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 목사 “내정설 인지, 공정 진행”
총추위 23인 중 법인이사회가 8인
교수협 “구성원 생각 반영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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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종합관 전경. ⓒ총신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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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신대학교 제22대 총장 선출을 위한 총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총추위)는 지난 5일 제1차 회의를 총신대 사당캠퍼스 주기철기념홀에서 열고 이 같이 결정했다.
이날 1차 회의위는 위원 23인 전원이 참석했으며, 김기철 법인이사장 사회로 열린 회의에서 임원을 선임했다. 위원장 외에 부위원장에 총회 회록서기 한기영 목사, 서기에 총신대 황선우 교수를 각각 선임했다.
송태근 목사는 총신대 법인이사와 총회 교육개발원 이사장을 맡고 있다. 기독신문에 따르면, 송 목사는 “위원장은 무엇을 결정하는 자리가 아니라, 위원들 23인들이 최대공약수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도와드리는 자리”라며 “일각에서 말하는 계파나 한 개인의 고집이 작용하지 않도록 공정하고 투명하게 섬기겠다”고 말했다.
송태근 목사는 “특정인 총장 내정설을 인지하고 있다”며 “그런 의혹이 전혀 작용하지 않도록 공정한 진행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송 목사는 “총추위는 학교 구성원들 의견이 반영되기 어려운 구조라는 점도 인정한다. 다만 지금 규칙을 바꾸는 것은 혼란과 부작용이 일어날 우려가 있다. 현 상황에서 건강하고 좋은 의견이 모아지도록 섬기는 것이 위원장의 도리라고 생각한다”며 “학교 구성원의 의견을 최대한 청취하겠다. 이 부분은 의심을 안 해도 좋다”고 밝혔다.
총추위는 오는 2월 7일 오후 2시 사당캠퍼스에서 제2차 회의를 열고, 총장 후보 추천 일정을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 현 이재서 총장은 출마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총 23인의 총추위는 법인이사회 소속이 8인으로 가장 많고, 총회 임원 5인, 교수 대표 4인, 직원 대표 1인, 대학·신대원 총동창회장, 대학·신대원·통합대학원 학생 대표 1인씩 등으로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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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추위 위원장에 선출된 송태근 목사. ⓒ크투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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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 교수협의회(이하 교수협)는 총추위 하루 전날인 1월 4일 ‘제22대 총신대학교 총장 선출에 즈음하여’라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특정인 총장 내정설에 대해 우려했다.
교수협은 “총장 선출을 눈앞에 두고, 총추위가 첫 번째 모임을 하기도 전에 세간에서 오르내리는 우려스러운 소리를 듣고 있다. 이에 결코 소문으로만 치부할 수 없는 소식에 입을 다물고 있을 수가 없어 목소리는 내고자 한다”고 취지를 밝혔다.
교수협은 “총추위 자체가 처음부터 기울어진 운동장이다. 총추위 23인 중 법인이사 8인과 총회 임원 5인을 합치면 13인으로 과반수”라며 “이번 총장 선출은 후보 추천부터 법인이사회가 주도하겠다는 의지가 너무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총장이 총신대의 수장임에도 총추위에 교수, 직원, 학생들 생각이 반영될 수 없는 구조로, 학교 구성원은 들러리 역할로 전락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총추위 활동 결과는 법인이사회와 총회, 두 기관의 의기투합 혹은 그들 간의 대결이 될 것으로 보아도 과언이 아닐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이번 총장 선출이 총신대와 교단의 미래보다, 또 다시 정치판의 야합이나 대결 현장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며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공정한 게임이 진행될 수 있을까를 놓고 심히 염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이미 법인이사회와 총회 임원들은 OO교회 OOO목사를 차기총장으로 내정했다는 소식이 널리 퍼지고 있다. 더구나 해당 목사는 그가 시무하는 교회에서 심각한 목회적 어려움을 겪었으며, 한 인터넷 매체에 의하면 총장 선출을 전제로 오는 5월 사임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이러한 분을 법인이사회와 총회가 뜻을 같이하며 총장으로 내정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교수협은 “이러한 일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된다. 전문경영인을 총장으로 내정하는 예도 더러 있지만, 암암리에 내정된 그분은 전문경영인이라고 평가할 만한 근거는 딱히 보이지 않는다”며 “만약 이러한 소식이 사실일 경우, 총추위 존재와 기능도 결국은 들러리가 되고 마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조금 더 염려스러운 점은 이러한 소식과 관련된 상황이 결국은 교단 내 일부 세력이 학교를 장악하게 된다는 위험성이다. 이것은 제20대 총장 시절 총장 세력을 견제하고 비판하기 위해 현재 실권을 가진 분들이 사용했던 논리”라며 “그런데 위에 언급한 분을 총장으로 내정한다면 아이러니하게도 과거 그 현상이 재현되는 것이고, 아전인수 형태가 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진영 논리가 실현될 경우 내년에는 교단과 학교 모두 해당 진영에서 장악하게 되는 초유의 사태가 일어나니라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며 “이에 따른 반작용과 부작용이 일어날 것이고, 결국 총신은 반복되는 회오리 속에 처할 확률까지도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끝으로 교수협은 “총장은 학교 현장을 알아야 하고, 교직원과 학생들을 이끌어야 하며 그들의 지지를 받아야 한다. 그렇기에 총신대 총장은 개혁신학으로 무장된 학자이자 목사이자 난세에 지혜로운 지도력을 발휘할 수 있는 리더여야 한다”며 “특정 진영 소수 몇 사람들의 의기투합으로 어느 특정인을 총장으로 내정할 수는 더더욱 만무하다고 선언하는 바”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