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와 국민 위한 법안 제정 위한 백만인 서명
일본, 통일교 부당 권유 6대 행위 금지법 제정
종교 자유 보장해도 사이비 종교는 규제 필요

유사종교피해대책범국민연대 유대연
▲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유대연
‘반사회적 사이비종교 규제법 제정 포럼’이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 소강당에서 개최됐다.

유사종교피해대책범국민연대(이하 유대연) 주최로 열린 이날 포럼 모두발언에서 이사장 진용식 목사는 “한국 사회에서 끝없이 대물림되는 사이비 종교의 피해에 가정이 파괴되고 사회질서가 무너지며 국제적으로도 한국산 사이비 종교들로 인해 위해가 가해지고 있다”며 “그럼에도 종교라는 이름 아래 아무런 제재 없이, 혹여 불법 사항이 고발되더라도 거대 로펌을 이용해 법망을 빠져나가는 것이 현실”이라고 밝혔다.

진용식 목사는 “대한민국 헌법에는 미국과 동일한 종교자유법이 제정돼 있다. 미국은 가톨릭의 박해를 피해 신대륙에 들어온 청교도들의 정신으로 만들어져, 헌법과 법률에 사이비 종교를 규제할 수 있는 내용이 전혀 없고 종교 자유를 강조하고 있다”며 “그래서 1978년 미국 ‘인민사원’ 사건처럼, 우리나라에도 오대양 사건을 비롯해 종교 자유를 악용한 크고 작은 사이비 종교 피해가 계속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진 목사는 “유대연은 대한민국 미래를 위해 반사회적 사이비 종교의 피해를 예방하고 법적 규제를 할 수 있도록 사이비 종교 피해 단체들과 각계 전문가들이 만든 단체”라며 “앞으로 국내외 더 많은 단체들과 연대하고 국제적 사이비 종교에 대처 단체들과도 교류하면서 전방위적 기획과 사업들을 제안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 “그간 여러 일들로 정치권의 여러 공약들과 단체들의 성명만으로 해결될 수 없음을 깨달았기에, 여러분과 함께 한국교회와 국민 모두를 겨냥한 사이비 종교의 종교 사기를 규제할 수 있는 법의 기초를 하나하나 만들고자 한다”며 “잠재적 피해 대상자들인 국민들이 함께 동참하고 실천할 수 있는 규제법안 제정을 위한 ‘백만인 서명’을 제안한다”고 전했다.

그는 “오늘은 해방 전부터 국제적으로 이름을 떨치며 모든 사이비 종교의 롤모델이 됐던 통일교 현 교주 한학자를 고발하려 한다”며 “문선명 교주 안락사 관련 의혹과 해외 원정 도박, 국내외 신도들에게 영감상법을 통해 갖가지 허황된 교리를 내세우며 상품을 만들어 사게 한 사기 혐의”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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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발표자들과 온라인으로 연결한 모습. ⓒ유대연
◈日 국회, 통일교 피해자 구제법 통과

이후 전국영감상법대책 변호사연락회 부대표 와타나베 히로시 변호사와 일본 아리타 요시후 전 참의원(입헌민주당)이 온라인을 통해 최근 일본 국회를 통과한 통일교 피해자 구제 법안에 대해 설명했다.

통일교의 영감상법(靈感商法)이란, 지옥에 있는 조상들의 고통을 없애고 후손들이 안전하게 살도록 한다는 명목으로 영적 능력이 있는 고액의 물건을 구매하게 하는 것이다.

와타나베 히로시 변호사는 “이번 특별법 통과로 영감상법에 대한 보상법이 마련됐다. 개정된 일본 소비자 계약법에 따르면, 종교법인의 위협에 의한 계약은 취소할 수 있다”며 “여론의 거센 항의로 일본 문부과학성이 움직이고 있으므로, 종교법인법이 빠르게 개정되면 통일교는 일본에서 퇴출될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혐한억제법(헤이트 시위 억제법)을 발의한 경력이 있는 아리타 요시후 전 참의원은 “개정 법안에 따라 통일교 법인이 해산될 것으로 확신한다”며 “이 과정에서 재산을 은닉하려는 세력이 있을텐데, 한국과 일본이 함께 협력해 찾아내야 한다”고 했다. 

