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한 박사(기독교학술원 원장, 샬롬나비 상임대표, 숭실대 기독교학대학원 설립원장)
▲김영한 박사(기독교학술원 원장, 샬롬나비 상임대표, 숭실대 기독교학대학원 설립원장). ⓒ크리스천투데이 DB
‘샬롬을 꿈꾸는 나비행동’(상임대표 김영한 박사, 이하 샬롬나비)이 최근 설 명절 논평을 통해 “정의 사회 법치구현 위해 뼈를 깎는 자기 반성 위에 희망을 되찾는 설 명절을 맞이하자”고 했다. 또 “조상들을 공경하며, 이웃과의 화목, 공동체 결속을 선포하는 하나님 중심의 명절을 지켜 나가자”고도 했다.

샬롬나비는 “우리 모두는 설날에 희망을 이야기하고 잃었던 희망을 되찾아야 한다”며 “정치는 국민을 위한 정치로 국민에게 희망을 주어야 한다. 정권은 경제를 되살리고 사회 안전망을 제대로 구축해야 한다. 종교인들은 희생과 사랑의 정신으로 국민들의 마음을 치유하고 따뜻함을 나눠야 한다. 사법부는 법의 존엄을 지키고 정의를 세워야 한다”고 했다.

이어 “개인이나 국가나 과거를 제대로 청산하지 못하면 미래도 암울하게 된다. 설을 맞는 우리는 아무리 힘들어도 과거의 오류를 바로잡고 실패를 반성해야 한다”며 “자연의 설날은 그냥 밝아 오지만 역사의 설날은 밤을 세어 과거를 반성하고 미래를 꿈꾸는 민족에게만 온다. 온갖 부조리를 척결하는 일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샬롬나비는 “설은 축복하고 배려의 예를 지키는 명절”이라며 “부부 사이, 남녀 사이, 세대 사이에 일방적인 차별이나 희생을 강요하던 전통적 예는 많이 순화되어 지금은 서로 존중하고 덕담을 나누는 예의 명절로 바뀌고 있다”며 “아무리 혈육이라도 상대방의 사적 감정을 고려하지 않는 대화는 금기사항으로 남아야 한다. 금년 설에는 진정한 가족 간 사랑이 짙어지는 배려의 예를 지키는데 힘쓰면 좋겠다”고도 했다.

아울러 “널뛰기, 연날리기, 그네뛰기, 복조리 돌리기, 떡국 끓여 먹기, 오곡밥 나누기, 말린 나물무침 나누기 등 먹고, 놀고, 나누고, 쉬는 재창조의 시간이 설 명절”이라며 “현대인은 그 여유를 많이 상실했다. 금년 설에는 일로부터 쉼, 놀이, 공동체 결속 삼박자가 잘 조화되어 삶의 충만함을 회복하는 설이 되면 좋겠다”고 했다.

특히 “그리스도인들은 차례 상을 거부한다. 전통적 민속사상은 우선 조상을 귀신으로 볼 소지가 있으며, 예배는 만물을 창조하시고 영원토록 살아계신 하나님께 드리는 것이지 피조물에게 드리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조상에 대한 기억을 도모하고 그 분들을 공경하는 자세는 그리스도인들이 누구보다 더하면 더했지 부족함이 없어야 한다”고 했다.

이들은 “설날 우리가 이웃과 덕담을 나누고 부모님에게 무병장수를 빌고 자녀들에게 축복하는 예를 실천하는 것은 하나님께서 하신 일에 동참하는 거룩한 일”이라며 “특히 고아, 과부, 나그네를 환대하고 축복하는 일을 하나님께서는 기뻐하신다(신14:29; 사1:17). 그들을 환대하는 것이 곧 예수님을 환대하는 것(마25:40)”이라고 했다. 다음은 논평 전문.

한국사회는 정의 사회 법치구현 위해 뼈를 깎는 자기 반성 위에 희망을 되찾는 설 명절을 맞이하자.
조상들을 공경하며, 이웃과의 화목, 공동체 결속을 선포하는 하나님 중심의 명절을 지켜 나가자.

