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 꿈과 희망, 사회에 빛과 소금
부활절연합예배 주제 ‘회복과 희망’
통추위 계속, 연합기관 하나 돼야

NCCK 관련 입장 다소 차이 드러내
이영훈 목사 “NCCK까지 한 울타리”

권순웅 목사 “NCCK와는 함께 못해”

한교총
▲기자간담회가 진행되고 있다. 왼쪽부터 권순웅 공동회장, 이영훈 대표회장, 송홍도 대표회장. ⓒ송경호 기자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 대표회장 이영훈 목사(기하성 대표총회장, 여의도순복음교회)가 “설립 정신을 회복해 교권주의·물량주의·세속주의를 탈피하고, 한국 사회를 섬기는 교회로 거듭나겠다”고 다짐했다.

한교총 대표회장단은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 조에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주요 사업 소개와 질의응답에 나섰다.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이영훈 대표회장을 비롯해 권순웅(예장 합동 총회장)·송홍도(예장 대신 총회장) 공동회장이 자리했다.

모두발언에 나선 대표회장 이영훈 목사는 “모두 잘 알듯 올해 우리는 여러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 사회적 이슈와 갈등, 경제적 어려움, 정치적 혼란 등이 한국 사회에 산적해 있는 가운데, 한국교회가 민족에 꿈과 희망을 주는 종교로서 사명을 잘 감당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영훈 목사는 “100여 년 전 개화기에는 교육·의료·문화·정치·언론 등 전 영역에서 기독교 영향이 절대적이었다. 그러나 교회는 오늘날 영적 리더십을 잃고 비판의 대상이 돼 심히 안타깝다”며 “한교총은 원래 세워진 뜻대로 한국교회의 하나 됨과 순번제 대표 등의 전통을 이어나가고, 진정한 연합정신을 이뤄 한국 사회에 소금과 빛의 사명을 감당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이 목사는 “소외된 이들, 고난에 처한 이들,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이들을 사랑으로 섬기는 교회로 거듭나, 사회로부터 존경과 신뢰를 회복할 수 있길 바란다”며 “그래서 부활절연합예배 주제도 ‘회복과 희망’으로 정했다. 이 외에도 10.29 참사 후유증 회복을 위한 트라우마센터 운영, 화재로 집을 잃었던 경북 울진 지역에 지은 집 54채 준공식 등 섬김에 앞장서고, 저출산 고령화 등 주요 사회 이슈들에 대해서도 꼭 필요한 일들을 감당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공동회장 권순웅 목사는 “2023년 한국교회는 많은 도전을 받고 있다. 사회적 상황도 국가적 환경도 마찬가지다. 이러한 가운데 교회가 세상의 선지자적 사명을 감당하고 제사장적으로 치유와 회복을 섬기며 왕적 진리를 선포해 세상에 빛과 소금으로서 역할을 잘 수행하고 섬겨야 한다”며 “한국 교계가 연합해서 비전을 제시하고 믿음으로 실행해야 한다. 교회가 신학적 차이에도 이를 존중하고 교회가 연합해 사회적·국가적·교회적으로 시대와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 이 일을 위해 최선을 다해 섬기겠다”고 말했다.

