 맞는 연구와 선교전략을 고려해야 한다. 동시에 우리 인접국이면서 적그리스도적인 점에서 보다 차원 높은 선교 역량을 수립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갑헌 목사는 “공산화 이후 점진적으로 기독교 신앙이 정착되고 신도들의 확장 추세에 있으며, 과학 문명 발달로 말씀을 접할 기회도 많아지고 있다”며 “이처럼 기존 중국 기독교인들 신앙이 돈독해지는 상황이라면, 한국은 좀더 취약한 나라로 눈을 돌려 새로운 선교 개척지를 찾아가는 변화도 시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 목사는 “중국 역사와 문화에 스며든 기독교 정신에 기초한 중국인 접근 및 선교 방안도 모색해볼 수 있다. 중국어 한자 뜻풀이에서 성경과 일치하는 부분이 아주 많다”며 “한자 뜻풀이를 해놓은 ‘설문해자’에는 놀라울 정도로 성경적 설명이 충분하다. 이런 역사적 대화로부터 시작하는 것도 좋은 선교 방안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후 김영한 원장의 종합과 박봉규 사무총장의 광고, 육호기 목사(예수사랑나눔선교회 대표, GMS 원로선교사)의 축도로 발표회는 마무리됐다. 앞선 1부 경건회에서는 오성종 교무부장 인도로 육호기 목사의 ‘헛되지 않은 선교(살전 2:1-2)’ 설교, 이윤희(전 육군 군종차감)·안광춘(전 해사 교수)·오귀세(광야복음교회) 목사의 기도 등이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