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완 윌리엄스 전 캔터베리 대주교.
▲로완 윌리엄스 전 캔터베리대주교. ⓒ옥스포드유니온
영국성공회의 전 캔터베리대주교인 로완 윌리엄스(Rowan Williams) 박사가 동성결혼과 낙태 등의 윤리적 논쟁에 대해 “어떤 반대 의견도 괴상하고 억압적이라고 간주하는 오늘날의 문화전쟁 속에서 무기화됐다”고 경고했다.

영국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윌리엄스 박사는 아직 방영되지 않은 BBC의 리스 강연 시리즈에 최근 출연했다. 이 프로그램의 사회자는 윌리엄스에게 동성결혼과 낙태에 대한 견해를 질문했다.

이에 대해 윌리엄스 박사는 “다양성 사회에서 신념의 공개적 표현이 얼마나 파괴적이 될 수 있는가?”라고 반문하며, “이와 같은 질문은 현재 북대서양 사회에서 벌어지는 문화전쟁에서 무기화됐다. 특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에 대한 미묘한 탐색을 어느 정도 배제하는 방식”이라고 했다. 또 “양심적으로 불편해하는 사람들을 무의식적으로 기괴하고 억압적인 부류로 악마화하는 것은 나쁘다”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그는 “당신이 자명하다고 생각하는 원칙에 윤리적으로 동의하지 않는 사람에게 고의로 악의를 돌릴 수는 없다”며 “예를 들어 낙태나 의사 조력자살에 대한 논쟁을 생각해 보라”고 제안했다.

윌리엄스는 2003년부터 케임브리지대학교 모들린칼리지의 학장직을 위해 사임을 발표한 2012년까지 세계성공회 수장으로서 캔터베리대주교직을 역임했다.

2012년 영국 가디언지는 윌리엄스에 대해 “재임 기간 동안 전 세계 성공회교회에서 서서히 증가하는 분열로 특징되며, 이를 치유하는 데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윌리엄스는 동성애에 대한 자신의 진보적인 견해와 이러한 원칙에 부응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보수 및 진보주의자들로부터 공격을 받았다”며 “반면 훌륭한 웅변과 명료함을 갖춘 설교적 재능 덕분에 다방면에서 존경을 받아 왔다”고 했다.

일부 성공회 주교들은 남녀라는 이분법적 성별에 기초한 교단의 성경적 결혼 교리를 수정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지난달에는 스티븐 크로프트(Steven Croft) 옥스포드 주교가 영국성공회가 동성결혼을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그는 ‘사랑과 믿음으로 함께(Together in Love and Faith)’라는 제목의 장문의 에세이를 통해 “동성결혼식 축복 금지”를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다. 영국성공회는 규정상 성직자의 동성결혼식 축복과 동성혼을 금지하고 있다.

앞서 2014년, 윌리엄스는 텔레그래프지와의 인터뷰에서 영국을 “후기 기독교 사회”라고 규정했다. 그는 “대부분의 인구에서 습관적인 (기독교적) 관행이 당연시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우리는 후기 기독교(post-Christian)”라며 ”기독교 국가는 헌신된 신자들의 국가처럼 들리겠지만, 영국은 그렇지 못하다”고 밝혔다.

지난 11월 말, 영국 통계청이 발표한 설문조사에서 2021년 영국 전체 인구 중 기독교인은 46.2%로 집계됐다. 이 수치는 2011년 인구조사 당시 59.3%보다 크게 감소했다. 반면, 전체 영국인 중 무종교인의 비율은 10년간 25.2%에서 37.2%로 급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