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의 정의는 어떤 이데올로기에도
종속되지 않는 하나님 자신의 정의다

사회 정의에 대한 기독교인의 12가지 질문
사회 정의에 대한 기독교인의 12가지 질문

타데우스 윌리암스 | 이제롬 역 | 개혁된실천사 | 520쪽 | 29,000원

미국 복음주의가 진영 논리로 갈라졌다.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유명한 복음주의 지도자들, 가령 팀 켈러, 맷 챈들러 그리고 존 맥아더와 데이비드 플랫도 서로 다른 관점을 내세웠다. 심지어 컨퍼런스를 함께해온 알 몰러, 리건 덩컨, 마크 데버가 존 맥아더와 결별했다.

성경에 관한 견해 차이 때문이 아니다. 교리적 분별의 차이도 아니다. ‘사회 정의’를 바라보는 관점의 차이다. 영어로 ‘Social Justice’라고 부르는 사회 정의 문제는 ‘정의(justice)’ 앞에 ‘사회적(social)’이라는 형용사가 필수적이라고 말하는 부류와, 불필요하다고 말하는 부류의 견해 차이로 생긴 문제다.

가난하고 억눌린 자를 도와야 하는가 돕지 말아야 하는가의 문제가 아니다. 정의가 어떤 이데올로기(보수나 진보 둘 다)에 종속되는 것을 허용할 것인가 막을 것인가의 문제다.

한국교회는 문제가 없을까? 아니다. 대한민국은 어느 때보다 더 심각한 당파 전쟁 중이다. 정치-사회 전반에 걸쳐 조성된 진영 논리는 교회 안에서도 어렵지 않게 발견된다. 꼭 나이로 구분할 수는 없지만, 전반적으로 어른들은 보수를, 젊은이들은 진보를 지지하면서 ‘사회 정의’와 관련된 이슈가 나올 때마다 성경이 아니라 지지하는 진영의 논리를 따른다.

한국교회는 어떤 면에서 미국교회보다 문제가 더 심각하다. 적어도 미국 복음주의 안에서는 ‘사회 정의’에 관한 기독교의 바른 관점이 무엇인지 논의하고 합당한 답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이 있다. 하지만 한국교회는 그런 논의가 거의 없다. 심지어 이데올로기에 종속된 정의에 관하여 문제 제기를 하는 이들도 찾기 힘들다.

2022년 Truth Matters 컨퍼런스에서 ‘성경적 세계관을 회복하라’는 주제를 가지고 오웬 스트라챈(Owen Strachan)이 ‘사회 정의’를 비판했는데, 기독교인이 아니면서도 벤 샤피로나 조던 피터슨처럼 이 문제의 심각성을 알고 대중을 진실로 깨우치려는 헌신적인 사람들을 보며 부끄러움을 느꼈다고 말했다.

진리의 기둥과 터인 교회가 더욱더 이 문제를 성경의 관점으로 바르게 제시하여 어둡고 혼란스러운 세상에 밝고 선명한 빛을 제시해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2020년엔 미국 기독교 출판계에서 관련 서적이 많은 주목을 받았다. 칼 트루먼 <신좌파의 성혁명과 성정치화> 부흥과개혁사, 2022/ James Lindsay & Helen Pluckrose 《Cynical Theories: How Activist Scholarship Made Everything about Race, Gender, adn Identity- and Why This Harms Everybody》/ Scott David Allen 《Why Social Justice is Not Biblical Justice》/ Rod Dreher 《Live Not by Lies: A Manual for Christian Dissid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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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기준을 성경에 두고 있는가? ⓒ픽사베이
감사하게도 이 중에서 타데우스 윌리암스의 책이 국내 출간되었다. <사회 정의에 대한 기독교인의 12가지 질문: 비진리와 타협하지 말고 불의에 맞서라>는 책이다. 개혁된실천사에서는 스콧 데이비드 알렌의 책도 출간할 예정이다(사회 정의는 성경적 정의인가).

이제 한국교회도 우리 문화와 사회, 그리고 교회 안까지 침투한 이데올로기에 종속된 정의에 경종을 울리고 문제를 제기할 수 있게 되었다. 현실을 바로 보게 하는 목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되었다.

이 책은 사회를 계급으로 나눠 억누르는 자와 억눌리는 자로 보는 관점에서 ‘정의’를 규정하게 할 때, 얼마나 큰 문제가 생기는지 우리에게 경고한다. 또 통계적·역사적으로 그것이 얼마나 잘못된 근거 위에 주장되고 있는지 고발한다.

저자인 타데우스 윌리암스는 이 책을 통해 독자가 오해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 저자는 진영 논리를 펴고 있는 것이 아니다. 한쪽만 편드는 것이 아니다. 억눌린 자를 모른 체하자는 게 아니다. 사회적으로 불의를 당한 사람이 역사적으로 없었다거나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도 아니다.

다만 ‘정의’를 성경이 정의하도록, 하나님께서 규정하시도록 해야 한다고 일관성 있게 말한다. 각 장을 마무리하는 짧은 글에서 독자는 실제로 저자의 주장에 따라 이데올로기에 종속된 정의를 추구하다 하나님 은혜로 벗어나게 된 이들의 생생한 간증을 들을 수 있다.

‘사회 정의’라는 다소 생소한 주제에 관하여 나는 몰라도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있을지 모르지만, 하나님 나라와 그 나라의 ‘정의’가 회복되는 날을 기다리는 모든 성도에게 이 책이 필요하다. 그들이 이 땅에서 선포하고 실현해야 할 ‘정의’가 이데올로기에 잠식되지 않으려면, 하나님 자신의 정의를 교회의 정의로 삼기 원한다면 당신에게 이 책이 반드시 필요하다.

조정의
크리스찬북뉴스 편집인
유평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