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안드레아 윌리엄스(윌리암스) 변호사
▲경기도 안성 사랑의수양관에서 열리고 있는 ‘거룩한 방파제’ 전국 지도자 영성대회(대회장 오정호 목사) 주강사로 나선 영국 안드레아 윌리엄스 변호사가 한국교회를 향해 호소하고 있다. ⓒ송경호 기자
“영국은 이미 늦었다. 한국교회가 일어나서 세속을 거부하고 거룩한 나라를 세워가고 있음을 서구교회에 보여 달라.”

영국에서 성적 지향에 대한 차별을 불법으로 규정하는 차별금지법(평등법)이 제정된 건 2006년. 앞서 2000년에는 군대 내 동성애를 금지하는 정책이 폐기됐고, 1998년에는 인권법이 통과됐다. 게이 프라이드(Pride) 축제가 열린 건 1992년부터다. 한국에서 펼쳐지고 있는 일련의 과정을 앞서 걸어간 영국은, 마침내 2013년 동성결혼을 합법화했다.

무지했던 영국교회는 별다른 목소리를 내지 못했고, 법제화 이후 종교적 신념으로 동성애를 반대해 온 기독교인들은 여러 가지로 ‘역차별’을 당하고 있다. 영국인 안드레아 윌리엄스 변호사는 다른 기독교 국가들이 영국과 같은 전철을 밟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세계를 누비며 경종을 울리고 있다.

6년 전 한국 떠나며 4가지 간곡히 호소

지난 2017년 방한해 예수의 복음으로 세상의 잘못된 문화에 맞서 달라고 당부했던 그녀가 다시 한국을 찾았다. 이번이 세 번째 방한인 그녀는 1월 30일부터 2박 3일간의 일정으로 경기도 안성 사랑의수양관에서 열리고 있는 ‘거룩한 방파제’ 전국 지도자 영성대회(대회장 오정호 목사) 주강사로 나섰다.

이용희 교수(에스더기도운동본부)는 그녀가 6년 전 한국을 떠나면서 한국교회에 몇 가지를 당부했다고 했다. 먼저는 부디 차별금지법을 막아 무너진 유럽의 소망이 되어 달라는 것이었다. 둘째는 유능하고 충성된 일꾼들을 한국에 남겨 파도를 막아내 달라는 것으로, 그렇지 않으면 교회가 몰락하고 한국교회가 파송한 2만 8천 명의 선교사들이 본국으로 송환될 수 있다는 경고였다.

또 오래 전 영국에서 한국에 선교사를 보냈다면 이제는 한국에서 영국으로 선교사를 보내 달라는 것과, 영국에서 차별금지법(평등법)을 막으려다가 당한 소송으로 인해 징수된 벌금만 약 1억 5천만 원에 달한 사실을 간과하지 말아 달라는 것이었다.

동성애 비판을 ‘인종차별’처럼 여겨… “영국은 너무 늦었다”

첫날 강연에 나선 윌리엄스 변호사는 “영국은 지난해 감리교회가 동성결혼을 허용했다. 이를 반대하려던 한 목회자는 사역을 잃고 파직당했다. 목사가 탈동성애를 돕는 일이 범죄가 되고 있으며, 정자를 매매하는 등 성경적으로 잘못된 행위가 정당화되고 있다. 이러한 권리들을 법제화하자는 것이 차별금지법이다. 뒤틀린 인권의 모습”이라고 했다.

그는 “동성애를 비롯한 성적지향을 마치 태어날 때부터 어찌할 수 없는 피부색처럼 여긴다. 이를 지적하는 나와 같은 사람들은, 서로 다른 인종 사이의 국제결혼을 반대하는 사람 취급을 받는다. 나는 동성애자들도 사랑하지만 예수님을 사랑한다. 이를 진리로 말할 용기로 사역에 나서지만, 혐오자로 낙인 찍히고 있다. 차별금지법이 통과된 지 20여 년이 지난 영국은 너무 늦었다”고 했다.

제자광성교회 박한수 목사, 조영길 변호사(법무법인 아이앤애스), 길원평 교수(진평연 집행위원장, 한동대) , 거룩한 방파제
▲(왼쪽부터 순서대로) 박한수 목사(제자광성교회), 조영길 변호사(법무법인 아이앤애스), 길원평 교수(진평연 집행위원장, 한동대) 등이 기도하고 있다. ⓒ송경호 기자
그는 “어느 간호사가 성경을 갖고 직장에서 기도했다가 징계를 받고 해고당했다. 공공기관에서 일을 하고 있다면 십자가 목걸이조차 할 수 없다”며 “중요한 사실은 제가 말하고 있는 나라가 북한이 아니라 영국이라는 점이다. 지금 영국에서는 이러한 일들이 평등이라는 법 안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법안이 제정되면 동성애를 죄라고 말하지 못하며 복음이 위협받게 된다. 그 나라의 건강함은 얼마나 하나님 말씀에 순종하는지에 달려 있다. 차별하지 말라는 것이 잘못된 행동까지 인정하자는 의미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차별금지법이 통과되면 복음이 손상되고, 다음 세대들에게 믿음의 유산을 전달하는 일이 실패할 것”이라고 했다.

인권·자유의 문제 아닌 ‘문명 재정의’ 차원

윌리엄스 변호사는 특히 법안 제정의 문제를 단순한 인권과 자유의 문제가 아닌, ‘문명을 재정의하는’ 문제라고 봤다. 그는 “전통적인 가족의 개념, 생물학적 남녀의 성, 성전환 문제를 재정의한다. 이는 곧 진리를 재정의한다는 의미이고, 다음세대까지 성경과 배치되는 질서를 받아들이게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처음에는 변하는 것이 아무것도 없는 것 같겠지만, 결국에는 모든 것이 변하게 될 것”이라며 “진리를 말할 수 없게 되고, 아이들에게는 새로운 종교가 생긴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교회와 학교, 회사는 그곳이 차별하지 않는 곳임을 증명해내는 데 힘써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조롱을 받게 될 것”이라고 했다.

끝으로 “하나님의 진리를 거짓과 맞바꿨고, 하나님께서 아니라고 하신 것을 법으로 승인해 버렸다. ‘복음’은 하나님의 말씀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것”이라며 “서구의 교회는 ‘문화마르크시즘’으로 예수님을 놓쳤지만, 한국교회는 예수의 사랑으로 다시 일어나 세속을 거부하고 거룩한 나라를 세워가는 것을 우리에게 보여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