이와 관련, 일본 국회는 지난 10일 통일교에 납부한 헌금 등으로 피해를 입은 사람들을 구제하는 특별법을 통과시켰다. 법안은 법인·단체·개인이 영감상법으로 개인을 곤혹스럽게 만들어 부당한 권유를 하는 행위를 6가지로 금지하고 있다. 또 법인 등에 개인의 자유로운 의사를 억압, 적절한 판단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 빠지지 않도록 배려할 의무를 부과했다. 이를 위반할 경우 1년 이하 징역형 또는 100만 엔 이하 벌금의 형사처벌을 가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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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용식 이사장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유대연
이후 발제가 이어졌다. ‘신천지의 불법적 포교와 방향’을 발표한 신현욱 구리이단상담소장은 “신천지의 유별함은 교리적 측면이나 주장이 아닌, 포교 방식에 있었다. 자신들의 정체를 숨긴 채 속여서 성경공부로 인도하는 소위 모략전도와 기성교회에 침투해 교인들을 빼가는 추수밭 전도, 교회를 무너뜨리고 통째로 삼키는 산 옮기기 등”이라며 “겪어보지 못한 포교 방식에 적응하지 못한 기성 교회는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고, 그 결과 신천지 교세는 기하급수적으로 확장됐다”고 말했다.

신 소장은 “최근 주목할 만한 조짐이 포착됐다. 코로나19로 폐쇄됐던 신천지 교육센터를 은밀히 개설하고 ‘모략전도’를 재개한 것이다. 사기 포교에 손해배상을 청구했던 소위 청춘반환소송에서 법원이 신천지 손을 들어준 영향도 있다”며 “이제 신천지라는 사실을 감추고도 당당하고 합법적으로 포교하는 신천지 신도들을 보게 생겼다. 그러나 거짓과 속임수를 동원한 영적 지배는 전형적 그루밍과 가스라이팅”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신천지뿐 아니라 돌나라 한농복구회와 은혜로교회, 만민중앙교회와 JMS, 통일교와 대순진리회 등 이단 사이비로 인한 피해는 매우 심각하다. 최근에는 중국에서 전능신교까지 들어온 상황”이라며 “현재 대한민국은 종교를 빙자한 사기 행각에 있어 최적의 무대이다. 그 결과 종교 사기 피해자들이 2백만여 명에 이르고, 교주 지망생들도 많을 것”이라고 개탄했다.

그러면서 “종교의 자율성 침해와 탄압이라는 우려도 분명 존재하지만, 갈수록 심각해지는 종교 빙자 범죄행위를 수수방관해선 안 된다”며 “종교의 본질을 외면한 채, 종교의 탈을 쓰고 종교의 자유라는 미명 아래 반사회적·반인륜적 범죄행위를 용인하는 대한민국의 실태에 분통을 느끼며 고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지금이라도 정부에서 공식적으로 사이비 종교를 지정하고 있다는 오스트리아, 캐나다, 프랑스, 독일, 러시아, 벨기에, 중국, 싱가포르 등의 사례를 참고해, 피해 사례 조사를 비롯한 대책이 마련돼야 ‘사이비 종교 천국’의 오명을 벗고 고통받는 피해 가정들이 사라질 것”이라며 “현행법으로 대처에 한계가 있다면, 법 제정을 통해서라도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국회에 촉구했다.

이어 공감 심리상담센터 유연철 소장은 ‘사이비 종교의 세뇌와 종교중독의 폐해’에 대해 “사이비 종교중독의 특징은 관계중독과 교리중독이 혼합된 형태로, 친절하게 다가와 관심을 기울이는 사이비 종교 신도들과 쉽게 애착관계를 형성하고 지속 반복되는 세뇌 과정을 통해 거짓 교리를 진리로 믿게 된다”며 “사이비 종교집단 신도들은 대부분 종교중독자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제 범개신교 단체들이 힘을 합쳐 사이비 종교중독의 폐해에 적극 대처할 때”라고 전했다.

이 외에 청춘반환소송을 진행했던 법무법인 사명 홍종갑 변호사는 ‘청춘반환소송의 쟁점과 방안’, 부산장신대 탁지일 교수는 ‘한국 사회의 사이비 종교 피해와 법적 규제의 필요성’을 각각 발제했다. 이후 법무법인 로고스 공동대표 이흥락 변호사와 인권윤리포럼 대표 권요한 박사, 유대연 상임대표 서영국 목사 등이 패널로 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