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지난 1월 8일 브라질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지지자 수천 명이 대선 결과에 불복해 수도 브라질리아를 습격했다. ⓒBBC 보도화면 캡쳐
2021년 1월 6일 미국 국회의사당 봉기에 비유되는 폭동의 여파로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대통령 행정부는 정부 청사에 침입한 약 1,800명을 구금했다.

미국 처치리더스닷컴(churchleaders.com)은 “브라질 통신사 아젠시아 푸블리카(Agência Pública)가 구금된 시위대 1,398명의 정부 노동 기록을 분석한 바에 따르면, 체포된 이들 중 적어도 4명의 복음주의 목사가 있었다. 이는 폭도들 사이에 복음주의자들과 가톨릭 신자들이 상당히 많이 있음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이어 “수백 개의 기독교 단체, 특히 네오-오순절교회뿐만 아니라 가톨릭 단체도 쿠데타 시도에 참여했거나 신자들을 동원한 것이 분명해졌다”고 했다.

소셜미디어에 게시된 수많은 동영상에는 폭도들이 기도하고, 기독교 구호를 외치고, 수도 건물을 습격하면서 찬송가를 부르는 모습이 담겨 있다. 화제가 된 영상 중 하나는 상원 회의실에 모인 한 무리에 속한 남성이 “브라질은 주 예수님의 것이다! 상원은 우리 교회이다! 상원은 하나님 백성의 교회이다!”라고 외치는 것이었다.

정치과학자이자 비영리단체 ‘에반젤리칼 옵서바토리’(Evangelical Observatory) 책임자인 비니시우스 도 발레(Vinicius do Valle)는 “그들은 자신이 영웅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이므로, 그들의 행동을 기록하고 얼굴을 보여 주었다. 그들은 분명히 종교적 수사를 지니고 있었다. 다른 영상에서 그들이 성경을 인용하거나 방언으로 말하는 것을 볼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보우소나루가 종교를 중심으로 한 정치적 인물(페르소나)을 창조했다”며 “이는 기독교의 보수적 측면과 연결된 일종의 종교성이다. 그래서 (그는) 복음주의, 보수 천주교와 깊은 동맹을 맺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브라질의 신학자이자 인권운동가인 프리실라 도스 레이스 히베이루(Priscilla dos Reis Ribeiro)는 “그 동맹은 계속 유지될 것”이라며 “소셜미디어 그룹은 4년 동안 보우소나루의 파시스트 행정부를 지원하기 위해 허위 정보를 퍼트려 왔다. 그 과정에서 만들어진 사고 방식은 갑자기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히베이루에 따르면, 그러한 두려움은 너무 깊이 뿌리 박혀 있기 때문에, 일부 사람들은 그들의 유일한 희망이 군사 정권이라고 믿고 있다. 민주주의는 더 이상 그들과 그들의 교회를 보호할 만큼 충분히 강력하지 않다.

히베이루는 “그 단체들은 근본주의적 성격을 띠고 있으며, 정치적 폭력을 믿는다”고 경고했다.

아틀라스/인텔(Atlas/Intel)이 1월 8일과 9일에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브라질 복음주의자들의 64%가 군사 쿠데타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약 31%가 수도 침공을 지지했으며, 이는 전체 인구 중 18%가 지지하는 것과 비교된다. 또 복음주의자의 28%만이 룰라의 선거가 합법적이었다고 믿고 있다.

그들은 부패 혐의로 투옥됐다가 대법원이 그 유죄 판결을 무효화한 후 석방돼 정치적으로 복권된 룰라가 보우소나루를 권력에서 제거하기 위한 선거 사기의 결과로만 승리했다고 주장한다.

처치리더스닷컴은 “이러한 음모는 브라질 대선 개표기에 대한 보우소나루의 불신과 룰라의 승리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지속적인 위협을 반영한다”고 했다. 

교황청립 상파울루 가톨릭대학교 신앙문화센터의 프란시스코 보르바 히베이루 네토 소장은 “1월 8일 폭동이 보우소나루 지지자로 위장한 노동당 무장세력에 의해 자행됐다고 믿는 이들도 있다”고 했다.

히베이루 네토는 “보우소나루이즘은 정신분열증 경향을 강화했고, 그들은 좌파가 젊은이들을 동성애자가 되도록 강요하고 교회를 폐쇄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했다.

상파울루주 보투포랑가(Votuporanga)시의 기독교 지도자인 토니뉴 라시아노(Toninho Graciano) 목사는 릴리저스뉴스(RNS)와의 인터뷰에서 “이 도시의 출신의 30~40명 교인들이 주일 브라질리아로 갔다. 나도 가고 싶었지만, 일을 해야 했기 때문에 그들과 함께할 수 없었다”고 했다.

그는 “부정행위에 반대한다. 영상은 그곳에 잠입한 이들, 이미 부정행위에 대한 의도를 가진 이들이 있었다는 사실을 점점 더 많이 보여줄 것이다. 그런 일들은 보수주의의 평판을 손상시킬 수 있다”고 했다.

라시아노 목사는 “많은 폭도들이 선거 사기가 있었다고 확신하고 있다. 한 가지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것은, 전과가 있는 대통령은 당선될 수 없었다는 것”이라며 “우리가 선출한 복음주의 의회 의원들이 우리의 권리를 수호하고 건전한 교리에 충실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브라질 하원의원의 20%에 해당하는 100명 이상이 룰라 행정부에 강력히 반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강력한 복음주의 블록의 일부다.

그 회원 중 한 명은 브라질의 유명한 복음주의 목사이자 정치인이며, 보우소나루의 강력한 동맹자인 마르코 펠리시아노(Marco Feliciano) 하원의원이다. 

펠리시아노 의원은 RNS와 인터뷰에서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함께했던 신중한 기독교인인 우리는 정치적 요인이 아니라 유대-기독교 관습과 같은 이데올로기적 요인, 재산에 대한 존중, 더 중요한 전통적인 가족과 생명에 대한 보호를 중요하게 여긴다”며 “이러한 가치는 협상할 수 없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펠리시아노는 “룰라와 가까운 이들은 전통적 가치를 부정하는, 소련에서 날조된 기독교인들”이라며 의회의 복음주의 블록이 룰라 행정부와 협력할 것이라는 생각을 거부했다.

전국기독교교회협의회(National Council of Christian Churches)를 이끄는 로미 벤케(Romi Bencke) 목사는 “브라질이 위험한 순간에 처해 있다고 믿으며, 종교단체들이 이 상황의 심각성을 이해하고 단결하여 반폭력 조치를 취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어 “기독교 원칙을 재확인하고 극단주의 단체들과 동행해 온 목회자들을 가려내기 위해서는 강한 태도가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합법성을 유지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프리실라 히베이루는 “극우는 그들을 설득하기 위해 도덕적인 미사여구를 사용했다. 우리는 그들과의 대화에서 사회적 돌봄과 연대를 강조해야 한다”고 결론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