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더함
▲최더함 박사가 강의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16일 서울 은평구 바로선교회에서 열린 2023년 마스터스 신년 특별강연에서, 최더함 목사는 평신도들이 사전지식 없이 읽기 어려운 레위기의 구체적인 의미도 짚어줬다.

그에 따르면 레위기는 1-10장까지 제사에 관한 내용(대신 관계), 11-27장은 정결법 즉 거룩한 삶에 관한 내용(대인 관계)이다. 구체적으로 1-7장은 죄인을 대신할 제물, 8-10장은 제물을 바칠 제사장, 11-16장은 자신의 깨끗한 삶, 17-27장은 이웃과의 관계에서 거룩한 삶 등을 알려주고 있다.

최 목사는 “제사의 필요조건, 즉 하나님을 만나려면 반드시 제단(교회)을 통해야 하고(1:1), 반드시 흠 없는 제물을 드려야 한다(신 23:18)”며 “하나님은 ‘내가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하라’고 명령하셨다. 그리고 제사는 반드시 제사장과 함께 드려야 한다(1:9)”고 했다.

이후에는 번제(1:10-17), 소제(2:1-16), 화목제(3:1-17), 속죄제(4:1-5:13), 속건제(7:1-10) 등 각 제사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번제(燔祭)는 흠 없는 수컷의 제물을 예배자가 직접 잡아야 한다. 죽어가는 제물을 바라보며 자신의 죄를 떠올리라는 의도이다. 이 죽임 당한 어린 양으로 예수께서 오셨고, 내가 예수님을 죽인 죄인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제사를 드리라는 것”이라며 “제사장은 가죽을 벗기고 각을 뜬다. 육신적인 것을 죽이라는 의미(롬 8:13-14)다. 제사장이 든 칼은 말씀의 검, 망치는 성령의 몽둥이로 해석하면 어떨까”라고 했다.

또 “다른 제사는 하나님이 받으시고 남은 나머지를 사람들이 나눠먹지만, 번제만은 전부 불태워야 한다. 하나님이 기름까지 다 가져가신다”며 “몸에 나쁜 동물 기름까지 기쁘게 받으시고, 우리에겐 좋은 것만 주신다. 번제를 드린 예배자에겐 하나님께서 큰 축복을 내리신다”고 전했다.

소제(素祭)에 대해선 “첫 열매를 고운 가루로 빻아서 드려야 한다. 하나님은 자아가 완전히 죽은 자의 예배를 받으신다”며 “번제는 한 마디로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죽음 즉 하나도 남김없이 하나님께 다 바치는 예수님의 희생을 예표한다면, 소제는 거친 것이라고는 조금도 찾아볼 수 없는 순결하고 깨끗한 예수님의 생애를 상징한다. 주님은 곱디 고운 밀가루처럼 완전히 자신을 부서뜨린 소제의 삶을 사신 분”이라고 했다.

이와 함께 “누룩과 꿀을 넣지 말아야 한다. 누룩은 위선, 꿀은 쾌락을 의미한다. 말씀의 꿀을 먹지 않고 세상의 꿀을 먹기 위해 떠난 이들이 많다(딤후 4:9-10)”며 “기름과 유향과 소금을 넣어야 한다. 성령의 기름, 헌신과 사랑의 유향, 부패를 막는 소금 등으로 완전히 육의 기운이 빠져야 거룩한 산 제사가 된다”고 강조했다.

최더함
▲바로선교회에서 특별강연이 진행되고 있다. ⓒ이대웅 기자
화목제(和睦祭)에 관해선 “구약의 성찬식과 같다. 다른 제사는 제물의 가죽을 벗기고 각을 뜨고 내장을 씻는 의식이 있지만, 화목제는 등골부터 쭉 내려가며 제일 좋은 기름을 떼어 하나님과 제사장에게 드린 다음 나머지는 제사드리는 사람들이 함께 나눈다”며 “예수님은 화목제물이 되기 위해 죽으셨다. 화목제물인 소나 양과 염소처럼 말없이 화평을 위해 모든 고통의 십자가를 지셨다”고 말했다.

