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박해지수, ‘통계’보다 행간의 ‘사람’에 주목하길”

김신의 기자  sukim@chtoday.co.kr   |  

오픈도어, WWL 개발 30주년 맞아 선교전략적 의미 고찰

▲세계박해지수(월드와치리스트: WWL)가 개발 30주년을 맞았다. ⓒ한국오픈도어선교회
▲세계박해지수(월드와치리스트: WWL)가 개발 30주년을 맞았다. ⓒ한국오픈도어선교회

전 세계의 박해받는 교회를 섬기는 것을 핵심 가치로 삼고 있는 한국오픈도어선교회(이하 오픈도어)가 18일 KWMA 세미나실에서 개최된 ‘2023 WWL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세계박해지수’(월드와치리스트: WWL) 개발 30주년을 맞아 ‘세계박해지수’의 선교전략적 의미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오픈도어 사무총장 김경복 선교사는 먼저 “오픈도어의 창시자 브라더 앤드류는 한국교회에 ‘복음의 밀수꾼’으로 알려졌다. 그가 1955년 처음으로 동구권 공산국가인 폴란드를 방문했을 때, 공산권을 향한 사역의 부르심을 확신했다. 교회는 폐쇄됐고, 그리스도를 따르는 성도들이 완전히 사라진 줄 알았지만, 그곳엔 여전히 목숨을 걸고 신앙을 이어가는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들이 있음을 알게 됐다. 그가 방문한 한 침례교회 목사와의 만남이 현재의 오픈도어 사역을 있게 했다. 브라더 앤드류는 폭스바겐 차에 성경을 가득 싣고, 잊혀서 혼자 남았다고 생각하는 지체들을 찾아가기 시작했다”고 오픈도어의 시작을 전했다.

그는 “30년 전인 1993년, 오픈도어의 주요 사역 대상이었던 공산권이 개방되면서 새로운 사역지역을 물색하게 됐다. 그러면서 박해받는 교회의 실상과 사역 대상지로 선정할 기준을 파악하기 위하여 연구팀이 설립됐고, 현장을 이해할 간단한 설문조사 형태의 연구가 시작됐다. 이후 보다 구체적이며 분석 가능한 연구 방법을 고민하게 됐고, 2차례에 걸쳐 큰 틀의 연구 방법론이 개발됐다”고 ‘WWL’의 시작을 설명했다.

그는 “현재 2013년 개발된 연구 방법론을 10년간 지속해서 사용하고 있는데, 이는 압박과 폭력이라는 큰 틀로 구분한다. 각각의 틀은 사회 현상적으로 쉽게 구분할 수 있는 폭력과, 사회의 다양한 영역에서 서서히 목을 죄어오듯 전방위적으로 찾아오는 압박으로 나눈다. 폭력은 정기적으로 언론과 방송에 주의를 기울이면 쉽게 통계를 잡을 수 있고, 누구나 선교지의 언론을 일정기간 모니터하면 유사한 결과를 도출해 낼 수 있다. 반면 압박은 사회의 다양한 요소에 의해 서서히 진행돼 형성돼 온 사회 특색과 관계된 문화적 측면이 있으므로 쉽게 분별하기가 어렵다”며 “따라서 월드와치리서치팀-세계 감시 연구팀-은 개인, 가정, 사회, 교회, 국가적 영역으로 구분하여 세밀하게 설계된 설문을 통하여 수치로 환산 표시한다. 각 영역의 최고 점수는 16.9점이며, 총 6가지 영역을 합산하여 100점이 된다. 이렇게 세밀하게 지수를 환산하는 이유는 국가별로 다양한 환경에서 다양한 요인에 의해서 발생되는 박해의 정도를 서로 단순비교가 가능하도록 이해하기 위함”이라고 했다.

