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세계를 알게 되면서 절망의 문이 열렸고, 하나님을 알게 되면서 소망의 문이 열렸다.”

전 세계 핍박받는 기독교인을 섬기는 비영리단체 한국순교자의소리(Voice of the Martyrs Korea, 한국 VOM)의 현숙 폴리(Hyun Sook Foley) 대표는 최근 공개한 편지 5통에 근거해, 북한의 해외 노동자들의 현재 상황에 대해 이러한 결론을 내렸다.

지난해 12월 말로 날짜가 기재된 이 편지들은 순교자의소리가 현지 사역자들을 통해 제공한 ‘선물 상자’(Care package)를 수령한 북한의 해외 노동자들이 보내 온 것이다. 이 선물 상자에는 의약품과 위생용품 및 오디오 성경이 담겼다.

현숙 폴리 대표는 “다섯 통의 편지는 북한의 해외 노동자들이 자신들의 건강과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택할 수 있는 방법이 사실상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 한 노동자는 자신들이 ‘동물보다 더 자유가 없는 사람’이라고, 다른 노동자는 ‘그저 맥 없이 죽어가는 노예’라고 묘사했다”고 전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이 편지들로 미루어, 북한의 해외 노동자들 사이에서 코로나 감염이 확산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북한의 해외 노동자들이 현재 생활하는 곳에 계속 머물다가 코로나에 감염되고 치료를 받지 못해 죽게 될 것이 두려워했다. 그러나 숙소에서 탈출한다 해도, 북한에 있는 가족과 친구들을 다시 볼 수 없게 될까 봐 두려워한다. 한 노동자는 어떻게 해서든지 북한으로 돌아가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썼다”고 했다.

그러면서 “노동자들이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기 때문에, 이례적으로 하나님께 마음을 여는 결과가 빚어지고 있다. 그들은 매일 하나님을 바라보고 있으며, 한국의 기독교인들보다 훨씬 더 깊이 그분을 의지하고 있다”고 했다.

한 노동자는 “사실 우리는 매우 고통스럽고 고달프기 때문에 더 하나님을 찾을 수도 있지만, 분명한 것은 하나님을 알지 못했더라면 모든 것을 포기하고 희망 없는 인생을 살아가고 있었을 것”이라고 기록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칼 마르크스(Karl Marx)와 그를 추종하는 모든 공산주의자들은 오늘날까지도 종교를 ‘인민의 아편’으로 치부해 왔고, 종교 때문에 소위 자신들의 혁명적 투쟁에 집중할 수 없게 되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북한 사람들이 해외 노동자로 파견되어 외부 세계를 직접 눈으로 보면, 북한의 사상이야말로 아편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북한의 사상은 북한 시민들의 정신을 흐리게 만들고 진실을 보지 못하게 한다. 그러나 해외에 파견되어 외부 세계를 직접 목격한 북한 노동자들은 북한 정부가 그들에게 숨겨왔던 경제, 정치, 문화에 대한 진실뿐 아니라 하나님에 관한 진리, 즉 하나님이 유일한 소망이라는 진리를 바로 깨닫는다”고 했다.

그녀에 따르면, 한 북한 노동자는 “세상을 몰랐으면 참고 살았겠지만 이제는 참기가 힘들어졌다. 우리에게 차려지는 모든 고난 때문에 분노와 증오만 남았을 것이다. 동무와 함께 매일 성경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눈다. 서로 목숨을 걸고 의지하는 사이가 되었다. 조선(북한, 편집자 주)에 가서도 우리는 우리가 알고 있는 하나님을 부모님과 형제들에게 알려줄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남겼다.

또 다른 노동자는 “나와 동무 세 명은 매일 같이 성령에 푹 빠졌다. 왜냐하면 그것이 우리의 양식이기 때문이다. 매일 숨 쉬고 먹는 것과 같이 하나님은 우리와 함께 계신다”고 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북한 노동자들은 하나님 말씀을 듣고 남한으로 도망치든 북한으로 다시 돌아가든, 도피를 통해서는 자신들이 찾던 해답을 발견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해답은 현재 그들이 거주하고 있는 곳에서 하나님을 찾을 때에만 발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순교자의소리는 북한 내부 주민과 해외 노동자뿐 아니라 중국에 인신매매로 팔려 온 북한 여성들에게도 조선어로 된 오디오 성경과 인쇄된 성경을 공급하고 있다. 성경은 보통 마스크나 의약품, 위생용품 같은 물품과 함께 작은 선물 상자에 담겨 수령자에게 개별적으로 배포된다.

