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이란 전역에서 벌어진 히잡 시위. ⓒBBC 뉴스 보도화면 캡쳐

히잡 의문사로 촉발된 이란의 반정부 시위가 26일로 100일을 맞은 가운데, 영국 BBC가 “이번 시위는 특별하다”고 언급했다.

BBC는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이란에서 가장 길게 이어지고 있는 이번 시위에 대해, 정권을 뒤흔드는 동시에 민중들도 막대한 희생을 치르고 있다고 전했다.

BBC는 “지난 2017년 이란에서 경제 정책이 실패한 후 전국적인 반정부 시위가 발생했고, 2019년에도 정부의 휘발유 가격 인상에 대한 분노로 대규모 시위가 있었지만, 이번 시위는 ‘특별하다’”고 했다.

그 이유로 사회의 모든 계층이 시위에 참여하고, ‘여성, 삶, 자유’라는 표어 아래 여성들이 주된 역할을 하며, 1990년대 중후반 태어난 Z세대가 시위를 이끌며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이란의 유명한 배우, 축구선수 등도 이번 시위를 지지했다가 당국에 체포되거나 해외로 망명하기도 했다.

이란의 유명 배우 타라네 알리두스티는 23세의 시위 참가자에 대한 당국의 사형 집행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가 지난 17일 체포돼 에빈수용소에 수감됐다.

이란에서는 지난 9월 20일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히잡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체포됐다가 돌연 숨졌고, 이후 그녀의 사인을 둘러싸고 반정부 시위가 전국적으로 발생했다.

이란의 인권운동가 통신은 현재까지 시위 도중 어린이 69명을 포함해 500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했다.

이어 시위 가담자 2명에 대해서 사형이 집행됐고, 처형이 예정된 이들도 최소 26명에 달한다고 전했다.

한편, 아시리아 공동체 사제들과 전 기독교인 수감자였던 파르시드 파티 목사는 “시위에 참여하거나 시위 관련 사진이나 메시지를 SNS에 게시하지 말라는 경고를 받았다”고 했다.

미국에 기반을 둔 박해감시단체인 국제기독연대(ICC)는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와의 인터뷰에서 “기독교 단체들은 수년 동안 정권에 반대하지 말라는 압력을 받아왔으며 체포나 박해의 위협에 시달렸다”고 했다. 

이어 “이러한 박해 때문에 수년에 걸쳐 많은 기독교인들이 이란을 떠났으며 매년 기독교인 인구가 줄어들고 있다”고 했다.

미국 오픈도어가 매년 발표하는 기독교박해국 목록에 따르면, 이란은 기독교 박해에 있어 9번째 최악의 국가로 선정됐다.

미국의 기반을 둔 중동 미디어연구소는 “정권에 대한 시위는 이란의 소수 민족 구성원뿐 아니라 학생 및 기타 청소년들이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