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호프미션크리스찬스쿨
▲축제에서 학생들이 모두 하트를 그리고 있다.
필리핀 호프미션크리스찬스쿨(이사장 이영석 목사, 이하 호프스쿨)이 지난 12월 8-11일 재학생과 학부모 등 4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11회 창립기념 및 패밀리 축제를 개최했다.

호프스쿨은 12월 둘째 주에 열린 창립 기념 및 호프 대가족 축제에 1년 간 학부모를 초청해, 자녀들이 어른이 되어가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먼 타지에 자녀들을 보내놓고 노심초사할 학부모들에게 학교를 직접 보여주고 체험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호프스쿨이 위치한 안티폴로는 공기가 좋지 않은 필리핀에서도 산으로 둘러싸인 곳으로 공기가 좋아, 현지인들에겐 ‘성지’로 불린다고 한다.

이곳 필리핀에서 호프스쿨은 ‘학생이 주인인 학교, 주입식 교육 대신 학생들이 스스로 자기주도학습을 진행하는 학교’로 불린다.

대안학교인 글로벌선진학교 초대 교장을 지낸 이사장 이영석 목사는 당시 공교육의 문제점이 대안학교에서도 해결이 안 된다는 현실을 절감하고, 교육 선진국인 미국과 유럽으로 학생들을 보내기 위해 영어권인 필리핀에 ‘아이들이 행복한 학교’를 모토로 호프스쿨을 세웠다.

인성과 품성과 신앙을 갖추고 스스로 공부하며 행복한 아이들, 탁월한 글로벌 크리스천 미래 지도자 인재 양성 교육을 추구하고 있다. 특히 호프스쿨 자기주도학습은 학생 혼자 문제를 풀다 깃발을 들면 교사가 다가가 알려주는 방식으로, 교사들은 요청이 없으면 먼저 다가가지 않는다고 한다.

하루 6시간씩 영어로 진행되는 모든 학습에 학생들이 스스로 따라가는 것은, 스스로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 알고 있기 때문. 1주일에 1백 단어를 암기하면서, 권투와 태권도, 기타와 드럼 등 1악기씩 취미로 배우고 있다.

학생들 중 약 95%는 한국에서 공부를 제법 했지만, 나머지 5%는 소위 ‘문제 학생’이었다. 이들은 이곳에서 갈등과 어려움을 이겨내며 인간관계를 배우고, 서로 위로하면서 가족처럼 지내며 변화를 경험한다. 방학 때 한국에 와도 서로의 집을 방문하며 관계를 이어나갈 정도.

이와 함께 호프스쿨은 코로나19에도 4년 간 대규모 증축 공사를 실시해 마닐라와 마닐라공항을 조망하는 대형 3층 스포츠 컴플렉스를 완성했다. 이번 축제는 완공된 스포츠 컴플렉스 특별 야외무대에서 진행했다.

필리핀 호프미션크리스찬스쿨
▲학생들 축제 공연 모습.
이번 축제는 전야제로 문을 열었다. 마닐라 교육도시 올티가스 목양교회(담임 김유철 목사) 박미순 사모가 인도하는 찬양팀의 찬양을 시작으로 서예빈·신지현 사감, 남녀 학생장 김서진·나나눔 학생이 부모님을 환영하면서 공부에 대한 강요보다 기다림과 신뢰, 맡김을 부탁하는 메시지를 보냈다.

이어 이사장 이영석 목사가 두 종류의 오리 엄마 영상을 통해 아이들을 어떻게 양육하고 이끌 것인지 설교했다.

첫 번째 오리 엄마는 구멍에 빠진 새끼오리 한 마리를 찾기 위해 구멍 근처로 간다. 엄마 오리 뒤만 보고 따라다닌 아홉 마리 새끼 오리들도 역시 그 한 마리가 빠졌던 구멍으로 빠지게 된다. 반면 두 번째 오리 엄마는 열 마리 새끼 오리를 이끌고 절벽 아래 물로 들어가기 위해 앞을 보고 나아가고, 엄마 오리가 먼저 물로 뛰어든 후 새끼 오리들이 차례로 절벽에서 물로 뛰어든다. 결국 오리 가족은 그들이 서식할 수 있는 최고의 환경에서 헤엄치며 행복하게 돌아간다.

