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압류하고 경제적·법적 활동 금지시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동조한 것으로 알려진 정교회 성직자들에게 징벌적 조치를 내렸다. 이는 모스크바와 연계된 우크라이나정교회(UOC)에 대한 단속의 일환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안전보장이사회는 최근 성직자 7명의 자산을 압류하고 특정한 경제적·법적 활동뿐 아니라 여행도 금지했다.
이에 대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성직자들이 러시아를 돕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라며 “우크라이나 사회를 고통스럽게 만들 수 있는 침략 국가에 어떠한 빌미도 제공하지 않기 위해 모든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모스크바의 키릴 총대주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강력하게 지지해 왔고, 이에 많은 정교회 성직자들이 항의하여 러시아와 관계를 끊었다.
모스크바에 소속된 우크라이나정교회는 지난 5월 침공 이후 공식적으로 러시아와의 관계를 단절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보안기관(SBU)이 러시아에 동조한 혐의로 일부 교회들을 급습했고, 30여 명 이상의 사제들이 조사를 받고 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이들 교회에서 친러시아 문학 서적이 발견됐다고 주장했다.
이달 초 로이터통신은 “우크라이나가 모스크바 총대주교청을 따르는 것으로 보이는 정교회의 예배를 금지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친러시아 세력이 우크라이나인을 조종하고 내부로부터 우크라이나를 약화시키려 한다”며 이를 정당화했다 .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우려를 표명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이 종교 활동의 자유를 부당하게 침해하고 있으며, 서구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간과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 칼럼니스트 헤디에 미라마디(Hedieh Mirahmadi)는 “우크라이나정교회가 모스크바와 공식적으로 분리되었음에도 젤렌스키 대통령이 그들의 종교 활동을 금지한 것은, 이미 사면초가에 처한 수백만 명의 우크라이나인들의 영적 활동을 효과적으로 감소시킬 것이다. 교회에 참석하거나 목회자에게 기도를 요청하거나 평생 위안을 구했던 교회 공동체와의 연합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는 러시아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전투가 민주주의를 위한 전쟁이라고 주장하지만, 군대를 수도원에 보내는 것은 자유를 증진하는 것이 아니다. 우크라이나에 있는 동맹국의 최근 움직임은 우리의 정치적 성향과 상관없이 기독교인들의 거대한 항의의 근거가 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뉴스위크가 발행한 특집 기사에서 조나단 토빈 편집자는 우크라이나 관리들의 행동을 ‘터무니없고’ ‘권위주의적’이라고 묘사하며 “젤렌스키 대통령이 야당의 반대를 금하고 통제를 받지 않는 모든 미디어를 폐쇄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쟁 중인 민주주의는 평화로운 국가에서와 같은 관점에서 판단돼선 안 된다”며 “그러나 많은 민주주의 국가들이 교회 폐쇄나 기본적 자유의 유예나 반대파에 대한 억압 없이 절박한 전쟁을 성공적으로 치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