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조차 힘들 때 가사 절로 떠올라, 위로와 힘
말씀이 곧 찬양 돼, 하나님 나라 확장 기여할 것
교회에서 부르려는 분들 위한 아카데미 구상 중

시편찬송 삼송제일교회 His 시편 찬양팀
▲시편찬송을 들고 있는 삼송제일교회 His 시편 찬양팀. 가운데가 박미경 집사. ⓒ이대웅 기자
존 칼빈은 예배 때 회중들이 시편찬송을 부르도록 했다. 그의 예배 개혁은 성경에 없는 의식들과 예식 절차들을 모두 폐지하고자 했다. 오늘날 개혁주의 신학을 따르는 교회들 사이에서도 예배 시 ‘시편찬송’을 채택하는 곳들이 늘고 있다.

시편찬송은 말 그대로 시편 성경 말씀을 가사로 채택하고 단순하고 반복적인 곡조를 사용해, 부르고 듣는 사람의 감정에 호소하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

고양 삼송제일교회(담임 정대운 목사) His 시편 찬양팀은 시편찬송을 매주 부르고 보급하는 선두주자다. 개혁신학 세미나 등 관련 행사에 앞선 예배에서 부르는 시편찬송은 대부분 이들이 담당하고 있다. 다음은 지난달 바로선개혁교회(담임 최더함 목사)를 찾은 시편 찬양팀과의 일문일답.

-창단 동기가 궁금합니다.

박미경 집사: 저는 서창원 교수님이 전에 시무하시던 서울 삼양교회 찬양인도자였습니다. 당시 총회(예장 합동) 신학부 시편찬송 편찬 공청회에서 세 명과 팀을 만들어 시편찬송을 불렀습니다. 삼양교회에서 10여 년 간 시편찬송을 가르치고 인도하다 삼송제일교회로 오게 됐습니다.

삼송제일교회에서도 시편찬송을 부르기로 하고 인도하게 됐습니다. 코로나가 시작될 때쯤 SNS를 통해 찬송 장면을 올렸습니다. 저도 처음 팀을 인도하면서 ‘샘플’이 없어 힘들었습니다. 사분음표·이분음표로만 이뤄진 노래는 처음이어서 저조차 낯설었던 게 사실입니다(웃음).

그래서 시편찬송을 접하는 다른 분들의 시행착오를 줄여드리고 싶었습니다. 샘플이 있으면 저보다 쉽게 배울 수 있겠다 싶어, 팀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녹음해서 유튜브로 올리기 시작한 건 2년 정도이고, 페이스북에는 3-4년 간 게시했습니다.

저희 시편 찬양팀이 결성된 건 아직 2년이 채 안 됐습니다. 저희 교회는 성가대만 일어나서 시편찬송을 부르는 것이 아니라, 회중들과 함께 부를 수 있도록 인도하고 있습니다. 저희 팀이 시편찬송을 먼저 익혀서 가르칠 수 있는 수준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인도하면서 느낀 점은 그냥 시편찬송을 부를 때와, 해당 본문의 시편 강해설교를 듣고 부를 때의 차이가 크다는 것입니다. 저희 교회는 주일 오후예배에서 시편 강해를 듣고 있습니다. 시편 1편 말씀을 먼저 듣고 부르면서, 깊은 묘미를 알게 되고 말씀이 더 깊이 새겨졌습니다.

시편찬송을 오래 부르다 보니, 이제 ‘시편 OO편’ 하면 바로 튀어나올 정도입니다(웃음). 외우는 시편이 점점 많아지면서, 성도로서 어려운 일로 기도조차 하기 힘들 때 가사가 떠오르면서 위로와 힘이 됩니다.

시편찬송 삼송제일교회 His 시편 찬양팀
▲시편 찬양팀이 최더함 목사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이대웅 기자
-단원들께 듣고 싶습니다. 시편 찬송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허지훈 집사: 설교 말씀과 제가 부르는 찬양이 연결되고, 들은 말씀이 노래로 나오니 다시 기억되고 곱씹는 영향이 큽니다.

하승진 집사: 부른지 6개월 정도 됐습니다. 부르면서 기억이 나는 것도 있고, 초대교회 때 예수님이나 사도들도 비슷한 가사의 찬송을 불렀겠구나 하면서 서로 연결되는 듯한 느낌이 생겨 좋습니다.

황정혜 집사: 저는 2년 정도 됐습니다. 비대면으로 예배드리던 시절, 교회와 집이 가까워 대면 예배를 드리러 갔다 참여하게 됐습니다. 시편이 이렇게 좋은지 몰랐는데, 말씀을 듣고 찬양하니 묵상도 되고, 말씀인 가사가 많이 기억납니다. 4성부로 부르면 음도 좋습니다. 마음이 힘들 때 위로가 되는 시편을 찾아서 읽게 됩니다. 요즘은 8편이 그렇게 좋습니다(웃음).

권택선 집사: 하나님 말씀으로 돼 있기 때문에 일단 다른 곡들과 달리 무오하고 편안한 느낌입니다. 가사에 대해 다른 판단을 할 필요가 없으니까요. 일반 찬송들은 고백적 요소도 있는데 반해, 시편찬송은 다윗이나 예수님의 마음이 녹아있기 때문에 묵상이 되는 측면도 있습니다. 그런 부분에서 찬양하면서 은혜를 받게 됩니다.

문수찬 집사: 시편을 매일 한 편씩 읽고 묵상하고 있는데, 총 150편이니 1년에 두 번 정도 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교회에서 시편찬송을 하고 시편 강해까지 들으니, 하나님 은혜를 느끼고 깨닫는 시간이 많아졌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아직 시편찬송을 전문적으로 하는 교회들이 극소수이기에, 개척자 정신으로 하고 있습니다. 조금이나마 기여할 수 있어 기쁩니다. 이것도 사역이고 말씀을 찬양으로 그대로 전하는 것이기에, 곡조 있는 말씀이 전해지고 선포되면 하나님 나라가 확장되리라 믿습니다.

-비전이 있다면.

박미경 집사: 중고등부 찬양대도 있는데, 아이들 중에서도 시편찬송 팀이 성장할 수 있도록 가르치고자 합니다. 반주자도 지속적으로 길러내고 싶습니다.

교회에서 시편찬송을 도입해 부르고자 하는 분들을 위한 아카데미를 만들고 싶은 마음도 있습니다. 이를 위해 총신대 교회음악대학원 석사 과정에서 공부하고 있습니다.

샘플이 있으면 좋겠다는 작은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찬양을 듣고 좋아해 주시고 부르시는 분들이 생겨나는 걸 보면서,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일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아카데미가 생기면, 저희 교회 성도들뿐 아니라 누구나 와서 배울 수 있도록 경험을 나누고 싶습니다. 처음 시작할 때 어려웠던 점도 알려주면서, 시편찬송 보급에 기여하고자 합니다.

또 개척교회들이 시편찬송을 하고 싶은데 반주자나 인도자가 없을 때 반주를 제공하기 위해 녹음 작업도 하고 있습니다. 유튜브를 통해 공유할 예정입니다. 정말 힘든 곳이라면, 한두 달 파송해서 가르쳐드릴 수 있는 전문 봉사자들도 길러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