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6년 직원 3명 모여 기도함으로 국회기도회 시작
기도실 뒤편에 제헌국회 이윤영 의원 기도문 게시

국회기도실 리모델링
▲국회기도실 재개관 감사예배가 9일 오전 7시 30분 국회의사당 본청 기도실에서 한국교회총연합 주관으로 열렸다. 설교하는 이영훈 한교총 대표회장. ⓒ송경호 기자
“미국 상하원들의 기도처에서 여야 크리스천 의원들이 눈물로 기도하며 극적인 협치를 이뤄간다고 들었다. 이곳에서도 같은 역사가 일어나길 바란다.”

국회의원들의 기도처인 국회기도실 재개관 감사예배가 9일 오전 7시 30분 국회의사당 본청 기도실에서 한국교회총연합(대표회장 이영훈 목사, 이하 한교총) 주관으로 열렸다.

국회기도실은 국회의원들이 바쁜 의정 중에서도 수시로 방문해 기도하고 예배할 수 있도록 국회의사당 본청 지하 1층에 위치해 있다. 1978년 처음 마련된 뒤 한 번의 이전을 거쳐 현 B107호에 둥지를 텄다.

이후 시설 노후화에 따라 지난해 국회조찬기도회(당시 회장 김진표 의원) 측이 한교총 측과 대화하던 중에 리모델링의 필요성이 언급됐고, 한국교회의 후원을 통해 공사를 거쳐 재개관에 이르렀다.

이번 리모델링에는 여의도순복음교회(이영훈 목사)를 비롯해 새에덴교회(소강석 목사), 사랑의교회(오정현 목사), 수원중앙침례교회(고명진 목사)가 힘을 보탰다. 예배에는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비롯해  20여 명의 여·야 기독 국회의원들이 참석했다.

한국교회총무협의회 회장 엄진용 목사(기하성 총무)의 사회로 진행된 예배에서는 신앙고백과 찬송에 이어 국회조찬기도회 부회장 김회재 의원(더불어민주당)이 대표기도했다.

김 의원은 “일찍이 국회기도실을 허락하시고 이곳에서 하나님께 예배할 수 있도록 은혜 주셔서 감사하다”며 “하나님의 자녀들이 나라의 분열과 대립에 아파하며, 안보와 민생을 보살피고 양극화 문제를 해결할 지혜를 구할 때 하늘의 지혜와 명철을 허락해 달라. 기도하는 하나님의 사람들을 통해 국회가 하나님 말씀 위에 든든히 서게 해 달라”고 기도했다.

성경봉독과 그레이스중창단(여의도순복음교회 주일2부)의 특송에 이어 이영훈 목사가 ‘평화의 왕으로 오신 예수님(눅 2:10~14)’을 주제로 설교했다.

국회기도실 리모델링
▲재개관 감사예배에는 20여 명의 여‧야 기독 국회의원들을 비롯한 국회 관계자들과 교계 지도자들이 참석했다. ⓒ송경호 기자
이 목사는 “기도로 시작한 대한민국 국회가 본질을 회복해야 온 국민으로부터 사랑받고 존경받을 수 있다”며 “예수님께서는 끊임없는 대립과 갈등 속에 상처 입은 삶을 치료하기 위해 평화의 왕으로 오셨다. 의원들이 여야를 뛰어넘어 갈등을 치료하고 화합하고 하나되어 위대한 대한민국을 건설해나가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평화의 메시지를 제일 먼저 들은 이들은 당시 가장 낮은 신분이었던, 양들을 돌보는 목자들이었다. 낮고 천한 자들, 아무도 알아주지 않지만 맡은 일에 충성하고 섬기는 자들이었다”며 “예수님의 사랑은 낮아짐과 섬김, 희생이다. 더 낮은 자세로 국민을 섬기고 몸을 던져 나라를 위해 희생하는 의원들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봉헌사를 전한 소강석 목사(한교총 명예회장, 예장 합동 증경총회장)는 “미국 상하의원들의 기도실을 방문한 적이 있다. 이곳보다 훨씬 좁은 공간이지만 여야 의원들이 와서 기도하고, 그러다 손을 잡고 눈물로 기도하며 극적인 대화합과 협치의 길을 열어간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곳이 사막 같은 의정 활동 속에 기도의 허브가 되어, 거룩한 영감이 의원분들께 더해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축사를 전한 국회의장 김진표 의원(전 국회조찬기도회장, 더불어민주당)은 “의정활동 중 방문한 기도실이 낡은 것을 보고 국회의장이 되어서 가장 먼저 고치겠다고 다짐했는데, 알고 보니 국회 예산으로 할 수 없었다. 고민 끝에 엄진용 목사님을 통해 이영훈 목사님께 말씀드렸더니, 다른 목사님들께서도 협력해 주셨다”고 감사를 전했다.

국회조찬기도회장 이채익 의원(국민의힘)은 “어제 한교총 대표회장에 취임한 이영훈 목사님께서 첫 일정으로 국회를 찾아 주셔서 귀한 말씀을 해 주셔서 감사하다. 이 기도실에서 여야 의원이 함께 기도하고 소통하며 문제를 해결해 나가게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국회기도실 리모델링
▲기도실 뒤편에는 1948년 5월 31일 제헌국회를 시작하며 당시 의장 이승만 박사의 요청에 의해 기도한 이윤영 의원의 기도문이 걸려 있다. ⓒ송경호 기자
한교총 상임회장 이철 감독(기감 감독회장)은 “한 인생을 살리는 것은 복음, 예수 그리스도의 생명뿐이다. 여야를 떠나 기독의원으로 세우신 것은, 정치 선진화와 국민의 평안을 위해서기도 하지만 복음의 가치관을 살리라는 뜻이 있었음을 잊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이후 한교총 상임회장 이순창 목사(예장 통합 총회장)의 축도와 한교총 사무총장 신평식 목사의 광고로 모든 순서를 마무리했다.

한편 국회기도회는 1976년 3명의 직원(김경해, 박치영, 최영숙)이 첫 기도모임을 가진 이래 78년도에 모임 장소를 국회의사당 본관 B217호실로 정하고 ‘국회직원기도회’로 칭했다. 1980년 1월 국회기도회 창립예배를 드리며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같은 해 국회기도회보를 창간하고, 1981년 초대 목사로 조성범 목사를 초빙했으며, 1997년에는 지도목사로 지형은 목사(성락성결교회)로 하고, 2007년에는 국회기도회 요람 1호를 발간했다. 2014년 12월에는 국회 중앙 분수대에 성탄트리를 처음으로 설치했으며, 지난해에는 국회기도회 40주년 기념지를 발간했다.

현 기도실 뒤편에는 1948년 5월 31일 제헌국회를 시작하며 당시 의장 이승만 박사의 요청에 의해 기도한 이윤영 의원의 기도문이 걸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