▲오픈도어 사무총장 김경복 선교사. ⓒ송경호 기자

▲오픈도어 사무총장 김경복 선교사. ⓒ송경호 기자

특히 “한국교회의 선교 현장이, 오픈도어가 예의주시하며 감시하고 있는 상위 50개국과 무관하지 않다. 또 코로나 팬데믹 이후 한국선교의 새로운 이정표를 전통적 방식의 선교에서 현지 교회와 더불어 선교하는 전략적 방식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며 “우리는 지난 30년간 축적된 오픈도어 WWL 국가별 자료를 최소한 개괄적인 정보로 정리하여, 매주 한 나라씩 상위 50개국 전체를 소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오픈도어의 비전과 정신 7가지 중 ‘동반자적 선교: 우리는 그리스도의 몸의 지체이다’, ‘현지 교회의 필요에 응답하는 선교: 우리는 박해받는 교회를 섬긴다’, ‘현지 교회가 주체가 되는 선교: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와 그의 지상명령에 순종한다’라는 세 가지를 살핀 후 WWL 상위 50개국을 어떻게 봐야 할지에 대해 전했다.

그는 “WWL을 보면 해마다 상위 50개국의 순위가 변동되고 있지만, 대체로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지역과 중앙아시아 중동, 그리고 아시아의 공산권을 중심으로 포진돼 있다. 이 지역은 한국교회 선교사 파송률이 압도적으로 높은 지역에 해당한다”며 “지난 30년가 축적된 WWL의 각 국가별 정보가 이미 파송된 한국 선교사들에게 잘 전달되기만 한다면, 유용한 정보로 서로 교차 확증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사역상의 안전을 확보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파송교회의 입장에서 보면 오픈도어의 입장이 선교지의 다양한 측면을 이해하는 데 크게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선교 담당자를 훈련하고 일정 수준의 관점을 유지시켜 줄 것”이라며 “왜냐하면 WWL의 보고서 자체가 각 국가에서 발생된 유의미한 사건사고들을 순차적으로 잘 요약 분석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선교의 모든 행정을 집행하는 선교단체에게도 WWL은 일정 부분 역할을 감당할 수 있다”고 전했다.

또 “한국위기관리재단에서 매일 각 국가별 위기상황을 간단하게 브리핑해서 전달해 주고는 있지만, 사건사고에 대한 간단한 사실만 전달될 뿐 깊이 있는 현장 사역자의 기사를 접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WWL는 현장의 사역자와 외부 전문가, 그리고 WWL 분석연구원들에 의해 지속적으로 감시 관찰한 결과들이 심도 있게 소개되기에 현장을 깊게 들여다 보며, 선교 방향과 전략을 세우는 데 유익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선교에 관심이 높은 일반 성도나 선교 헌신자들에게도 WWL은 일정 부분 도움을 줄 수 있다. 매주 발간되는 선교 현장의 소식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단기로라도 현장 방문을 하게 된다면, 선교 현장에 대한 통찰력을 얻을 수 있고 실제적인 계획을 수립할 수 있을 것”이라며 “무엇보다도 50개국의 정보는 우리에게 무엇을 어떻게 기도할 수 있을지 매우 유용한 안내자로서, 피선교국의 상황을 공감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할 것”이라고 했다.

김 선교사는 “지난 30년간 오픈도어 세계 기독교 박해지수는 기독교 언론의 주목을 받아왔다. 이것은 아마 기독교 박해상황을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연구해서 발표해 온 유일무이한 통계자료이기 때문인지 모른다. 그러나 이것을 사람들의 주의를 끄는 통계로 접근하는 것은 크나큰 우를 범할 수 있다”며 “통계자료를 아무리 정교하게 분석하고 숫자를 나열한다 해도, 박해받는 교회의 정서를 다 담아낼 수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수치로 전달되는 통계보다 그 행간에 담긴 사람들에게 주목해 주기를 바라고, 그들의 이야기에 주목해 주길 바란다. 또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스스로 물어보길 바란다. 그러면 WWL가 나에게 말을 걸어 오고 수많은 고난받는 교회와 성도들이 다정한 이웃이 되어 찾아 올 것”이라며 “그러므로 한 지체가 고통을 받으면 모든 지체가 함께 고통을 받고, 한 지체가 영광을 얻으면 모든 지체가 함께 즐거워하나니 너희는 그리스도의 몸이요 지체의 각 부분이라(고전 12:26)는 말씀이 실감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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