이 목사는 영상에 나오는 두 오리 엄마의 판단과 결정을 비교하면서 “뒤를 돌아보는 선택을 하는 것이 아닌, 나아가는 선택을 해야 한다”며 “아이의 문제 해결에만 초점을 맞추는 게 아니라 문제를 직면하고 나아가는 자세, 그리고 부모로서 본을 보임으로써 나아갈 방향을 잡고 가야 한다”고 전했다.

이 목사는 둘째 날 ‘참다운 교육의 방향’에 대해서도 강의했다. 그는 “힘을 쓰기 위해서는 오히려 힘을 빼야 한다. 아이의 성공을 알 수 있는 방법은 누구와 어울리는가, 감사의 말을 하는가, 행복이 있는가 등을 확인해야 한다”며 “부모님들이 부모님 자신의 인생을 잘 살 때, 자녀들은 자신의 인생에 집중하며 살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에는 학부모들이 호프스쿨 본교 캠퍼스를 방문해 투어와 함께 각 반 선생님들과 아이들 개인의 특성을 진솔하게 들었다. 한국과 필리핀 음식으로 푸짐한 저녁식사 후, 오후 8시부터 클라이맥스인 공연이 시작됐다.

김주한, 조은혜, 아이삭, 안젤라의 사회로 매 피탈리아뇨 교감의 축사, 호프 댄스팀 ooto, 밤부 댄스팀, 전교생이 출연한 프로덕션으로 서막을 올렸다.

이어 영상부, 유치원 학생들, 1-4학년 학생들, 남자 밴드, 남자 댄스, 힙합 밴드, 여자 댄스, 여자 밴드, 콩트, 워십댄스, 뮤지컬, 치어리딩 등이 진행됐다.

필리핀 호프미션크리스찬스쿨
▲학생들의 채플 참여 모습.
필리핀과 한국 부모들의 합창에 이어, 참석한 450여 명의 모든 이들이 ‘은혜’ 찬양을 함께하며 하나 됨과 감사를 고백했다.

호프스쿨 공연은 모두 참여하고 협력하면서, 부족해도 누구나 무대에 설 기회를 주는 특별한 공연이었다. 공연은 이영석 목사의 축사로 마무리됐다.

3-4일째는 자유시간으로 학생들과 부모님들은 올티가스에 위치한 메가몰, 포디움, 샹그리라 몰, 로빈슨 몰 등에서 가족끼리 시간을 보내고 힐링하며 필리핀을 알아갔다.

축제에 참석한 한 학부모는 “아이를 혼자 키우는 상황에서 아이를 이기적으로 만든 것은 결국 나 자신이었음을 이번에 알게 됐다”며 “한국에서 새벽 3시까지 게임을 하던 아들과 매일 전쟁 같은 시간을 살았는데, 호프스쿨을 통해 해결돼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 학부모는 “14세 아들에게서 평생 못 들을 줄 알았던 ‘엄마 사랑해, 고맙습니다’라는 말을 일주일에 한 번씩 들어 너무 행복하다”며 “스스로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는 어른스러운 아들을 기쁜 마음으로 만나고 돌아간다”고 말했다.

이영석 목사의 ‘학생이 주인인 학교, 자기주도학습’은 교육 선진국인 미국 등에서도 주목받고 있으며, 호프스쿨 출신 학생들은 미국 최상위 대학들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이에 호프스쿨은 미국 뉴욕 주립대와 협약을 맺기도 했다.

이 목사는 “꼭 미국 유학을 목적으로 학생을 받아 가르치는 것은 아니지만, 유학을 목적으로 공부할 수도 있다”며 “인성과 품성 등 모든 것이 하나님을 향한 신앙을 바탕으로 학생 스스로 성경을 배우고 말씀을 통해 의논하며 삶을 찾아가는 울타리 역할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호프미션크리스찬스쿨은 한국 학생들을 위해 두 달 일정으로 캠프를 마련해, 입학을 고려하는 이들에게 도움을 주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