다가오는 설은 한가위와 더불어 민족 최대의 명절이다. 설은 음력 정월 초하룻날로 삼국시대 신라에서 지켰다는 기록이 7세기 중국의 「수서」와 「당서」에 남아있다. 원단(元旦), 세수(歲首), 연수(年首)라고도 한다. 설은 시작하는 첫날이기 때문에 아직 익숙하지 않다는 의미에서 ‘낯설다’ 혹은 ‘설익다’와 같은 어원에서 왔다고 해석하는 사람들이 있다. 또한 신일(愼日)이라고 쓰기도 하는데 "근신하여 경거망동을 삼가다"라는 뜻을 담고 있다.

샬롬나비는 금년 2023년 1월 22일 설 명절을 지난 과오에 대한 뼈를 깎는 반성과 더불어 희망 찬 미래를 설계하는 명절로 지키기를 제안한다. 비록 지난 과오들이 많더라도 우선은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정치가 되어야 한다. 설은 축복하는 명절이다. 잘 되기를 빌고 훈훈한 인심을 나누는 설 명절은 온 생명에게 복을 주시는 성경의 하나님의 뜻이 잘 나타나는 명절임에 틀림없다. 새해에는 많이 덕담을 나누고 서로 잘 되기를 빌자. 그리고 또한 이념 갈등, 계층 갈등, 세대 갈등, 젠더 갈등의 골을 깊게 하고 한 나라를 두 진영, 두 전선으로 분열 시킨 정치계의 자숙과 정화를 촉구한다. 정치계의 정화는 정치인들이 당리당략을 버리고 법과 정의, 그리고 인애에 바탕을 둔 멸사봉공의 자세로 되돌아 올 때 가능해 진다.

1. 설 명절에 잃었던 희망을 되찾자
설날은 한 해의 첫날이다. 첫날은 희망 속에서 새 출발하는 날이다. 우리 모두는 설날에 희망을 이야기하고 잃었던 희망을 되찾아야 한다. 정치는 국민을 위한 정치로 국민에게 희망을 주어야 한다. 정권은 경제를 되살리고 사회 안전망을 제대로 구축해야 한다. 종교인들은 희생과 사랑의 정신으로 국민들의 마음을 치유하고 따뜻함을 나눠야 한다. 사법부는 법의 존엄을 지키고 정의를 세워야 한다. 그래야 국민들은 다시 이 나라의 미래에 희망을 걸 수 있다. 코로나 펜데믹, 러-우 침공 전쟁, 경제지표의 하락, 국내 정치의 진영화와 분열 등 어둠의 소식을 극복하고 밝고 빛나는 희망을 국민들이 다시 되찾는 한 해가 되도록 새해에 우리 모두가 다짐해야 한다.

인도의 시성 타고르는 우리를 ‘동방의 등불’이라고 불렀다. 일제 탄압을 받던 고난의 시절이었는데도 말이다. “그 등불이 다시 한 번 켜지는 날에 너는 동방의 밝은 빛이 되리라.” 대한민국은 먼저 안보를 튼튼히 하고 경제를 부흥 시키고 이어서 민주주의를 성숙시켰다. 그 와중에 갈등도 있었으나 우리 민족은 슬기롭게 그 갈등을 넘어 세계를 향해 자랑스러운 나라를 만들어왔다. 만일 그 순서를 거꾸로 했으면 아마 어려웠을지도 모른다. 6.25 전쟁의 참혹한 상흔을 딛고 일어나 가장 빈곤한 나라에서 세계10권의 경제선진국으로 발돋움한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를 완성시켜 가는 대한민국을 세계는 매우 경이로운 눈으로 보고 있다. 이제 새해를 맞아 국민 모두가 스스로에 대한 자긍심을 회복하고 저성장 경제와 전쟁의 가능성을 짊어진 안보, 낮은 출산률 등 난제에도 불구하고 미래의 도약을 꿈꾸는 새 희망을 다시 불 지펴야 한다. 현 정부는 온 국민들이 힘을 합하여 나아갈 목표를 정하고,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약속해야 한다. 그리고 누구보다도 공직자들이 정치인들이 솔선수범해야 한다.

