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배아크빌
▲기자회견 모습.
서울 방배동에 위치한 방배아크빌 주민들이 지난 15일 기자회견을 열고 건물 주차장 입구를 점거한 용역들로 인해 일상생활에 심각한 고통과 피해를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방배아크빌 주민들은 “토지 일부를 경락받은 A씨가 용역들을 앞세워 무단 점유하고 폭력을 행사하는 것에 대해 법원에서 방해금지가처분 결정을 받았다”며 “무서워 못 살겠다! 용역들은 물러가라!! 당국은 주민의 안전권을 보장하라”고 호소했다.

주민들에 따르면 방배아크빌이 위치한 토지 총 520평 중 주민들 소유는 20평이고, 나머지 500평은 A씨가 갖고 있다고 한다. 토지와 건물 소유주가 다른 상황에 A씨는 건물을 상대로 철거소송을 진행했고, 대법원에서 자신이 소유한 500평 위에 지어진 건물을 철거하라는 판결을 받아냈다.

문제는 입주민이 살고 있어 강제 건물 철거가 불가하다는 것. 이에 A씨는 주민들을 상대로 퇴거 소송을 진행했으나, 법원은 주민들을 임의로 내보내서는 안 된다고 판결했다.

이에 A씨는 3개월여 전부터 용역들을 고용해 이들에게 모든 권한을 넘겼고, 이들은 건물 주민들과 주변 주민들에 잦은 마찰을 일으키고 있다고 한다. 이와 관련, 건물을 지키던 한 직원은 몸을 다쳐 수술을 받기도 했다.

주민들은 “퇴거 소송에서 패소한 A씨가 주민들의 이사를 유도하기 위해 용역을 고용한 것”이라며 법원에 방해금지가처분을 제기해 최근 인용 판결을 받아냈다.

입주민들은 재산권 및 주거의 자유 침탈에 대해 방해금지 가처분(2022카합21249)을 진행, 법원에서 “건물에 출입하거나 점거 및 문을 봉쇄하거나 일상생활의 평온을 방해하는 일체의 행위를 하여서는 안 된다”는 결정문을 받았다.

그러나 용역들의 횡포는 계속되고 있다고 한다. 관할 경찰서에 민원을 넣고 경찰서장 명령으로 용역들이 10일 동안 주차장 출입을 막았던 차들을 나가게 했지만, 또 다시 주차장 출입구를 다시 막아놓은 것과 같은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

한 주민은 “주차장 출입구 쪽을 불법적으로 차단해 입주한 주민들이 출퇴근 시 차를 움직일 수 없는 상황”이라며 “결국 차를 밖에 주차해 불법주차로 주차위반 딱지를 하루 2-3건씩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지난 9일경에는 용역 중 한 사람이 입주민 여성을 몰래 불법 촬영해 시비가 붙었다”며 “이 과정에서 용역이 욕설까지 했는데, 한 아이가 공포에 놀라 울었고 지금도 불안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주민은 “용역들이 주차장 입구에 차를 막아놓고 밤새 시동을 켜 놓아 소음으로 잠을 이룰 수 없었다”며 “차에서 밤새 뿜어내는 매연 냄새로 주민들이 견딜 수 없지만, 누구도 우리의 고통을 들어주지 않는다”고 울분을 토했다.

또 다른 주민은 “낮에 주차장 입구에 덩치 큰 사람들이 서 있는 것을 보고 위압감을 느끼고 있다”며 “이곳 주민들과 지나가던 아이들, 그리고 노인과 마을 여성들도 매일 정신적 고통에 시달리며 불안에 떨고 있다”고 전했다.

한 주민은 “어머니가 98세이신데, 차를 뺄 수 없어 병원에도 못 가고 있다”며 “아침에 나오면 주변에서 담배를 피우고 서성이는데, 정말 무서워 살 수가 없다. 쓰레기 버리러 나가기도 겁난다”고 호소했다.

아기를 키우고 있다는 한 주민은 “9년 만에 시험관을 통해 얻은 소중한 아이가 아파도 차를 빼지 못해 병원에 가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주민들은 “용역들이 건물 내 지하주차장에서 대소변을 해결하고 있어, 온갖 악취와 가스가 건물 전체로 퍼져 있다”며 “피해 상황을 경찰에 호소했지만, 사유 공간에서 벌어지는 일에 대해 개입할 수 없다는 답변만 돌아왔다”고 개탄했다.

이들은 “우리도 편안하게 살 권리가 있다. 그 권리를 지켜달라는 것뿐이다. 만약 우리에게 법적 문제가 있다면 그에 따른 처벌을 받고, 토지 점유에 대한 ‘지료’를 내야 한다면 납부할 의향도 있다”며“정신적 고통에 시달리고 있는 주민들의 민원 처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시, 당국에 직무 태만에 대한 감사 요청과 더불어 직무유기로 상위 기관에 감사 및 민원을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토지 소유주인 A씨의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연락을 취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A씨가 입장을 알릴 경우 반영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