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호 한국선교지도자포럼, 한선지포
▲지난해 10월 한국선교지도자포럼 모습. 본 사진은 해당 칼럼과 관련이 없습니다. ⓒ크투 DB
요즘 코로나19 이후 온통 새로운 전략을 찾는 세미나가 국내에서 많이 열리면서 대안을 찾고, 책 출간도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 세계선교 지도자 세미나도 대부분 이러한 방향으로 새로운 전략을 찾는다고 열심인 듯하다.

필자 역시 코로나 이후 새로운 대안이 무엇인가 고민을 하게 되는 것은, 여기저기서 많이 떠들기 때문이다. 시대적 상황 즉 국내 국제 정치와 경제, 사회적 환경의 변동으로 많은 전략이 수정되고 새로운 구상이 필요하다고 본다.

국내 환경으로는 교회 성장세 하락으로 인하여 선교사에 대한 재정 지원이 대폭 감소해, 현장에서 어려운 상황이 가속화될 수 있다. 현장에서 느끼는 어려움은 각자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하나님의 공급하심으로 견디게 될 것이다.

현장에서도 선교 전략의 새로운 구상이 필요하다고 야단이다. 그런데 실제적으로 무슨 구상인가? 지금까지도 특별한 전략 없이 지내왔는데, 새삼스러울 것이 없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한국 선교는 교회 사역이 핵심이기 때문에, 현장에서 교회 사역만 집중하면 되는 것이다. 별다른 전략이나 구상이 필요 없는 일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사실 교회 사역도 분명한 전략이 필요하다. 세상을 향해 어떻게 전도활동을 펼치며 지역 복음화를 위하여 어떻게 나갈 것인가는 ‘사명’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시대는 급속도로 변하는데 구태의연한 태도로 임한다면, 변화하는 시대를 전혀 따라가지 못하고 세속에 점령당하는 결론을 가져오기 때문이다.

오늘날 교회는 종교의 기본 역할을 수행하는데 급급하다. 오직 교회생활 예배에 충실하게 참여하도록 하는 것인데, 아주 신실한 종교인을 양성하는 것이다.

반면 그리스도인이 된 이후 나에게 주어진 기본적인 사명에는 관심을 갖지 못하고 있다. 세상을 향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도전하지 않고, 오직 교회만 잘 다니면 되는 것으로 강조하는 목사들의 문제인 것이다. 시대가 급변할수록 세상에 대한 교회의 역할은 더욱 더 중요한 것은 모두가 아는 것인데…, 여기에 대한 깊은 고민, 이것을 우리는 전략이라고 한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하여 온 세계가 심리적, 정신적인 두통을 호소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우크라이나에서 수많은 생명들이 무고하게 희생당하고 개인 거주지가 파괴되어 갈 곳을 잃어버렸으며, 당장 먹고 사는 것이 가장 우선적인 일이 되어버렸다고 본다. 미래에 대한 꿈도 일상도 모두 사라져버린 것이다. 무수한 사람들이 잃어버린 아들, 손자, 남편, 아버지로 인하여 참담한 슬픔을 경험하고 있으며 절망에 몸부림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그들을 향한 선교 전략은 무엇인가? 간단하다. 먹을 것을 제공하고 살 공간을 마련해 주는 것이다. 이러한 일은 개인적으로 할 수 있는 것도 있지만, 국제사회가 나서서 행할 일이기에 개인이 접근하기는 사실상 어렵다.

오직 나와 관계가 있는 자들에게 할 수 있는 한 지원하고 함께 울어주고, 더 나아가 말씀으로 위로해 주는 등 영적인 일에 더욱 치중하는 것이 전략일 것이다. 특별한 국제 전략회의까지 갈 필요도 없다. 그리고 전략회의를 해봐도 별다른 대안을 찾아볼 수 없다.

전략을 이야기하면 매우 유식하게 보이고 대단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뜬구름 잡는 일이 더 많음을 모두 공감할 것이다. 현재 일에도 전략이 없는데, 여러 국가에서 다양한 이름으로 모인다고 전략이 생길 것 같지 않다. 그리고 전략은 각 지역 상황에 맞게 나오는 것이기에, 국제 전략회의는 말만 거창하게 들려온다.

코로나19 이후 전략이나, 국지전 혹은 대리전이 펼쳐지고 있는 상황 이후, 전략적 선교라는 제안을 많이 하지만 별도 달라질 것이 없다고 본다. 경제적 상황이 악화되어 사역이 위축될 것이고, 물질적인 지원은 더 많이 요구될 것이다. 이것은 어제나 오늘이나 내일이나 동일한 문제일 것이니, 그것을 전략회의에 올린다고 별 뾰족한 수가 나올 수 없다.

전략적 사역은 자신에게 주어진 사역 현장에서 자신을 내려놓고 현장의 어려운 일에 동참하여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마음과 물질을 투자하는 것이다. 가만히 살펴보면 사역자들이 필요한 일이나 자식 교육하는 일에는 재정을 아낌없이 사용한다.

그것이 당연한 일일 수도 있지만, 교회 재정이나 공금을 가지고 ‘내 것이 아니니까’라는 생각에 마구 사용한다면 심히 유감스럽고 안타까운 일이다.

동역자들 간에 세월이 흐르다 보면 서로 알지 못하던 사실과 성품이 드러나게 되는데, 저으기 실망하지 않을 수 없는 때가 종종 있다. 사역자들은 재정훈련을 철저하게 받아야 하는데, 훈련원에서 전혀 선행교육이 없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전략적 사역이란 나를 대신할 사람을 세우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 한국 선교 현장은 앞으로 5년, 길게 보아 10년이면 선교사 70%가 은퇴할 것이라는 통계가 여기저기서 나오는 것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필자가 속한 지역만 해도 거의 80%는 은퇴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현재 발생한 심각한 문제는 내일 은퇴할 사람도 사역과 큰 재산을 물려줄 사람이나 제자가 없다는 것이다. 얼마나 심각한 일인지 모른다. 이게 한두 군데가 아니다. 대부분 그러하다면….

그러니 한국 선교가 얼마나 안이하고 근시안적인 사역을 하고 있었는지 결과를 통해 볼 수 있는 것이다. 필자는 전혀 전략 없이 행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사람을 키운다는 것은 3년으로 될 일이 아니다. 함께 살면서 다양한 경험 속에 성품을 알아가고, 정직성이나 물질관, 비전을 보게 되는 일이다. 10년을 함께 사역해도 사람은 모르는 일인데, 이러한 일에 시간과 재정을 투자하지 않으면서 무슨 다른 전략을 이야기하는지 모르겠다. 사람이 가장 큰 전략적 자산인 것을 모르는 걸까?

학교를 세우고, 수십 개 교회를 세우고, 고아원을 세우고, 선교센터를 세운다 해도, 사람을 세우지 못하면 대부분 전략적인 일은 되지 못할 것이다. 오히려 그 재산 문제로 평생 현장에 묶이고, 벌벌 떨면서 아까워 어찌할 바를 모르는 일이 발생하게 된다.

더 나아가 교회는 시험에 들게 되고, 선교사 퇴임을 학수고대하는 현지인들에게 재산권 다툼을 제공하는 어이없는 일이 될 것이다. 사람을 세우지 않고 행하는 모든 일들은 자신의 영광을 드러내는 것일 뿐이다. 수십 번 외쳐도, 전략은 물주 당신이 아닌 하나님 앞에 헌신된 사람을 세우는 일이다.

세르게이, 모스크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