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런던정경대
▲영국 런던정경대. ⓒLSE
영국의 명문대학교인 런던정치경제대학교(London School of Economics and Political Science, LSE)가 학사 일정에서 기독교적인 단어를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그러면서 “보다 ‘국제적인’ 느낌을 제공하기 위해서”라고 이유를 밝혔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LSE는 내년부터 ‘미카엘마스 기간’은 ‘가을 학기’로, ‘크리스마스 방학’은 ‘겨울 방학’으로, ‘부활절 방학’은 ‘봄 방학’으로 명칭을 변경한다.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미카엘마스는 가톨릭과 성공회 교회에서 가장 중요한 성인 중 한 명인 대천사 성미카엘의 축일로, 9월 29일에 기념한다.

대학 측은 “이 새로운 명칭은 더 접근하기 쉬울 뿐 아니라 널리 인식되는 용어를 사용함으로써, 우리 커뮤니티의 국제적 특성과 광범위한 세계적인 흐름을 더욱 잘 반영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프리스피치유니온(Free Speech Union)의 토비 영(Toby Young) 사무총장은 “학기 이름에서 기독교 단어를 제거하기로 한 대학의 결정은 대부분의 영국 대학들과 마찬가지로 LSE 역시 새로운 ‘종교적 이단’의 흐름인 ‘깨어 있는 교회’(woke church)에 사로잡혀 있다는 사실을 반영한다. 이는 기독교보다 훨씬 독단적”이라고 했다.

CP는 “LSE의 움직임은 영국의 명문 대학교 내에서 이뤄지고 있는 기독교에 대한 공격의 가장 최근 버전이면서, 영국이 가진 기독교 정체성의 마지막 잔재를 제거하려는 세속주의자들과의 영합으로 보인다”고 했다.

영국성공회의 캘빈 로빈슨(Calvin Robinson) 집사는 대학 측의 입장에 대해 “달력에서 그리스도를 하얗게 칠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LSE는 달력에서 그리스도를 하얗게 칠하고 있다. 경찰이 또 무지개 깃발과 반짝이를 들고 돌아다닌다. 우리는 진정 후기 기독교적(post-Christian) 영국에 살고 있으며 이는 추악하다”고 했다.

크리스천인스티튜트(The Christian Institute)의 사이먼 칼버트(Simon Calvert) 부국장은 텔레그래프와 인터뷰에서 “기독교인과 전통적인 견해를 가진 이들은 종종 침묵을 지키거나 괴롭힘을 당한다. 당초 기독교적 원칙을 바탕으로 기독교인 후원자들의 기부를 받아 설립된 기관에서 이러한 일이 발생하는 것이 특히 아이러니하다”고 했다.

이어 “설립 당시의 교회력에 대한 언급을 폐기함으로써 전통적 학술 용어를 리브랜딩하기로 한 LSE의 이 우스운 결정은, 포용이라는 이름으로 배제의 미덕을 알리는 넌센스”라고 비꼬았다.

학교 측의 이러한 움직임은 기념일의 명칭이 너무 ‘기독교 중심‘이기 때문에 ‘크리스마스’ 대신 ‘겨울 방학 기간’으로 하라는 브라이튼대학의 조언을 따른 것이다.

옥스퍼드대 우스터칼리지는 2021년 보수 기독교 단체 ‘크리스찬컨선’의 연수를 허가했다가 학생들에게 사과했고, 몇몇 학생들의 항의로 후속 예약을 취소하기도 했다.

또 케임브리지대학의 피츠윌리엄칼리지는 지난 9월 “동성결혼을 지지하지 않는 주최측의 가치가 대학의 가치와 양립할 수 없다”며 기독교 청년들을 위한 행사를 취소했다.

텔레그래프는 “인구 조사 역사상 처음으로 기독교 인구가 잉글랜드와 웨일스 인구의 절반 이하(46.2%)를 차지했다”며 “10년 동안 기독교 인구는 13.1% 감소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