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교파 초월 고통받는 분들 돕고 일으켜야
재난 방지와 극복 매뉴얼 만들어 재발 예방 최선을
유가족들 마음 어루만져, 천국 소망 다시 일어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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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 위로와 회복의 예배가 진행되고 있다. ⓒ이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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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예배는 한국교회총연합(대표회장 류영모 목사, 이하 한교총) 주최, 한국교회총무협의회(회장 엄진용 목사, 이하 총무협) 주관으로 진행됐으며, 한교총 관계자들을 비롯해 많은 성도들이 참석해 유가족과 부상자 등을 위해 중보기도했다.
총무협 회장 엄진용 목사 사회로 열린 예배에서는 한교총 공동대표회장 고명진 목사의 대표기도, 기하성 총회장 이태근 목사의 성경봉독, 베데스다 찬양대의 찬양 후 이영훈 목사가 ‘저녁이 되며 아침이 되니(창 1:1-5)’라는 제목으로 설교했다.
이영훈 목사는 “기독교는 영원한 희망의 종교이다. 성경은 아침보다 저녁을 먼저 이야기한다. 밤이 깊으면 새벽이 밝아오듯, 고난의 시간을 지나고 나면 희망의 미래가 밝아온다”며 “그래서 성경은 고난이 우리를 소망으로 이끄는 과정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환난에 머물러 통곡만 할 것이 아니라, 미래의 축복을 바라보며 다시 전진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성경은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고 하셨다. 기독교는 결코 고난당하는 자들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는다”며 “성경에 그리스도인들은 선한 사마리아인처럼 고난당한 자를 위로하고 격려하며, 그 고난을 극복하도록 최선을 다해 돕는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이제 더 이상 고난의 자리에 머물러 낙심하며 슬퍼하고 있지만 말고, 희망의 내일을 바라보고 일어나야 한다”며 “한국교회는 교파를 초월해 하나 되어 이번 이태원 참사로 고통받는 모든 분들을 돕고 일으켜 세우는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를 위해 트라우마 치유센터를 운영해 고통 속에 슬퍼하는 자들을 지속적으로 상담하고 돕는 일에 다 함께 힘을 모을 것”이라며 “그리고 그들의 상처 입은 몸과 마음이 치료받고 그들 모두의 삶이 건강한 모습으로 회복되는 일에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나아가 “정부, 모든 사회 관련 단체, 전문가들과 협력해 재난 방지와 극복의 매뉴얼을 만들어, 향후 다시는 이 같은 재난이 반복되지 않도록 예방하는 일에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국민을 살리는 데는 여야가 따로 없다. 그런데 아직도 정치권이 싸우고 있으니, 아직 멀었다. 이제 하나 되어 재난을 극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교총 공동대표회장 이상문 목사의 헌금기도 후 강승규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은 윤석열 대통령 메시지를 대독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우리가 마주한 깊은 슬픔과 아픔을 보듬고 마음을 모아 기도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 주셔서 감사드린다”며 “한국교회는 우리 이웃이 아픔을 겪을 때마다 늘 함께해 주셨다. 여의도순복음교회가 유가족 분들께 하나님의 사랑을 가장 앞서 실천해 주신 점 잘 알고 있다. 앞으로도 하나님의 사랑을 실천하는 여러분께서 희생자와 유가족, 그리고 국민들을 위해 기도해 달라”고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정부는 이러한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고, 우리의 안전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점검하고 다양한 위험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제도적 개선 노력도 병행해 나갈 것”이라며 “많은 기도를 부탁드린다. 희생자 분들께 조의를 다시 한 번 표하며 유가족들께도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치료 중인 분들의 조속한 쾌유를 빈다”고 전했다.
한교총 명예회장 소강석 목사는 ‘차가운 겨울 바람도 피해갈 풀잎의 이름들이여’라는 제목의 헌시를 낭독했다. 그는 “우리가 깨어 기도하지 못하고 대처를 잘못하여 이토록 비통한 일이 일어난 것을 회개한다”며 “말할 수 없는 슬픔과 부끄러움을 안고, 님들의 이름을 불러본다”고 했다.
소강석 목사는 “잊지 않겠다. 그리고 당신의 눈물과 슬픔을 이 땅에 다시는 황망한 참사가 일어나지 않게 역사의 교훈의 서판에 새겨 놓겠다”며 “우리의 뜨거운 애도와 회개의 눈물을 안전한 나라를 위한 참회의 유리병에 담아 놓겠다. 주님께서 유가족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시고 천국 소망으로 다시 일어서게 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후 정치권 인사들이 위로 메시지를 전했다.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정진석 의원은 “우리에게 닥친 큰 슬픔과 시련을 위로하기 위해 성경 말씀을 실천하며 예배를 통해 아픈 마음을 나눠주셔서 감사드린다”며 “시간이 지나도 슬픔이 옅어지지 않는다. 하늘의 별이 된 158명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들에게도 진심 어린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 우리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은 안타까운 죽음을 기억하면서, 같은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는 것”이라고 전했다.
더불어민주당 김회재 의원은 “깊은 슬픔에 잠긴 유가족들에게 주님의 위로와 평강이 함께하시길 바란다. 예수님께서는 나사로의 죽음에 함께 슬퍼하며 눈물 흘리셨다. 정치권도 슬픔에 빠진 국민들과 아픔과 슬픔, 눈물을 나누는 공감의 정치를 해 나가겠다”며 “유족들과 국민들에게 드릴 수 있는 최고의 위로와 소망은 그들의 희생을 기억하고 헛되지 않게 하는 것이다. 다시는 이런 참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교총 대표회장 류영모 목사의 위로 메시지 후 공동대표회장 강학근·김기남 목사와 예장 합신 총회장 김만형 목사가 △코로나19로 침체된 교회의 예배 회복을 위해 △코로나19로 고통을 겪는 우리 사회와 교회를 위해 △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가족과 부상자들의 위로·회복을 위해 기도를 인도했다.
이날 예배는 예장 백석 총회장 장종현 목사의 축도와 한교총 총무 이용윤 목사의 광고로 마무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