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 트리 점등식
▲서울시청 앞 성탄 트리 점등 모습. ⓒCTS
언제부턴가 불교계가 크리스마스 트리를 세우는 것에 대해, 한국교회언론회(대표 이억주 목사)가 보여주기 식이 아니라 진정한 종교 화합을 실천할 것을 당부했다.

언론회는 15일 “불교계의 성탄 트리 점등(點燈) 유감”이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일부 불교계가 자신들의 종교 영역 안에 크리스마스 트리를 세우고 있다”며 “긍정적으로 보아서 남의 종교를 존중하고, 종교 간 평화를 위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2022년에도 서울 조계사에서 불교의 총무원장과 천주교의 대주교, 그리고 기독교의 NCCK 인사 등이 모여 크리스마스 점등식을 했다는 기사가 나온다”고 말문을 열었다.

언론회는 “그러나 이런 크리스마스 트리 점등식이 점점 낯설게 느껴진다. 왜 이웃 종교가 타종교의 중요한 절기의 상징성을 가진 행사를 갖는지 모르겠다”며 “그야말로 보여주기식의 행사라면 가증한 것이고, 이렇듯 이웃 종교를 존중하고 인정한다고 하면서 실제는 그렇지 못하다면 그것은 위선에 가깝다고 본다”고 했다.

그러면서 불교계가 서울시청 앞 성탄 트리나 전남 신안군의 ‘천사섬’, 그리고 기독 스포츠 선수들의 ‘기도 세리머니’ 등을 문제 삼았던 것을 지적했다.

언론회는 “그렇다면 불교는 그런 기준으로 볼 때, 소위 말하는 ‘종교 편향’이 없는가?” “2013년 당시 서울시장이던 박원순과 총무원장 사이에 ‘견지동 역사관광자원 조성 업무협약’을 맺었는데, 2013년부터 2022년까지 조계종 총무원과 조계사 주변을 묶어 역사문화공원, 10.27법란 역사교육관, 템플스테이 체험관 등을 갖추는 데 무려 3,500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었다”고 했다.

언론회는 “불교계에서 소위 말하는 ‘종교 편향’은 무엇을 말하는가?”라며 “정부나 지방자치 단체가 과도한 재정지원과 행정지원을 하는 것을 말하는데, 우리나라에서 이런 편의를 가장 많이 받는 종교가 어디인가?”라고 질문했다.

언론회는 “진정한 종교 간 평화는 종교 간 역량에 따라 종교 활동으로 선교나 포교하는 것에 시비를 걸지 말아야 한다”며 “그런 대자대비의 모습을 보여주기에 충분하지 못한 불교계가 조계사에서 예수 탄생을 축하하는 크리스마스 트리 점등식을 한다고 하니 썩 유쾌한 일이 아니며, 자꾸 억지스럽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다음은 해당 논평 전문.

불교계의 성탄 트리 점등(點燈) 유감
보여주기식이 아니라 진정한 종교 화합을

성탄절은 기독교에 있어 가장 중요한 절기이다. 예수 탄생을 통하여 하나님의 사랑이 인류 구원과 이 땅에 진정한 평화를 주시기 위해서 오심을 기리는 것이다. 크리스마스(Chrismas)는 예수 그리스도(Christ)와 Mass(예배)의 합성어로, 우리의 구세주 메시야 예수 그리스도께 예배를 드린다는 의미이다.

그래서 교회에서는 성탄절을 중요하게 여기며 이를 의미하는 크리스마스 트리를 세우는 것이 오래 전부터 있어 왔다. 그러나 지금은 교회가 아닌 공공 장소나 상업 시설에까지 트리가 세워지는 경우들도 있다. 성탄절의 경건성과 생명 구원의 참된 가치보다는 그저 사람들이 즐기기 위하여 크리스마스 트리를 세운다면, 그리 환영할 일은 아니라고 본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수년 전부터 일부 불교계가 자신들의 종교 영역 안에 크리스마스 트리를 세우고 있다. 긍정적으로 보아서 남의 종교를 존중하고, 종교 간 평화를 위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2022년에도 서울 조계사에서 불교의 총무원장과 천주교의 대주교, 그리고 기독교의 NCCK 인사 등이 모여 크리스마스 점등식을 했다는 기사가 나온다.

