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 뒤덮였던 ‘여의도 120배’ 면적… “한국교회 섬김의 승리”

송경호 기자  7twins@naver.com   |  

한교봉 창립 15주년 및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감사예배

▲태안 유류 피해 극복 기록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와 한국교회봉사단(총재 김삼환, 이사장 오정현, 이하 한교봉) 창립 15주년 감사예배가 29일 오후 7시 명성교회 예루살렘성전에서 열렸다. ⓒ송경호 기자

▲태안 유류 피해 극복 기록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와 한국교회봉사단(총재 김삼환, 이사장 오정현, 이하 한교봉) 창립 15주년 감사예배가 29일 오후 7시 명성교회 예루살렘성전에서 열렸다. ⓒ송경호 기자
“당시 신문기자였던 저는 절망의 뉴스를 선명하게 기억한다. 하지만 낙담은 희망과 투혼으로 바뀌었고, 한국교회봉사단의 출범으로 열망의 드라마가 시작됐다. 섬김의 위대한 승리였다.”

15년 전 태안 유류 참사를 기억하는 예배의 자리에서 문화관광체육부 박보균 장관이 회고했다. 태안 유류 피해 극복 기록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와 한국교회봉사단(총재 김삼환, 이사장 오정현, 이하 한교봉) 창립 15주년 감사예배가 29일 오후 7시 명성교회 예루살렘성전에서 열렸다.

앞선 지난 11월 26일 태안 유류 피해 극복 기록물이 삼국유사와 함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Memory of the World) 아시아태평양 지역목록으로 최종 등재됐다. ‘태안 유류 피해 극복 기록물’에는 2007년 12월 충남 태안에서 발생한 대형 유류 유출 사고와 그 극복 과정을 담은, 약 22만 2천 건에 달하는 방대한 해양 재난 극복 기록이 담겨 있다. 당시 자원봉사에 나선 123만여 명 중에는 한국교회 성도들이 80만 명에 달했다.

김태영 목사(한교봉 대표단장)의 인도로 드린 1부 감사예배에서 영상으로 인사말을 전한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은 “2007년 발생한 참담한 재해를 극복한 과정은 한민족의 단결심, 강인한 정신을 전 세계에 알린 자랑거리”라며 “이 극복 과정에 한국교회봉사단이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 것에 감사드린다. 인류 사회를 위해 한교봉에 계속해서 봉사하고 헌신하는 모습을 보여 달라”고 전했다.

오정현 목사 “신학·전통 달라도 섬김과 봉사로 하나될 수 있었다”

이후 한교봉 공동단장 감경철 장로의 대표기도, 예장 대신 총회장 송홍도 목사, 명성교회 은혜풍성한찬양대의 찬양에 이어 오정현 목사(사랑의교회)가 ‘하나님께는 전심, 사람에게는 진심’을 주제로 설교했다.

오 목사는 “120만여 봉사자 중 80만의 성도들이 한마음 한 뜻이 된 일은, 신학과 전통이 달라도 섬김과 봉사로 하나될 수 있음을 깨달은 사건이었다”며 “오늘 감사예배 이후로 한국교회가 하나되어 섬기는 일에 새로운 전환점이 형성되길 바란다”고 했다.

한교봉 이사 김종생 목사가 한교봉의 연혁을 소개한 뒤 축사를 전한 강연흥 목사(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회장)는 “커다란 자연 재해 앞에서 물질과 권력도 아닌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방식으로 하나되어 헌신할 때 치유되고 회복된다는 사실을 오래도록 기억되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영훈 목사(한교총)는 “앞으로 한국교회가 세상에 본이 되는 사역을 잘 감당하고 이를 통해 코로나19와 재난, 재해, 경제 침체로 신음하는 이 땅에 놀라운 역사가 일어나길 바란다”고 했다.

▲(왼쪽부터 순서대로) 김태흠 충남도지사가 2007년 당시 한교봉 총재였던 김삼환 목사와 단장이었던 오정현 목사에게 감사패를 전달하고 있다. ⓒ송경호 기자

▲(왼쪽부터 순서대로) 김태흠 충남도지사가 2007년 당시 한교봉 총재였던 김삼환 목사와 단장이었던 오정현 목사에게 감사패를 전달하고 있다. ⓒ송경호 기자
김삼환 목사 “진보·보수, 대형·소형교회, 서울·지방교회 하나돼”

김주헌 목사(기성 총회장), 김인환 목사(기침 총회장), 권오헌 목사(고신 총회장)가 각각 정의로운 대한민국과 복음통일을 위해, 한국교회의 창조질서 회복과 선교를 위해, 섬김으로 다음세대를 세우기 위해 기도한 뒤 한교봉 고문 김장환 목사의 축도로 예배를 마무리했다.

소강석 목사(한교봉 상임단장)의 사회로 진행된 2부 세계기록유산 등재 축하식에서 대회사를 전한 김삼환 목사(명성교회)는 “하나님의 많은 은혜를 받은 한국교회가 봉사할 수 있는 기회였다. 교회는 물론 기독교 대학, 병원, 진보·보수, 크고 작은 교회, 서울과 지방의 교회 모두 모였다. 저는 그저 심부름만 했을 뿐”이라며 “시대의 어려움 속에 교회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 우리의 하나됨을 보고 하나님께서 기뻐하실 것”이라고 했다.

