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적, 신학적, 역사적 관점에서 본 언약신학
성경적, 신학적, 역사적 관점에서 본 언약신학

가이 워터스, 니컬러스 리드, 존 뮤더 | 김귀탁 역 | 부흥과개혁사 | 911쪽 | 60,000원

하나님께서 아담, 노아, 아브라함, 모세, 다윗, 그리스도를 통하여 자기 백성과 언약을 맺으셨다는 것을 부정하는 성도는 여간해서 찾아보기 힘들다. 그만큼 성경이 너무도 명확하게 ‘언약’을 강조하기 때문이다.

예수님은 제자들과 마지막 만찬을 나누시면서 떡과 잔을 통해 자기 ‘피로 맺은 새 언약’을 제정하셨다(눅 22:20). ‘새 언약’은 이전에 아담을 시작으로 다윗까지 점진적으로 계시하신 하나님 언약의 결정판이라 할 수 있다.

요컨대 인류의 역사는 언약의 역사다. 인류가 타락하기 전에도 언약은 있었고, 인류가 최종적으로 거주할 새 하늘과 새 땅에서도 새 언약의 효력이 영원히 발휘된다.

그런데 우리에게 911쪽의 방대한 <언약신학> 연구서가 필요한 이유가 뭘까? 이 책의 ‘맺음말’을 기고한 케빈 드영은 “언약신학은 냅킨 뒤에 스케치할 수 있을 만큼 단순하다”고 말하고 나서, 언약신학이 중요한 네 가지 이유를 이렇게 제시했다. ①웅장한 구원의 역사를 알게 한다 ②개인이 아니라 공동체 안으로 들어오신 하나님을 보게 한다 ③우리 믿음을 불러일으킨다 ④하나님의 계시를 이해하는 중요하고 필수적인 방법을 제공한다(864-865쪽).

특히 가이 워터스와 니컬러스 리드, 존 뮤더가 엮은 <언약신학>은 ‘성경적·신학적·역사적 관점에서 본 언약신학’이다. 하나님이 자기 백성과 맺으신 언약을 성경적으로 더 깊이 알 때, 신학적으로 더 견고하게 배울 때, 역사적으로 더 분명하게 확신할 때, 우리는 언약신학이 주는 유익을 더 풍성하게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이 책 편집자들은 리폼드 신학교 교수 노먼 하퍼의 말을 빌려, 은혜 언약 교리를 강조하지 않고 심지어 언약신학의 가치를 의심하는 개혁파 진영의 어떤 이들을 우려하며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린다.

“언약신학은 철저히 성경 본문의 가르침에 근거하고, 삼위일체 하나님의 사역에 집중하며, 역사적인 지지를 받고, 종말에 관한 바른 이해를 제시한다. 모든 신자가 고백해야 할 신앙고백을 제공하고, 하나님의 은혜와 자비를 최상으로 높이며, 매우 실천적이다.”

쌍무지개 기상청 소나기 언약 무지개
▲기상청에서 촬영한 서울 상공 쌍무지개 모습. 노아의 홍수 이후 무지개는 언약의 상징이 됐다. ⓒ크투 DB
이를 증명하기 위해 1부에서는 성경의 언약들을 주석적으로 접근해 창세 전 맺은 구속 언약, 구약과 신약에 나타난 행위 언약, 아담과 맺은 은혜 언약, 노아·아브라함·모세·다윗과 맺은 은혜 언약, 대선지서, 복음서, 바울서신, 히브리서, 요한서신과 계시록에 나타난 언약을 설명한다.

2부에서는 언약을 역사적으로 어떻게 이해했는지 초대교회를 시작으로 중세, 종교개혁 시대, 종교개혁 이후, 네덜란드 개혁파와 칼 바르트, 토머스 토런스, 제임스 토런스의 언약신학 그리고 최근의 언약신학을 전개한다.

마지막 3부에서는 언약을 둘러싼 여러 부차적이고 신학적인 연구들을 다룬다. 가령 언약의 고대 근동 배경, 제2성전 시대 유대교, 세대주의, 새언약신학 등을 다룬다. 마지막으로 존 뮤더는 ‘언약에 대한 반성을 위한 참고문헌’으로 방대하고 분석적인 자료를 제시한다.

언약주의와 세대주의는 서로 다른 성경 해석 체계를 제시한다. 기본적으로 둘 다 ‘문자적’ 해석(역사적-문법적 성경 해석)을 견지하지만, 언약주의는 성경 전체를 꿰뚫는 언약이라는 틀 안에서 필요한 부분을 상징적으로 해석한다.

세대주의는 구속 언약부터 새 언약까지 점진적으로 계시하신 하나님의 언약을 인정하지만, 연속성과 비연속성을 감안해 이스라엘과 교회에게 각각 약속하신 것을 ‘문자적’으로 이루실 것을 기대하며 성경을 해석한다.

절친인 R. C. 스프로울과 존 맥아더 목사는 각각 언약주의와 세대주의를 대표하는 목사이자 신학자이지만, 둘 다 개혁주의 신학을 따르는 복음주의 교회의 핵심 인도자이다.

어떤 면에서 한국은 언약주의와 세대주의가 화평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세대주의를 이단으로 취급하는 목사나 신학자가 있고, 종말론이 다르면 종말론 아닌 다른 주제로 아무리 성경적으로 바르고 유익한 책을 써도 번역하지 않는 출판사도 있다.

명백히 다른 진영에 있는 존 파이퍼 목사와 존 맥아더 목사가 함께 콘퍼런스 강사로 ‘청교도 신학’을 가르치는 미국 복음주의 교회와 많이 다른 분위기이다.

‘우리’라는 한 공동체 안으로 하나님이 들어오셨다는 아름다운 언약의 교리를 가르치면서, 오히려 그 ‘언약’ 밖으로 다른 분별을 가진 이들을 밀어낸다면 얼마나 가슴 아프고 안타까운 일인가?

거의 대부분의 내용에 동의할 두 진영의 성도가 우주적인 측면에서 한 교회를 이루고 있고 그 안에 하나님이 거주하고 계신다면, 우리는 모두 가지고 있는 관점과 상관없이 <언약신학>의 풍성한 유익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이 책의 짧은 추천 글을 남긴 조엘 비키가 말한 것처럼, “개혁파 신학은 곧 언약신학이라고 알려졌다. 언약이 성경의 교리와 주제일 뿐만 아니라 성경의 모든 계시를 조직하는 원리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누구든지 이 책을 정독하고 자기의 것으로 잘 소화한다면, 성경의 모든 계시를 조직하는 원리를 발견하고 어떤 성경 교리나 주제를 다루든지 언약의 풍성한 은혜를 맛보며 언약의 하나님을 향한 믿음을 고취할 수 있을 것이다.

조정의
크리스찬북뉴스 편집인
유평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