공동회장 송홍도 목사는 “대표회장 이영훈 목사님 말씀처럼 교단 연합을 통해 사회에 아름다운 빛을 전하고, 예수님 뜻처럼 섬김으로 사회를 밝히는데 힘쓰겠다”며 “교회의 궁극적 목적은 연합하면서 사회에 빛을 비추고 하나님 나라를 이 땅에 건설하는 복음전도로 생명을 구원하는 사명이다. 이를 연합해서 잘 감당하도록 대표회장님을 도와 적극 협력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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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훈 대표회장(가운데)이 답변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질의응답도 이어졌다. 먼저 연합기관 통합에 대해 이영훈 목사는 “통합추진위원회(통추위)가 계속 활동할 것이다. 연합기관은 하나 되어 한 목소리를 내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캐나다나 호주처럼 NCCK까지 전체 기독교가 한 울타리에 있어야 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는 “같은 성경을 쓰는 단일 민족에 여러 연합단체가 있어 갈등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며 “어떻게든 하나 되어 진보와 보수가 다름을 인정하면서도 필요한 부분을 협력하며 사회에 공헌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NCCK에 대한 입장은 다소 갈렸다. 권순웅 목사는 이에 대해 “우리 교단이 NCCK와 연합해서 일할 수는 없다. WCC나 NCCK에 대한 우리 교단의 신학적 입장은 분명하다”며 “그러나 한국교회가 연합해서 대사회·대국가적 유익을 위해 일해야 한다. 한교총은 대사회적 교회 연합활동을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중점 사업에 대해 이영훈 목사는 “트라우마센터의 경우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추진하고 있다. 저출산·고령화 대책은 교회에서부터 캠페인을 벌이고, 컨설팅을 통해 대책을 연구해 실천할 것”이라며 “정부 정책이 확고하게 서 있어야 보조를 맞출 수 있지만, 우리부터 여러 일들을 펼쳐 나가겠다. 예를 들어 저희 교회에서는 10년 전부터 출산장려금제를 시행 중으로, 도움 받은 분들이 고마워하고 있다. 끊임없는 노력으로 출산율 2위에 오른 전남 해남 등의 사례도 있다”고 소개했다.

차별금지법에 관해선 “우리나라에는 이미 성별과 지위 등 개별적으로 차별을 금지하고 인권을 보장하는 법률이 23가지 제정돼 있다”며 “포괄적 차별금지법은 성소수자들의 권리만 극대화해 침해를 주장할 때 징벌적 요소가 들어가는 역차별 제도이기 때문에 반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굳이 차별받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다수가 역차별을 당하게 하는 법안으로, 여러 노력을 통해 기독교가 앞장서 막고 있지만 집요하게 여러 다른 모습으로 시도하고 시도해서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며 “기독교에서 대응이 미흡하다기보다, 그들 스스로 차별받고 있다고 주장하는 한 제정 시도가 계속될 것이다. 분명히 말씀드릴 것은 현재 입법이 충분함에도, 성소수자들만을 위한 특별법을 제정하려 하기 때문에 반대하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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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훈 대표회장이 인사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공동대표회장 체제’라는 설립정신 회복에 대해선 “지난 회기 때 정관 개정 절차를 완료했지만, 총회가 다소 파행적으로 진행돼 추인을 받지 못했다”며 “추인되면 다음 회기 때는 모법으로 돌아갈 수 있다. 처음 정관은 3인 공동대표 체제에 1인 이사장 제도를 두고 모든 공식 행사에는 이사장이 대표성을 갖고 나가기로 한 것이다. 지금도 모든 회의는 공동회장들과 의견을 합의해, 3인이 100% 동의한 상태에서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WCC에 대해선 “한국교회 보수 진보 사이 해석의 문제로, 이슈가 되는 문제에 대해 신학적 대화와 이해, 노력으로 해결해야 할 숙제”라며 “현재 문제가 된 내용이 사실과 다르기도 하고, 우리나라가 가진 보수성 때문에 받아들일 수 없는 이야기들도 많아 문제가 되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 목사는 “한국교회는 단일 민족으로 같은 성경과 찬송을 쓰는 유일한 국가이다. 미국만 봐도 교단별로 성경과 찬송이 다르지 않는가”라며 “한교총을 중심으로 한국교회 전체를 아우르고, 진보와 대화하면서 숙제를 풀어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나무심기 등 북한 인도적 지원에 대해 송홍도 목사는 “여러 어려운 점들이 있지만, 북한의 굶주린 어린이들을 위해 인권 차원에서 그동안 해왔던 사업을 계속 진행할 수 있도록 힘쓰고 있다”며 “이영훈 대표회장님은 평양조용기심장병원을 계속 진행해 오셨다”고 했다. 이영훈 목사도 “인도주의적 차원의 지원은 계속 진행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