최 목사는 “화목제는 평화의 예배이다. 하나님은 연약한 우리의 그릇에 화평이라는 보물을 담아 두셨지만, 우리가 소중히 다루지 못해 화평이 깨져버린 것”이라며 “번제는 가죽을 벗이고 각을 떠서 하나님께 불태우지만, 화목제는 각도 뜨지 않고 가죽도 벗기지 않고 콩팥, 간, 내장, 기름 부분만 하나님께 불살라 드리고 기름기가 빠진 아롱사태, 뒷다리, 안심, 등심 등을 나머지는 같이 어울려 먹는다. 같이 먹으면서 교제하고 즐기는 천국 잔치의 제사”라고 했다.

속죄제(贖罪祭)와 관련해선 “번제와 소제, 화목제는 자원해서 드리는 반면, 속죄제는 하나님 앞에서 계명을 어겼을 때 반드시 드려야 하나님께 나아갈 수 있는 제사”라며 “이는 제사장과 회중 모두 드려야 한다. 성경은 제사장 즉 목사도 죄를 지을 수 있다고 말해준다. 특히 목사들끼리 명예와 이권을 두고 서로 다투고 중상모략하고 인신공격하는 죄는 하나님이 매우 싫어하시는 죄”라고 지적했다.

그는 “속죄제는 먼저 제물을 끌고 와 죄인이 직접 망치로 정수리를 때려 죽인 다음, 피는 제사장이 받아 회막에 뿌리고 피를 손가락에 찍어 향단 뿔에 바르고, 나머지 피는 번제단 밑에 쏟는다”며 “속죄제가 번제·화목제와 다른 것은 제물의 가죽과 똥, 내장들은 영문 밖 쓰레기 불사르는 곳에서 태워버린다는 점이다. 우리가 죄를 범했을 때, 모든 죄는 성전 안에까지 들어오지 않고 밖에서 다 불살라 없어진 뒤 피만 성전 안에 들어온다. 제물을 바치기 전 형제나 부부와 화해하라고 하신 이유”라고 전했다.

속건제(贖愆祭)의 경우 “이웃에게 죄를 입힌 자가 드리는 제사로, 보상의 의미로 제물 위에 1/5를 더 준비한다. 속죄제가 죄 사함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라면, 속건제는 보상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라며 “보상으로 바친 제물은 20% 추가된 것이기에, 하나님께서 제사장에게도 특별히 배분하신다. 오늘날 목회자도 오직 하나님이 공궤하시는 것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신앙 성숙은 다른 이를 어떻게 대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미숙한 자는 다른 사람을 괴롭히면서도 그 괴롭힘을 잘 인식하지 못한다. 그냥 재미 삼아 다른 사람들을 괴롭히고 고립시키는 것은 범죄”라고 언급했다.

카라바조 이삭의 희생
▲카라바조(Caravaggio)의 ‘이삭의 희생(Sacrifice of Isaac, 1603)’. 하나님은 이삭을 ‘번제’로 바치라고 하셨다. ⓒ위키
이 외의 제사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전제(奠祭)에 대해 “포도주를 갖고 와서 드리는 제사로, 관제라고도 부른다”며 “사도 바울은 ‘전제와 같이 내가 벌써 부어지고 나의 떠날 시각이 가까웠도다(딤후 4:6)’고 했다. 내 몸을 하나님의 제단에 포도주처럼 쏟아부을 때, 즉 죽음이 가까웠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거제(擧祭)는 제물을 들어올려 드리는 제사로 양이나 소를 잡아서 ‘하나님 보시옵소서’ 하고 위로 드는 것이다. 요제(搖祭)는 제물을 잡고 흔드는 것으로, 찬송을 드리며 춤추고 북을 치는 것이 모두 요제와 거제에 속한다.

낙헌제(樂獻祭)는 자발적으로 즐거운 마음으로 하나님께 예물을 드리는 제사로, 대개 서원이 끝나거나 기도 응답에 감사해서 드리는 것이다. 오늘날 집에서 혼자 찬송하고 기도하는 제사로, 제사장이 없어도 되고 성전에서 드리지 않아도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