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혜경 박사
▲송혜경 박사(한님성서연구소 수석연구원)가 ‘사도들의 순교: 신약 외경의 기록’을 주제로 강연했다. ⓒ양화진문화원
양화진문화원(원장 김성환, 이하 문화원)이 제11회 양화진역사강좌 ‘순교, 다시 새기다’를 2월 한 달간 개최 중이다.

9일 진행된 2강에서는 송혜경 박사(한님성서연구소 수석연구원)가 ‘사도들의 순교: 신약 외경의 기록’을 주제로 강연했다. 송혜경 박사는 약학대학과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서울rk톨릭대학교 신학과를 졸업한 후 로마 성서대학에서 성서학 석사학위와 고대 근동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한님성서연구소에서 수석연구원으로 일하고 있으며, 저서로는 『사탄 악마가 된 고발자』, 『구약 외경1』, 『신약 외경1』 등이, 번역서로 『필론 입문』이 있다.

송혜경 박사는 “외경은 초대교회 저작물 중 신약성경 안에 들지 못한 책들을 말한다. 제가 오늘 다루는 것은 외경 사도행전으로, 열두 사도의 행적을 추적해 볼 수 있다. 오늘은 외경 행전에서 사도들의 순교를 살펴볼 것”이라며 “먼저 순교의 정의를 살핀 뒤, 두 번째로 순교에 대해 신약성경과 신약 외경은 어떻게 말하는지 보고, 로마 제국 입장에서 왜 그들을 박해했는지, 사도들은 왜 순교를 선택했는지 살펴보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송 박사는 “순교에 대해 다양한 정의를 내릴 수도 있고 좁게 정의를 내릴 수도 있다”며 “가장 좁은 의미의 순교는, ‘신앙을 버리라는 공식적 요구가 있을 때, 거부하면 죽임 당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목숨 대신 하나님과 신앙을 지키겠다고 공적으로 선언하고 그것을 받아들이고, 이것이 신앙을 완수하는 것이라는 확신이 있고, 이를 지키지 못할 때 하나님과 교회를 배신하는 것이라는 자각이 있고, 이 죽음이 한 알의 밀알처럼 대속과 이타적 효과를 기대하고, 희망을 갖고 죽었을 경우’를 말한다”고 했다.

그는 “가톨릭이나 기독교나 늘 박해받고 순교해서 순교가 자연스러운 것일 수 있으나, 역사를 보면 순교 개념이 별로 없었다. 고대 근동사회는 다신교 사회였고, 종교적으로 관용적 사회였기 때문에, 다른 종교나 신을 믿는 것에 대해 박해할 이유가 없었다”며 “구약의 역사에 순교가 시작된 것은 기원전 2세기부터다. 순교 개념이 태동한 것은 다니엘서와 에스테르기에서 볼 수 있다. 순교는 하지 않았지만, 순교할 수 있는 가능성이 대두됐다. 다니엘서 속 순교의 태동을 보면, 박해와 사후 세계에 대한 믿음이 있다. 극단적인 박해 상황이 이루어지는 가운데, 죽음이 끝이 아니라는 사후세계(부활)에 대한 자각과 새로운 생명에 대한 기대가 있다”고 했다.

순교
▲사도들의 순교 장소. ⓒ양화진문화원
송 박사는 “성경에서 사도의 죽음에 대해 언급한 것이 거의 없다. 그러나 여러분은 요한을 빼고 모두 다 순교 했다는 이야기를 들어봤을 것이다. 이것은 여러 외경과 4세기에 쓰여진 에우세비우스 교회사 등에 기록돼 있다. 이를 통해 사도들이 다양한 곳에서 선교활동을 했고 다양한 곳에서 순교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바울과 베드로, 안드레, 도마 사도의 순교 과정을 설명했다.

송 박사는 “로마 제국의 박해 이유와 로마 제국의 입장은 ‘타키투스의 연대기’, ‘로마 제국의 교회 박해 이야기’ 등을 통해 알 수 있다”며 “로마 제국 측은 표면적으로는 황제와 신상에 절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그리스도인들을 처형했다. 그러면서 그리스도인들을 수치스럽고, 부패하고 방종한 미신, 무신론자, 인류애가 없는 사람들이라고 ‘이들은 죽어 마땅하다’ 표현했다. 주종관계를 거부하고 서로를 형제 자매라 하는 등 세상의 가치관과 그리스도인의 가치관이 충돌하니 그리스도인들이 순교를 당했다. 또 네로 황제는 공공의 이익이 아니라 사적인 자신의 잘못을 덮기 위해서도 그리스도인들을 희생양으로 삼았다”고 했다.

또 송 박사는 “바울은 ‘하나님을 위해 살기에 나 자신을 사랑하기에 그분과 함께 아버지의 영광 안에 들어가기 위해 주님께 간다’고 한다. 베드로는 ‘주님께서 나를 데려가고자 하신다면 기뻐하고 즐거워할 것’이라며 ‘당신은 오직 한 분이신 하나님이시며 다른 신은 없다’고 감사 기도를 하며 순교한다. 안드레아는 ‘당신께로 가는 저의 해방을 통해 저의 동족들의 일치가 이루어지고 그들이 당신의 위대함 안에서 안식을 누리게 해 달라’고 했다. 도마는 ‘당신의 명령을 끝까지 이행했고 종이 되었고, 그리하여 자유를 얻었다’고 한다”며 “결국 사도들은 그리스도께서 사신 것처럼 살다가 그리스도께서 죽으신 것처럼 죽었다. 그리스도의 길을 그대로 따라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래서 순교는 세상에 대한 패배가 아니라 억울하게 죽음을 맞이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만나러 가는 것”이라며 “뿐만 아니라 삶이 이것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연속성과 연결성을 보여주면서 결정적인 승리의 여정으로 본다. 순교가 최후의 결전이고 궁극적인 승리임을 보여주고 있다”고 했다.

한편 제11회 양화진역사강좌 ‘순교, 다시 새기다’ 3~4강은 정기문 교수(군산대 역사학), 최상도 교수(호남신대 역사신학)가 강사로 나서 ‘로마제국의 기독교 박해와 순교’, ‘나는 그리스도인입니다: 한국 개신교 순교자 추서 과정과 특징’을 각각 강연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