그러나 이런 크리스마스 트리 점등식이 점점 낯설게 느껴진다. 왜 이웃 종교가 타종교의 중요한 절기의 상징성을 가진 행사를 갖는지 모르겠다. 그야말로 보여주기식의 행사라면 가증한 것이고, 이렇듯 이웃 종교를 존중하고 인정한다고 하면서 실제는 그렇지 못하다면 그것은 위선에 가깝다고 본다.

불교는 우리 기독교를 별로 존중하지 않고 있음이 여러 곳에서 발견되기 때문이다. 불교계는 수년 전 기독교에서 서울시청 앞에 성탄 트리를 세울 때, 맨 꼭대기에 ‘십자가’를 세웠다고 시비를 걸었다. 성탄 트리에 십자가를 세우느냐, 다윗의 별을 다느냐 하는 교회 안에서 논란이 있을 수 있겠으나, 그것을 불교계가 딴지를 거는 식으로 하면 안 된다. 어차피 성탄절이 기독교를 위한 것이고, 그 상징물을 세운다는데, 이를 드러내놓고 반대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

올해에는 전남 신안군의 ‘천사섬’에 대한 것을 가지고 시비를 걸었다. 신안군은 공교롭게도 밀물이 들어왔을 때, 바닷물에 잠기지 않는 섬이 1004개가 된다고 한다. 그래서 ‘천사섬’으로 한 것인데, 조계종이 ‘종교 편향’으로 문제를 삼은 것이다. 신안군은 자신들의 브랜드를 천사(天使)로 삼아 이미지를 깨끗하고 청결한 곳으로 하려는 것인데, 이를 종교 편향이라며 참지 못하는 것이다.

뿐만이 아니라, 스포츠에서 우리 선수들이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보인 다음 ‘기도 세리머니’를 하게 되면 그것까지도 시비를 건다. 세리머니는 여러 가지가 있고, 그것이 특정 종교에 피해를 주거나, 타인의 인권을 해치는 것이 아니라면, 자신의 승리와 기쁨을 종교적 표현으로도 가능하다고 본다. 그러나 불교계에서는 그런 아량에 인색했었다.

그런가 하면 서울시(시장: 오세훈)가 서울시내에 천주교 순례길을 위해 보도 블럭을 십자가 형태로 한 것에 조계종 차원에서 항의하여, 올해 이를 철거하도록 하는 일도 있었다.

그렇다면 불교는 그런 기준으로 볼 때, 소위 말하는 ‘종교 편향’이 없는가? 2013년 당시 서울시장이던 박원순과 총무원장 사이에 ‘견지동 역사관광자원 조성 업무협약’을 맺었는데, 2013년부터 2022년까지 조계종 총무원과 조계사 주변을 묶어 역사문화공원, 10.27법란 역사교육관, 템플스테이 체험관 등을 갖추는데 무려 3,500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었다.

불교계에서 소위 말하는 ‘종교 편향’은 무엇을 말하는가? 정부나 지방자치 단체가 과도한 재정지원과 행정지원을 하는 것을 말하는데, 우리나라에서 이런 편의를 가장 많이 받는 종교가 어디인가?

불교계는 해마다 ‘부처님 오신날’에 서울 한복판 길을 막고 대규모 종교행사를 하고, 종교 경내를 벗어나서 거리에는 연등을 대대적으로 게첨하는 등의 행사를 한다. 뿐만이 아니라 불교계는 2006년에 발족한 위장된 시민단체를 만들어 꾸준히 타종교를 감시하고 종교 편향이라는 전가의 보도를 써서, 괴롭혀 왔다.

그런 불교계인데, 앞에서는 기독교의 성탄절을 대단히 반기고 축하하는 듯하지만, 실제적으로는 이웃 종교에 대한 견제와 괴롭힘을 꾸준히 해 온 것에 대해서는 어찌 생각하는가?

진정한 종교 간 평화는 종교 간 역량에 따라 종교 활동으로 선교나 포교하는 것에 시비를 걸지 말아야 한다. 그런 대자대비의 모습을 보여주기에 충분하지 못한 불교계가 조계사에서 예수 탄생을 축하하는 크리스마스 트리 점등식을 한다고 하니 썩 유쾌한 일이 아니며, 자꾸 억지스럽다는 생각이 든다.

거기에 참석한 타종교, 기독교계 인사는 무슨 생각과 어떤 말을 하다 오는 것인지 궁금하다. 차라리 이런 보여주기식의 허례허식이라면 진정성이 확보될 때 까지 중단할 것을 신중하게 고려해 보아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