2023 설날 명절 인사 크리스천 새해 토끼
2. 설날에는 불법, 부조리를 응징하는 뼈를 깎는 정의 구현의 사회적 자기반성이 필요하다.
“설날은 섣달그믐부터 시작된다고 할 만큼 그믐날 밤과 초하루는 직결되어 있다. 끝과 시작 사이에 간격이 있는 것이 아니라 끝나면서 동시에 시작이 되기 때문이다. 섣달 그믐날 밤에는 잠을 자지 않는다. 이를 수세(守歲)라 하는데 잠을 자면 눈썹이 센다는 속신이 있기 때문이다.”(한국세시풍속사전)

설은 밤을 지새워 과거의 묵은 잔재를 청산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설은 영신 만 담는 것이 아니라 송구까지 담는다. 개인이나 국가나 과거를 제대로 청산하지 못하면 미래도 암울하게 된다. 그러므로 설을 맞는 우리는 아무리 힘들어도 과거의 오류를 바로잡고 실패를 반성해야 한다. 우리는 버려야만 다시 출발 할 수 있다는 설의 의미를 온 몸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자연의 설날은 그냥 밝아 오지만 역사의 설날은 밤을 세어 과거를 반성하고 미래를 꿈꾸는 민족에게만 온다. 온갖 부조리를 척결하는 일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 자기 진영이라고 봐주는 일이 없어야 한다. 나중 사면할 때 사면하더라도 먼저는 정의를 구현하는 일이 급선무다. 국민들은 설날에 정치권과 사법부의 처사를 냉철하게 지켜 볼 것이다.

3. 설은 축복하고 배려의 예를 지키는 명절이다.
설날 부모 세대는 자녀들에게 덕담을 건네고 세뱃돈을 주며 그들을 축복하고 격려한다. 자녀 세대는 부모님의 무병장수를 빌고, 선물이나 현물을 드린다. 그리고 온 가족이 둘러 앉아 떡국으로 식사를 함께 한다. 떡국상은 비교적 간소한 명절음식으로 한 두 사람의 희생을 강요하지 않는 음식이다. 음식을 나눈 후 돌아가신 조상들의 묘소를 찾아가 예를 표한다. 부부 사이, 남녀 사이, 세대 사이에 일방적인 차별이나 희생을 강요하던 전통적 예는 많이 순화되어 지금은 서로 존중하고 덕담을 나누는 예의 명절로 바뀌고 있다. 과도한 음식 준비의 예, 여성들의 이웃 출입을 금기시하던 잘못된 예, 음식준비와 설거지를 여성에게 일방적으로 맡기던 예는 이제 사라지고 있다. 자녀들의 혼사와 취업 등 문제로 명절에 왔다가 큰 상처를 입는 경우가 있다. 아무리 혈육이라도 상대방의 사적 감정을 고려하지 않는 대화는 금기사항으로 남아야 한다. 금년 설에는 진정한 가족 간 사랑이 짙어지는 배려의 예를 지키는데 힘쓰면 좋겠다.

4. 설 명절은 일에서 쉼, 놀이, 공동체 결속을 통해 온전한 삶을 완성하는 기간이다.
전통적으로 설 명절은 설날에서 시작하여 정월 대보름까지 계속 된다. 농한기 일에서 쉬는 안식의 절기이며, 동시에 놀이를 통해 몸과 정신이 새 힘을 얻는 충전의 절기이다. 일, 쉼, 놀이가 서로 상호작용하여 공동체를 결속 시키고 가정을 따뜻하게 화합시키고, 자아의 삶의 질을 높이는 절기가 설 명절이다. 널뛰기, 연날리기, 그네뛰기, 복조리 돌리기, 떡국 끓여 먹기, 오곡밥 나누기, 말린 나물무침 나누기 등 먹고, 놀고, 나누고, 쉬는 재창조의 시간이 설 명절이다. 현대인은 그 여유를 많이 상실했다. 금년 설에는 일로부터 쉼, 놀이, 공동체 결속 삼박자가 잘 조화되어 삶의 충만함을 회복하는 설이 되면 좋겠다.

5. 계묘년에 함축된 동물(토끼)이 그해에 태어난 사람의 기질과 그해의 운명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표상하는 풍습은 미신적 무속적 요소이다. 이는 역사와 개인의 운명을 섭리하시는 창조주에 대한 말씀의 신앙으로 바꾸어야 한다.
동양사상은 한 해를 동물의 띠로 표현하여 희망을 표현하여 왔다. 동물의 기질이 그 해를 주관한다고 생각한 것에는 자연적 무속사상이 깃들여 있다. 이는 성경적 창조주 주권 신앙으로 극복되어야 한다. 동물의 띠가 아니라 하나님의 섭리와 주권이 그 해를 다스리시고 역사의 하나님은 인간의 합리적 생각과 행위를 요구하시기 때문이다. 동물의 기질이 그 해에 태어난 사람들의 운명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갖는 소망과 설계와 결단이 한 해를 좌우하도록 하나님은 역사를 섭리하기 때문이다.