이러한 성경 배포는 북한에 있는 지하교인에 의해서 진행되기도 하고, 해외에 나와 있는 북한 주민 가운데 순교자의 소리와 연결된 사람들에 의해 진행되기도 한다.

순교자의소리는 작년 연말 북한의 해외 노동자들이 보내온 편지를 이번 주에 공개했다. 5통의 편지 내용은 아래와 같으며, 편지 작성자들의 안전을 위해 세부 사항은 다소 변경됐다.

북한의 해외 노동자들이 순교자의 소리 앞으로 보내온 편지.
▲북한의 해외 노동자들이 순교자의 소리 앞으로 보내온 편지.
1. 안녕하십니까? 처음에는 잘 몰랐는데 지금 보니 우리는 나가지도 못하고 다닐 수도 없는 동물보다 더 자유가 없는 사람들입니다. 세상을 몰랐으면 참고 살았겠지만 이제는 참기가 힘들어졌어요. 우리에게 차려지는 모든 고난 때문에 분노와 증오만 남았을 거에요. 동무와 함께 매일 성경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눕니다. 서로 목숨을 걸고 의지하는 사이가 되었습니다. 조선(북한, 편집자 주)에 가서도 우리는 우리가 알고 있는 하나님을 부모님과 형제들에게 알려줄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조선에서는 단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 성탄절을 자세하게 알게 되었고 예수님이 탄생한 날이라는 것도 새롭게 알게 되었습니다. 조선 사람들만 모르는 전세계의 명절이라는 사실에 매우 충격을 받았습니다. 어디에 가도 하나님과 함께 하니 우리는 절대로 두렵지 않습니다. 새해에도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동행할 것이라 믿습니다.

2. 안녕하십니까? 이제 코로나 19로 조선 고향에 가보지 못한 지도 몇 해가 지났습니다. 많이 지치고 나무나 힘들었습니다. 아마 하나님을 알지 못하였다면 우리는 그저 맥 없이 죽어가는 노예에 불과했을 것입니다. 고난의 행군에도 적지 않는 인민들이 무리 죽음을 당했지만 이렇게 고통스럽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하나님께 의지하고 기도하니 무너지지 않고 희망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보내주신 의약품과 식료품들을 통해서 하나님의 사랑을 접하고 있습니다. 내년이면 조선도 문을 연다고 합니다. 코로나로 죽을 사람들은 다 죽었으니 이판사판으로 갈려고 하는 모양입니다. 하나님을 알지 못해서 천국에 가지 못한 것이 제일 안타깝습니다. 새해에도 하나님께서 우리들을 보호해 주시고 함께 해 주실 것이라는 믿음을 가집니다. 고맙습니다.

3. 그동안 안녕하셨습니까? 나와 동무 세 명은 매일 같이 성령에 푹 빠졌습니다. 왜냐하면 그것이 우리의 양식이기 때문입니다. 매일 숨 쉬고 먹는 것과 같이 하나님은 우리와 함께 계십니다. 사실 우리는 매우 고통스럽고 고달프기 때문에 더 하나님을 찾을 수도 있겠지만 분명한 것은 하나님을 알지 못했더라면 모든 것이 포기되고 희망 없는 인생을 살아가고 있었을 것입니다. 벌써 2022년이 다 지나가고 있습니다. 내년에는 우리에게도 하나님이 새로운 희망을 주실 것이라 믿고 기도하려고 해요. 아픈 동무가 가져다준 약을 먹고 살아났습니다. 모두 하나님의 손길이라고 우리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4. 안녕하세요. 예수님을 믿으면서 남조선 사람들이나 중국 사람들이 다니는 교회에 꼭 가보고 싶은 소원이 생겼어요. 아마 현재로는 제가 도망가야 그 소원을 이룰 것 같습니다. 조선에 있는 부모와 동생을 두고 제가 어디에 간다는 것은 상상조차 힘듭니다. 요즘 그래서 마음이 매우 복잡합니다. 하나님께 기도하면 나의 길을 알려주실까요? 지금 모든 고통을 잊게 해준 하나님께 감사할 뿐입니다. 하나님 모르는 나의 동무들에게 알리고 싶습니다. 우리를 잊지 않고 매번 도움을 주시는 모든 선생님들께 감사드리며 새해 복 많이 받으시라요.

5. 지금 우리 공장이 절반 이상이 코로나에 걸렸습니다. 누가 언제 어떻게 죽을 지 알지 못합니다. 기도 외에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습니다. 우리를 위해 기도해주세요. 의약품과 생활 용품을 보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새해 인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