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이 된 김 모 신부
▲논란이 된 김 모 신부 페이스북 캡쳐.
대한성공회 원주 나눔의집 대표 김모 신부가 “대통령 전용기가 추락하길 바란다”는 취지의 글을 올려 논란이 되고 있는 것에 대해, 한국교회연합(대표회장 송태섭 목사, 이하 한교연)이 “정치적 견해를 뛰어넘는 섬뜩한 살기(殺氣)”라고 지적했다.

한교연은 14일 성명에서 “강원도 원주의 한 성공회 신부가 자신의 SNS에 ‘대한민국 대통령이 탄 전용기를 온 국민이 염원해서 추락하길 바라마지 않는다’고 썼다고 한다”며 “충격적이다 못해 소름이 끼칠 정도”라고 했다.

이어 “이 글을 쓴 신부는 문제가 되자 해당 글을 삭제하고 ‘일기장처럼 쓴 나만의 생각 압축’이라고 했다는데, 이런 사람이 어찌 하나님의 말씀을 대언하는 성직자가 될 수 있는지 심각하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이들은 “신분이 성직자라 하더라도 누구든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드러낼 자유는 있다”며 “그러나 국민의 투표로 선출된 대한민국 대통령이 탄 전용기가 추락하길 염원한다 등의 표현은 단순한 정치적 견해를 뛰어넘는 섬뜩한 살기(殺氣)가 아닌가”라고 했다.

해당 신부는 이태원 참사 희생자와 유족을 위한 명동성당 추모미사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의 사진을 올리고 “나 같으면 성당 출입을 금지시키고 두드려 팬 뒤 감옥행으로 가겠다”고 쓰기도 했다고 한다.

이들은 “아무리 현 정권이 맘에 안 들고 적대적인 입장이라 한들 과연 이게 성직자의 머리와 가슴, 입에서 나올 말인가”라며 “그런 말을 하면서 어떻게 성도들을 향해 ‘원수도 사랑하라’는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을 선포할 수 있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한교연은 “윤석열 대통령은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에 참석해 한·일, 한·미 정상회담, 세 정상이 한자리에 모이는 한·미·일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와 임박한 핵실험 등 북한 도발에 대응하기 위한 안보협력 방안을 논의했다”며 “한·미·일 세 정상이 대북 확장억제 강화를 핵심으로 하는 공동성명을 채택한 것은 한반도 평화를 위한 매우 중요한 외교적 성과”라고 했다.

한교연은 “이런 대통령을 향해 ‘대통령 전용기가 추락하기를 온 국민이 염원하자’는 저주를 어찌 성직자가 함부로 퍼부을 수 있나. 혹여라도 대통령실이 MBC 기자의 대통령 전용기 탑승을 거부한 데 따른 불편한 심기를 이런 식으로 드러낸 것이라 하자. 그럼 전용기에 탄 다른 기자들의 생명은 안중에도 없다는 말인가”라고 했다.

한교연은 “우리는 성공회 모 신부가 더불어민주당이 주최한 ‘차별금지법’ 공청회에 참석해 한국교회 대부분이 차별과 혐오를 반대하는 ‘차별금지법’을 찬성하고 있다고 발언한 것을 기억하고 있다”며 “그렇다면 이번 성공회 신부의 대통령 전용기 추락 염원 글은 도대체 무엇을 의미하는가. 내가 싫어하는 사람에 대해 끔찍한 혐오와 저주는 해도 되는지 해당 교단에 묻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이들은 “지난 정부 시절 보수단체 시국집회에서 한 목회자가 대통령에 욕설을 퍼붓는 등 품위 없는 말을 했다는 이유로 한국교회 주요 교단들이 한동안 이단 관련 연구에 착수하더니 총회에서 집회 참석 금지 등을 결의했다”며 “한국교회 주요 교단들은 대통령 전용기를 추락시키자는 저주를 아무렇지도 않게 퍼붓는 이런 성직자에 대해서도 똑같은 잣대로 취급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한교연은 “우리는 성공회 신부의 저주성 글이 선택적 분노조절 장애의 증상이라면 적절한 치료가 있기를 바라며, 만약 그것이 지극히 정상적인 사고에 의한 것이었다면 최소한 성직자라는 신분을 내려놓고 정치인으로 살아갈 것을 권고하는 바”라고 했다.

한편 대한성공회 대전교구(교구장 유낙준)는 이날 해당 신부에 대한 면직 처분을 결정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