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낙태시술소 앞 침묵기도’ 여성 체포·기소돼 논란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다수의 횡포 조장하는 사회로 전락할 위기”

▲이사벨 본 스프루스. ⓒADF International
▲이사벨 본 스프루스. ⓒADF International

영국의 한 생명수호운동가가 버밍엄의 한 낙태시술소 밖에서 조용히 기도했다는 혐의로 형사 고발을 당했다.

영국 크리스천투데이(CT)에 따르면, ‘생명을 위한 행진’(March for Life UK)의 이사벨 본 스프루스는 지난 6일 버밍엄 킹스 노튼에 위치한 BPAS 로버트 클리닉 밖에서 조용히 기도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녀는 ‘공공 장소 보호 명령’(PSPO) 위반 등 4건의 혐의로 기소됐다. 지난 9월 버밍엄 시의회는 지역 낙태시술소 인근에서 낙태 반대 활동을 금지하는 PSPO를 발령했었다.

그녀를 법적 지원하는 비영리단체 자유수호연맹 인터내셔널(ADF International)에 따르면, 당국은 그녀가 병원 문이 닫혀 있는 동안 3차례에 걸쳐 병원 밖에 있었다는 제보를 받았다. 그러나 그녀는 어떤 표지판이나 현수막도 들고 있지 않았다.

스프루스는 성명서에서 “내가 단순히 개인적으로 기도했다는 이유로 수색·체포의 대상이 되고 경찰 조사 끝에 기소된 것은 끔찍하게 잘못된 일”이라고 했다.

이어 “그 구역은 이미 불법적인 괴롭힘을 금지하고 있었다. 영국의 공공장소에서 기도한 사람을 범죄로 처벌해선 안 된다. 아무도 괴롭힘의 대상이 되어선 안 된다. 내가 할 일은 해로움과는 거리가 먼 것”이라고 강조했다.

ADF 인터내셔널은 “성숙한 민주주의는 범죄 행위와 헌법으로 보호되는 평화로운 행사를 구별할 수 있어야 한다”며 “스프루스는 굴욕적인 체포와 형사 고발을 당했다”고 밝혔다.

또 “취약한 여성과 어린이들에게 자선을 베풀고 지역사회를 위해 봉사하는 선한 여성이 흉악범 취급을 받아선 안 된다. 최근 완충 구역 입법 및 명령의 증가가 우리나라의 분기점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우리가 표현의 자유권의 평화적인 행사를 보호하는, 진정으로 민주적인 국가인지 자문해야 한다”며 “우리는 아무런 생각 없이 ‘다수의 횡포’를 받아들일 뿐 아니라 심지어 정상으로 여기고 이를 조장하는 사회로 빠질 심각한 위험에 처해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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