기념사를 전한 김태흠 충남도지사는 “15년 전 1만여 교회와 성도들은 성경 말씀을 몸소 보여 주셨다. 하나님께서 만드신 바다를 회복하고 절망으로 신음하는 이웃을 치유하는 일에 앞장서 주셨다”며 “여러분의 봉사와 헌신으로 태안에 기적이 만들어졌고,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전 세계인의 역사가 되었다. 충남은 여러분이 지켜낸 바다를 소중히 보존해나가겠다”고 했다.

당시 상황실장 이광희 목사 “시작도, 진행도, 마무리도 하나님께서”

▲한교봉 총괄본부장 황형택 목사, 용산 참사 유가족 전재숙 집사, 태안 유류 피해 극복 유주라 청년, 울진 산불 피해 복구 심상진 목사가 ‘2023 한국교회 섬김과 나눔의 비전 선언문’을 발표했다. ⓒ송경호 기자

▲한교봉 총괄본부장 황형택 목사, 용산 참사 유가족 전재숙 집사, 태안 유류 피해 극복 유주라 청년, 울진 산불 피해 복구 심상진 목사가 ‘2023 한국교회 섬김과 나눔의 비전 선언문’을 발표했다. ⓒ송경호 기자
현장의 증언을 전한 태안 만리포교회 유성상 목사(태안유류피해기록물 유네스코 등재 종교자문위원)은 “내가 간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부르신 곳이었고, 자연을 더럽힌 우리 양심을 닦기 위해 달려간 곳”이라며 “서해의 기적은 한국교회로부터 시작되었고, 피해 지역은 10년 만에 완전히 회복됐다. 한국교회의 봉사는 현재를 넘어 미래형으로 전진 중”이라고 했다.

당시 현장 상황실장을 맡았던 태안 의항교회 이광희 목사는 “그날 차를 타고 읍내를 다녀오는 길에 기름 냄새가 진동했다. 뉴스를 보고서야 엄청난 사건을 들었고, 급히 바다에 나가 보니 이미 기름으로 가득 찬 바다는 파도조차 치지 않았다. 주민들은 두통과 구토로 고생했고, 낙심과 절망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했다”고 했다

그는 “낙후된 저희 마을에 봉사자들조차 들어오지 못할 때, 한국교회가 저희 마을로 들어와 본부를 차렸다. 이름도 빛도 없이 수많은 성도들로 인해 기름 바다가 닦이기 시작했고, 지금은 ‘피해 지역이 어디였느냐. 한번 찾아보라’고 깨끗함을 자랑하고 있다. 시작도, 진행도, 마무리도 하나님께서 하셨다”고 고백했다

기감 이철 감독회장과 예장 합동 권순웅 목사가 축사를 전한 뒤 격려사를 전한 문화체육관광부 박보균 장관은 “저는 그 시절 신문기자였다. 절망의 뉴스를 선명하게 기억한다. 바다는 죽어가고 있었고 재앙의 충격적인 모습이었다”며 “하지만 낙담은 희망과 투혼으로 바뀌었고, 한교봉이 출범하면서 열망의 드라마가 시작됐다. 섬김의 위대한 승리였다”고 전했다.

한교봉은 이에 충청남도와 태안군기독교연합회뿐 아니라 당시 참여한 25개 교단과 1만 교회를 대표해 군포제일교회 권태진 목사, 80개 선교단체를 대표해 한국기독교사회복지협의회 손인웅 목사, 23개 대학·의료기관을 대표해 한남대학교 이광섭 총장에게 각각 감사패를 수여했다.

한교봉 총괄본부장 황형택 목사, 용산 참사 유가족 전재숙 집사, 태안 유류 피해 극복 유주라 청년, 울진 산불 피해 복구 심상진 목사가 ‘2023 한국교회 섬김과 나눔의 비전 선언문’을 발표했다.

한편 2007년 12월 7일 만리포 앞바다에서 한국 해상크레인 예인선단과 홍콩 유조선이 충돌, 원유 1만 2547㎘(당시 여의도 면적 120배)가 유출됐다. 이튿날인 8일 만리포교회, 의향교회, 한국기독교연합봉사단, 한국교회희망연대 등 기독교계는 11곳에 현장캠프를 설치해 자원봉사활동을 시작했으며, 14일 ‘서해안 살리기 한국교회 봉사단’을 발족 결의한 뒤, 17일 교계 지도자 700명이 방제작업을 실시했다.

이후 1월 11일 ‘서해안 살리기 한국교회봉사단’(대표 김삼환, 단장 오정현)이 정식 출범했다. 연혁을 전한 김종생 목사는 “하나님의 창조 질서를 지키지 못했다는 총체적 회심에서 특정 교회, 목회자의 이름을 앞세우지 않고 한국교회의 이름으로 시작됐다. ‘섬기면서 하나되고 하나되어 섬기는’ 마음으로 마음을 하나로 모았고, 보수와 진보, 대형교회와 작은교회, 도시교회와 농촌교회가 하나되어 매진해, 20년까지 예상했던 회복의 기한을 차츰 당길 수 있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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