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천이 보는 성혁명사 80] 성혁명과 싸이키델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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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성길 한국성과학연구협회 회장(연세의대 명예교수).
▲민성길 한국성과학연구협회 회장(연세의대 명예교수).

60년대 성혁명은 히피운동과 마약사용과 싸이키델리즘(psychedelism, 굳이 번역하면 “환각제 문화”라 할 수 있다)에 의해 조장되었다. 여기서 환각제(hallucinogen)란 LSD, 메스칼린(peyote라는 선인장의 한 성분), 환각작용 “버섯”(실로사이빈), 등등이다. 이들을 복용하면 눈앞에서 밝은 색깔들의 움직이는 왜곡된 초현실적 시각적 경험, 즉 “psychedelic”한 경험을 한다. 히피들은 이런 마약에 취하여 프리섹스를 즐기었다.

싸이키델리즘을 종교적 또는 영적 차원에서 옹호한 엘리트는 티모시 리어리(Timothy Leary 1920–1996)와 테렌스 맥켄너(Terence McKenna 1946–2000) 등이다. 지면상 가장 유명한 리어리에 대해서 소개하고자 한다.

리어리는 UC버클리에서 심리학 PhD를 받고, 1960년 하버드에 심리학강사로 왔다. 그해 그는 멕시코 여행에서 “매직 버섯”의 환각작용을 경험한 후 그의 인생이 바뀌었다. 리어리는 환각작용을 정신치료에 이용해 보고자 1960-1962년 Harvard Psilocybin Project를 수행하였다. (당시에는 환각제들은 불법이 아니었고, 환각제가 정신의학에 어떻게 사용될 수 있는지에 대해 조심스러운 생각들이 등장하고 있었다) 그는 실험대상인 죄수들과 신학생들에서 환각제들이 깊은 신비적 종교적 영적 경험을 하도록 해 준다고 결론 내렸다. 그의 연구는 유명해져서 대중의 관심을 끌어 추종자들이 생겨났고, 하버드캠퍼스에 마약 암매매가 급증하였다. 그러자 다른 하버드 교수들이 환각제 연구의 과학성과 윤리성에 대해 의문 표시하여, 1963년 대학 당국은 리어리의 연구를 중단시키고, 그를 해고하였다.

하버드를 떠난 후에, 그의 주장은 부자들의 관심을 끌어, 그는 뉴욕 밀브룩의 한 저택을 지원받아, 1963년 the International Federation for Internal Freedom(IFIF)을 설립하였다. 이는 이후 카스탈리아재단으로 개명되었다. (Castalia는 헤르만 헤세의 1943년 소설 ⌜유리알 유희⌟의 무대가 되는 지역명이다. 헤세에 대해서는 다음 칼럼에서 설명 예정) 이 연구소를 기반으로 리어리는 환각제의 “영적 효과”에 대한 연구와 옹호운동을 지속하였다. 말이 영적 또는 종교적이지, 실제로 카스탈리아 연구소에서 일어난 현상들은 끝없는 마약 파티, 싸이키델릭 음악 연주, 떠들석한 망가진 행동들, 모든 형태의 감정적 표현 연출 등이었다. 그러나 1966년 환각제들이 칼리포니아에서부터 시작하여 1968년 10월 전국적으로 불법화되는 과정에서, 연구소도 지속적으로 FBI의 공격을 받아 1967년 문을 닫았다.

리어리의 “주장”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LSD 등 환각제들에 취한 상태에서, 의식(conscious)은 자신과 합일하고, 옆으로는 타인, 자연, 우주 등으로 확장하여 일체가 되고, 위로는 초월하여 신적인 상태와 일체가 되고(예를 들어 종교적 황홀경-ecstacy), 아래로는 무의식에 이른다는 것이다. 이를 "Mind Expanding" 또는 “변화된 의식상태“(altered state of conscious)라 한다. 이러한 일체감은 매우 심오한, 종교적으로 인생을 변화시키는 경험으로, 개종, 고백(신앙), 계시받음 등등과 같은 신비적 경험이며, 모든 종교들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경험이라는 것이다. 단 한알의 약물을 삼킴으로 순식간에 종교적 구원과 천국(파라다이스)에 이르고 신을 만난다니, 얼마나 “환상적”인가? 그러나 약효가 떨어지면 즉각 그 파라다이스도 순식간에 끝난다.

