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서 맹학교 총신대
▲(오른쪽부터) 이재서 총장이 조양숙 교장에게 발전기금을 기탁하고 있다. ⓒ총신대
시각장애인 최초로 4년제 종합대 총장에 오른 이재서 총장(세계밀알연합 총재)이 모교인 국립서울맹학교에 후배들을 위해 발전기금 2천만 원을 기탁했다.

이재서 총장은 지난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국립서울맹학교 ‘작은 음악회’를 방문해 조양숙 교장에게 발전기금을 전달했다.

이재서 총장은 “전남 승주군 황전면(현 순천시)에서 태어나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가정환경 때문에 중학교에 가지 못하고 부모님을 도와 농사일을 돕다 실명(失明)했다”며 “절망 가운데 1년 몇 개월을 보내다 1968년 3월 국립서울맹학교에 입학해 공부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 총장은 “학교를 다니면서 삶의 의지와 소망을 되찾았고 예수를 믿게 되었다. 그리고 사춘기에 제 인격이 성장하고 장래에 대한 희망을 품게 한 곳”며 “1974년 2월 8회로 고등부를 졸업하고 총신대에 입학해 신학을 공부하고 미국으로 유학 가서 박사학위를 받고 총신대 교수로 돌아와 은퇴하고 다시 총장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1979년 세계밀알연합을 창립해 총재로 장애인들과 함께해 왔다. 제가 지금의 자리까지 서게 된 변화의 출발점이 모교여서 늘 빚진 마음을 갖고 있었다”며 “작은 마음의 표시라고 하고 싶었다”고 감사를 전했다.

이 총장은 “사도 바울은 자신의 ‘육신의 가시’로 인해 하나님께 세 번씩이나 간절히 기도했지만, 하나님은 응답해 주시지 않았다”며 “대신 하나님은 사도 바울에게 ‘내 은혜가 네게 족하다’고 하시면서, ‘이는 내 능력이 약한 데서 온전하여짐이라’고 말씀하셨다”고 강조했다.

이어 “시각장애로 앞을 볼 수 없지만, 그렇기 때문에 보지 않아야 할 것을 보지 않을 수 있다”며 “무엇보다 더욱 하나님을 신뢰할 수 있다”고 격려했다.

국립서울맹학교는 1913년 우리나라 최초 특수학교로 개교했으며, 그동안 1,200여 명의 고등부 졸업생을 배출했다. 그중 목사가 20명, 교수가 7명이다. 총장에 오른 동문은 이재서 총장이 유일하며, 세계적 장애인 교육 및 복지단체를 창설한 것도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