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첸의 이 저술, <순전한 기독교> 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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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찬북뉴스 서평] 메이첸, 한국교회가 읽어야 할 보배

보이지 않는 것들
J. 그레셤 메이첸 | 노진준 역 | WPK | 688쪽 | 32,000원

J. 그레셤 메이첸(John Gresham Machen, 1881-1937). ‘그레셤 메이첸’이라고 번역했는데, 우리는 ‘메이천’이라고 김길성 박사께 배웠습니다. 그래서 저는 ‘메이천’이라고 합니다.

우리 출판사들이 각각 메이천 박사의 저술을 번역해 출판했는데, 저는 한 출판사 혹은 연합해서 전집으로 된 작품을 선보여줄 것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메이천 박사의 저술은 <기독교와 자유주의>(김길성 역, 크리스챤서적/ 황영철 역, 복있는사람), <메이천 박사 저작선집>(김길성, 총신대 출판부)에서 번역했고, 정규철 박사가 <그리스도의 동정녀 탄생>(CLC)을 번역한 상태입니다.

<신약 헬라어>(CLC), <기독교와 현대사상>(CLC), <바울 종교의 기원>, <믿음이란 무엇인가?> 등도 김효성 박사, 김남식 박사에 의해 번역되어 있습니다. 메이천 박사의 저술을 만나면 기쁩니다. <바울 종교의 기원>은 미국의 이민철이 번역한 것도 있습니다.

메이천 박사의 글은 매우 예리합니다. 그것은 자유주의 신학 변증 최선봉에 서 있기 때문일지 모르겠습니다. 메이천은 비평할 때 객관적 방법 그리고 상대방이 규정한 규범으로 상대방을 비평합니다. 때문에 상대가 메이천의 변증에 대해 항의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한국교회가 자유주의 신학에 대해 자유롭게 비평할 수 있는 이유는 메이천 박사의 신학 작업 때문입니다. 자유주의 진영 연구자들도 메이천 박사의 저술을 무시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저는 우리 시대에 좋은 연구자는 독일 루터파 신학자 게르하르드 마이어 박사라고 생각합니다. 루터파의 약점과 칼빈의 견해가 잘 반영되어, 계시 문서에 근거한 성경 이해로 기독교 진리 체계를 확립하고 있습니다.

최근 메이천 박사의 <보이지 않은 것들>이 출판된 것을 기쁘게 생각합니다. 이 책은 2020년 출판된 저술입니다. 메이천 박사의 유고들을 묶어 편집한 구도입니다. 메이천 박사 글에 미국 장로교 모든 신학교 교수들이 지지(Endorsements)의 글을 보냈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2017년 소천받은 스프라울 목사의 글도 포함된 것입니다. 오랫동안 진행된 기획으로 보입니다. 우리 번역에는 소개되지 않았지만, <보이지 않는 것들> 부제가 ‘A Systematic Introduction to the Christian Faith and Reformed Theology(기독교 믿음과 개혁신학 서론)’입니다. <보이지 않는 것들>로 번역되어 단순한 신학 에세이로 보이지만, 기획자들은 미국 장로교 신학의 기초적 정보로 평가하고 있는 것입니다.

저는 출판사(WPK)가 소개한 ‘C. S. 루이스의 <순전한 기독교>를 제외하고는 이에 비할 것이 없다’는 문구가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루이스가 행한 변증과 메이천 박사가 행한 변증은 같은 차원이 아닙니다. 메이천 박사는 철저하게 신학적이고 구체적으로 변증했습니다.

▲J. 그레셤 메이첸과 그의 글을 모은 &lt;보이지 않는 것들&gt;.

▲J. 그레셤 메이첸과 그의 글을 모은 <보이지 않는 것들>.

제가 살핀 영문에서는 이런 의미로 보였습니다. “루이스의 <순전한 기독교>의 말에 의하면, 메이천의 담화는 기독교 신앙의 기초를 명확하게 표현했으며, 개혁 신학에 대해서 특별하고 설득력 있는 설명”으로 보았습니다(In the vein of C.S. Lewis’s landmark “Mere Christianity” talks, Machen’s addresses are a crystal-clear articulation of the basics of the Christian faith, unfolding into an exceptional and persuasive explanation of Reformed theology).

개인적으로 아쉬운 것은 미국 동부와 서부 웨스트민스터신학교에서 메이천 박사의 신학이 잘 계승되지 않은 점입니다. 반틸 박사가 칼 바르트 신학에 대해 변호했는데, 그 뒤로 현대신학에 대한 적극적인 변호의 자세가 사라졌습니다. 최근에는 청교도주의로 경도됐다고 생각합니다. 현대신학에 대한 비평 혹은 변호에 대한 의지는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

메이천 박사가 자유주의 신학에 대해 효과적으로 변호해서, 미국 신학의 큰 기틀을 주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도 자유주의에 대해 자유롭게 비평할 수 있습니다. ​

반틸 박사(Cornelius Van Til, 1895-1987)와 서철원 박사가 현대신학에 대해 잘 변호했기에, 우리는 그 그늘에서 현대신학에 대해 적극적으로 변호할 수 있습니다.

메이천 박사와 반틸 박사 사이에는 박형룡 박사(朴亨龍, 1897-1978)가 있습니다. 박형룡 박사는 자유주의 신학에 대해 적극적으로 성경 축자영감론을 변호하고, 칼 바르트 신학에 맞서서도 변증했습니다. 그러한 신학의 기조에 메이천 박사의 신학이 있습니다.

그 메이천 박사의 저술이 2022년 다시 출판돼 소개되었습니다. 매우 좋은 일입니다. 메이천 박사의 사유를 읽으면서 함께 신학을 진행한다면, 좋은 신학 산물이 한국교회에서 생산될 것입니다.

<보이지 않는 것들>은 신학 에세이입니다. 방송용 내용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접근이 매우 쉽습니다. 그리스도인, 신학생, 목회자 모든 분들이 읽을 수 있는 내용입니다. 신학 사유 훈련에 좋은 저술이 될 것 같습니다.

메이천 박사에 대한 아쉬움은 비교적 젊은 나이에 소천한 것입니다. 좋은 신학 전파를 위해서는 장수도 조건입니다.

고경태
크리스찬북뉴스 편집위원
광주 주님의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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