이런 환각제에 의한 긍정적 경험을 good trip이라 한다. 그러나 약 반수에서는 부정적 경험도 하는데, 이를 bad trip이라 한다. 이때는 놀람, 공포, 자살시도, 폭력(심지어 살인도) 등을 경험한다. 약물에서 완전히 깨어난 후 정상상태에서 다시 갑자기 환각(주로 부정적)을 재경험하는 경우를 플래시백(flashback)이라 한다. 당연히 이 모두를 정신의학의 진단분류 DSM-5에서는 ”환각제 중독“ 또는 ”환각제 지각장애“라는 정신장애로 본다.

성혁명-프리섹스의 차원에서, 리어리는 플레이보이지와의 한 대담에서, 여자가 환각제에 취하면 수백번 오르가즘을 경험한다고 하며 환각제는 가장 강력한 최음제라고 주장하였다. 성혁명가로서 그는 20세기 초 등장했던 Thelema라는 섹스매직의 신이교(neo-pagan)의 교주이자 마법사로 알려진 Aleister Crowley의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제69회 칼럼 참조). 리어리는 스스로 자신이 이교도(pagan)라고 하였다.

리어리는 1965년 마리화나 소지로 체포된 후 도주하는 것을 시작으로, 이후 36회 체포되고 또 도망했다. 그는 국내는 물론, 멀리 스위스, 알제리, 아프가니스탄 등지로도 도주하였다. 당시 닉슨 대통령은 그를 미국에서 가장 위험한 인물이라 하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FBI의 (주요 좌파운동가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정보원 노릇을 하기로 타협함으로 1976년 석방되었다. 이 때문에 정신분열병 환자로 비난받았다.

1980년대 이후 그는 저술, 강연, 파티 참석, 연예프로그램 출연 등으로 유명하지만, 괴이한 언동을 하는 유명인사로 살았다. 그는 새삼 컴퓨터, 인터넷, 가상현실 등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현대문화를 cyberdelic counterculture라고 불렀다. 그는 우주로의 이주, AI 등에 의한 지능강화, 그리고 영생 추구(life extension), 등, 탈인간 개념(transhumanist concept)에 빠져 살았다. 심지어 그는 "U.F.O. message"가 인간 DNA에 삽입되어 있다고도 말하였다.

성혁명가들이나 방탕주의자(libertinist)들이 대개 그러하듯이, 리어리의 개인적 삶은 불행하였다. 그는 외아들로 출생하였으며, 14세때 부모가 이혼하였다. 25세 결혼하여 일남일녀를 두었으나, 부부 불화로 1955년 부인이 자살하였다. 이후 4번 결혼하였고 4번 모두 이혼하였다. 1976년 그의 아들은 아버지를 밀고자 또는 정신분열증 환자라고 비판하였다. 1990년 딸은 42세때 자신의 남자친구를 살해하였고, 수년후 감옥에서 자살하였다.

리어리는 1995년 전립선암을 선고받고 매일 각종 마약의 칵테일을 먹으면서 살았다. 그는 "designer dying"을 유언하였는데, 사체 냉동으로 영생을 고려하였으나 돈이 모자라, 머리만 냉동하고 나머지는 화장하여 재를 우주에 뿌려달라고 하였다. 실제 그 재의 일부는 1997년 우주로켓에 실려 우주공간에 뿌려졌다.

그는 유명하였지만, 우리 크리스천이 보기에 그는 머리 좋은, 무신론적, 반기독교적, 이교적 방탕주의자(pagan libertinist)에 불과하다. 그가 솜씨 좋게 말하는 싸이키델리즘은 의학적으로는 병적 상태이다. 우리는 이런 문화에 현혹되면 안 된다.

민성길 한국성과학연구협회 회장(연세의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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