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테네시주의 멤피스 크라이스트 감리교회.
▲미국 테네시주의 멤피스크라이스트감리교회. ⓒ멤피스크라이스트감리교회
미국 연합감리교회(UMC) 테네시주의 대형교회가 투표를 통해 교단을 떠나기로 결정했다고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가 보도했다.

6백여 명의 교인이 출석하는 멤피스크라이스트감리교회는 지난달 30일 교단 탈퇴에 관한 찬반 투표에서 찬성 941명, 반대 101명, 기권 1명으로 탈퇴 의사를 굳혔다.

이 교회의 커뮤니케이션 담당자인 마일즈 스티븐스는 CP에 이번 투표에 대해 “UMC 내 회원 교회들 사이에 정반대의 신념을 조화시키려는 십수 년의 노력이 실패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는 연합감리교회에서 탈퇴하는 것이 복음을 전파하고 제자를 삼고자 하는 크라이스트교회가 나아갈 최선의 길이라고 믿는다”며, 다른 감리교 교단에 가입할지는 “아직 결정된 바가 없다”고 말했다. 공식적인 탈퇴는 2023년 5월 지역 연회의 승인을 거쳐 마무리된다.

스티븐스는 “탈퇴가 승인될 때까지 교회 지도자들로 팀을 구성해, 교회가 교파 또는 비교파 소속으로 남을지 향후 방향을 모색할 것”이라 밝혔다.

크라이스트교회는 올해 초 테네시와 멤피스 연회가 합병한 UMC 테네시-서부켄터키연회에 속해 있다. 연회 대변인은 크라이스트교회를 “멤피스의 대표 교회”라고 언급한 빌 맥앨리 주교의 성명문을 CP에 전달했다.

맥앨리 주교는 성명에서 “연합감리교회 가족을 언제든 떠나기로 선택하기로 한 그들의 결정에 슬프다”며 “연합감리교 신학에 대한 많은 잘못된 설명이 존재하고 있으며, 우리가 누구인지에 대해 거짓말을 입히려는 또 다른 연합감리교회 회중들이 있다”고 주장했다.

테네시-서부켄터키연회는 올해 6월에도 60개 교회의 탈퇴 요청을 승인한 바 있다. 지난달에는 북텍사스연회에서 가장 큰 교회 중 하나인 프라노 세인트앤드류 연합감리교회가 회중 투표 없이 교단을 떠나기로 결정했다.

이 교회는 CP에 보낸 성명에서 “세인트앤드류의 결정은 회중의 투표 없이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관할 법률 문서에 따라 내려졌다”면서 “이 결정의 법률적 집행의 가능성을 지지하며, 교인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고 했다.

UMC의 공식 장정에 따르면, 동성애는 “기독교의 가르침과 양립할 수 없다”고 규정돼 있다. UMC는 2019년 특별 총회에서도 공식 장정을 통과시켜 동성 결혼 주례와 ‘독신이 아닌 동성애자’에 대한 목사 안수를 금지했다.

그럼에도 교단 내 진보 진영은 장정에 불복하며 동성혼 주례와 동성애자 안수를 강행해 보수 교회들의 반발을 샀다. 결국 올해 5월, 교단의 전통적 입장을 옹호하는 교회들이 대거 UMC를 떠나 새 보수 교단인 세계감리교회(GMC)를 출범했다.

한편 GMC 노스캐롤라이나연회 창립위원인 제리 루이스 목사는 지난달 캐롤라이나 저널과의 인터뷰에서 “UMC 소속 교회 226곳이 노스캐롤라이나 연회를 떠날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는 “180개 교회가 올해 이미 탈퇴에 투표했으며, 80여 개 교회가 내년에 UMC를 떠날 수 있다고 GMC 측에 알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