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대표회장 “한기총 뿌리 찾는 중”
명분 사라진 연합기관, 다시 모일 때
UDT 시절 ‘포기하지 않는 정신’ 가져
합리적 실용주의, 결과 내는 일 집중
5대 기관 대표 거치며 다툰 적 없어
혜화서장 “경찰 본연 역할 힘쓰겠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신임 정서영 대표회장과 박종섭 혜화경찰서장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정서영 대표회장(오른쪽)과 박종섭 혜화경찰서장(왼쪽)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송경호 기자
박종섭 혜화경찰서장이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이하 한기총)를 방문해 정서영 신임 대표회장의 취임을 축하하고 향후 교계와의 협력을 논의했다.

박 서장과 정 대표회장은 17일 오전 10시 30분 한기총 대표회장실에서 환담을 나눴다. 40여 분간 이어진 대화에서 정 대표회장은 주요 연합기관들이 한기총을 중심으로 인근에 형성돼 있는 현황을 소개하며, 통합과 연합에 대한 의지를 거듭 내비쳤다.

정 대표회장은 “한국교회연합(한교연) 대표회장 당시에도 이전 경찰서장님을 뵌 적이 있다. 한기총이 (경찰서 입장에서) 어려운 곳일 수 있다. 종로 교계가 앞으로 평안해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박 서장은 “경찰과 종교계의 지향점은 국민을 위하고 행복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같다. (혜화경찰서 주변) 관내에 종교기관이 많은 연유를 보니, 원래 정동에 밀집했는데 고종 시절 왕실에서 그 땅을 사용하겠다고 해서 선교사들에게 내어 준 곳이 이곳이라고 들었다”고 전했다.

정 대표회장은 “한기총이 부족한 모습을 보여 한교연이 설립됐고, 한기총과 한교연을 통합하기 위해 중재자로서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을 세운 것인데 그 역할을 못했다. 연합기관 통합이 한교총 태동의 명분이었는데 이것이 사라진 것”이라며 “저는 한교연 대표회장과 한교총 초대 (공동)대표를 역임하기도 했다. 이제 한기총을 중심으로 다시 모일 때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한기총으로 인해 다소 잡음이 있었지만, 이는 한기총이 그만큼 영향력이 있는 기관이라는 방증”이라며 “다시 뿌리를 찾아가고 있는 중이다. 한교연과 한교총과 협력해 연합을 위해 노력할 테니 관심을 가져 달라”고 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신임 정서영 대표회장과 박종섭 혜화경찰서장
▲정서영 한기총 대표회장이 박종섭 혜화경찰서장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 ⓒ송경호 기자
박 서장은 “경찰은 정파와 색깔이 없다. 그저 경찰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할 것”이라며 “대표회장님의 말씀을 들어보니 ‘Impossible is Nothing’ 철학을 가지신 것 같다”고 화답하자, 정 대표회장은 “UDT 시절 그곳의 정신은 ‘죽어도 앞으로 나아가는 것’, ‘중간에 포기하지 않는 것’이었다(웃음)”고 말했다.

정 목사는 “저는 애국자이지만 합리적이고 실용주의적이다. 결과를 낼 수 있는 일에 집중하는 편이다. 그동안 교계에서 유일하게 세 개의 연합기관과 세계한국인기독교총연합회(세기총), 한국장로교총연합회(한장총)의 대표를 역임했지만, 연합기관 활동에서 한 번도 다툰 적 없다”며 교계의 연합을 위한 협력을 요청했고, 박 서장 역시 “노력하겠다”고 호응했다. 이후 박 서장을 위한 정 대표회장의 기도로 대화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