성경에 의하면 이스라엘 민족이 이집트의 노예에서 해방되어 이집트를 떠나는 그 달을 첫 달로 삼았다(출12:2). 첫 달은 노예로부터 해방된 달이며 그 민족의 새로운 출발이 시작되는 달이었다. 첫 달은 해방과 새로운 정착지를 향해 나아가는 희망의 달이 되었다. 구약의 선지자들은 민족의 멸망을 예언하고 그 엄청난 비극을 목도하면서도 회복된 예루살렘(렘33:10, 13, 16), 새 마음(겔36:26), 새 언약(렘31:31), 새 하늘과 새 땅(사65:17; 66:22)에 대한 비전을 포기하지 않았다. 희망은 성경의 중요한 역사적 메시지가 되었다. 신학자 몰트만은 성경의 핵심적 진리를 희망으로 보았다. 새해 첫날 민족과 이웃, 그리고 자기 가족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그리스도인들은 성경에 충실한 사람들이다. 그러므로 교회는 계속 이 민족에게 희망을 선포해야 한다.

성경에는 우상숭배에 대한 금지 명령이 강력하다(출20:4; 신5:8). 설날 차례 상에 조상의 귀신이 와서 대접을 받는다는 민속 사상이 우상숭배에 흐르기 때문에 그리스도인들은 차례 상을 거부한다. 전통적 민속사상은 우선 조상을 귀신으로 볼 소지가 있으며, 예배는 만물을 창조하시고 영원토록 살아계신 하나님께 드리는 것이지 피조물에게 드리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상에 대한 기억을 도모하고 그 분들을 공경하는 자세는 그리스도인들이 누구보다 더하면 더했지 부족함이 없어야 한다.

6. 한국교회는 2023년 설을 희망이 가득하고, 정의가 실현되고, 가족과 이웃을 배려하고 축복하고, 온전한 삶의 주기가 완성되는 명절로 맞자.
성경은 “오직 정의를 물 같이 공의를 마르지 않는 강 같이 흐르게 할지어다”(암5:24)라고 요청한다. 그리스도인들은 정의(미쉬팟)와 공의(체다카)가 우리 사회와 교회, 그리고 가정에 이르기까지 강 같이 흐르도록 요청하고 실천해야 한다. 설에 밤을 새워 반성한 것처럼 교회는 설 명절에 정의사회를 선포해서 정치인들과 모든 사람들을 인도해야 한다.

 하나님은 세상을 창조하시고 마지막 제 7일에 안식하셨다. 그날 안식일을 복주시고 거룩하게 하셨으며(창2:3), 아브라함을 복의 근원으로 삼으셨다(창12:2). 하나님은 믿음을 소유한 자들에게 복을 주시는 하나님이시다. 설날 우리가 이웃에게 덕담을 나누고 부모님에게 무병장수를 빌고 자녀들에게 축복하는 예를 실천하는 것은 하나님께서 하신 일에 동참하는 거룩한 일이다. 특히 고아, 과부, 나그네를 환대하고 축복하는 일을 하나님께서는 기뻐하신다(신14:29; 사1:17). 그들을 환대하는 것이 곧 예수님을 환대하는 것이다(마25:40).

“사랑하는 자여 네 영혼이 잘 됨 같이 네가 범사에 잘 되고 강건하기를 내가 간구하노라”(요3서2절)의 말씀처럼 그리스도인들은 몸, 영혼, 일이 조화를 이루는 평강의 복을 간구해야 한다. 특히 몸의 치유사역을 하시던 예수님을 본받아 우리도 건강에 유의하고 몸이 약한 사람들을 돌보는 사역에 그리스도인들 모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계묘년 설날은 매년 찾아오는 보통의 설날이 아니라 희망이 가득하고, 정의가 실현되고, 가족과 이웃을 배려하고 축복하고, 온전한 삶의 주기가 완성되는 명절이 되기를 소망한다. 우리는 그리스도인으로서 민족의 전통을 잘 이해하고 오히려 하나님 중심의 참된 명절로 설날을 더 풍성하게 만들어 가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2023년 1월 19일
샬롬을 꿈꾸는 나비행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