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미사일
▲NCCK의 성명서는 북한의 주장과 유사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KBS 캡처
북한이 연일 미사일을 발사하며 한반도에 긴장을 조성하고 있는 가운데, NCCK에서 남북을 향해 ‘적대적 군사행동을 중단하고 평화의 길을 택하라’는 제목의 논평을 발표했다.

그러나 북한 대신 우리나라와 미국의 방어훈련에 대해서만 비판해 빈축을 샀다. 분단 후 최초로 NLL 이남에 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북한의 연이은 도발로 한미 연합훈련이 하루 늘어났는데, 마치 훈련이 늘어나 북한이 대응 차원에서 미사일을 쏜 것처럼 글을 배치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북한 도발에 대비한 우리나라의 지속적 군비 증강이 남북 신뢰를 무너뜨리는 원인 중 하나가 됐고, 북한의 핵·미사일 고도화 및 비대칭 전략개발에 몰두하는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는 적반하장식 주장을 펼쳤다.

NCCK는 화해통일위원회 ‘제3일의 소리’ 명의 성명서에서 “지금 한반도 군사적 긴장이 최고조로 치솟고 있다. 이태원 참사 ‘국가애도기간’ 중에도 지난 월요일(10월 31일) 한미연합 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은 강행됐다”며 “한국군 F35A, 미군 F35B 등 공군 전력 240여 대가 출격하는 북한에 대한 대규모 폭격훈련이 11월 4일까지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하루 더 연장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에 대응해 북한은 지난 11월 2일 여러 차례 탄도 미사일을 발사, 그 중 한 발은 북방한계선(NLL) 남쪽 공해상에 떨어졌고 울릉도에 공습경보가 발령됐다”며 “남한은 이에 맞대응해 NLL 이북 공해 상에 공대지미사일 3발을 발사했다. 이에 북한은 잇따라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이 같은 군사적 초긴장 상태를 바라보는 접경 지역의 주민들과 온 국민들 마음에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정부는 이태원 참사 국가애도기간 중 자행된 북한의 도발에 대해 규탄했다.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또한 남북한의 적대행위들에 대한 책임이 북한에 있다고 발표했다”며 “그러나 대한민국 정부도 이태원 참사로 인한 국가애도기간 중 역대 최대 규모의 공중훈련을 감행한 것이 사실이다. 전쟁연습을 시작하여 지금의 한반도 위기를 증폭시킨 대한민국의 책임도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할 것”이라고도 했다.

NCCK는 “정부는 계속해서 대북 방어 목적으로 감행한 훈련이라 변명하지만, 명백히 공군의 대규모 폭격훈련이었다. 북한의 맞대응도 이미 예상된 바”라며 “대한민국 정부는 계속 전쟁연습, 즉 적대적 군사행동을 이어가며 한반도 위기를 증폭시키는 무력시위를 통한 억제정책만이 해결책이 아님을 기억해야 한다”고 전했다.

윤석열 정부 비판도 이어갔다. 이들은 “정부는 2023년 국방비 예산안을 57조로 통과시켰다. 2022년 본예산 대비 4.6% 증가해 또 한 번 역대 최대 국방비 예산을 편성한 것”이라며 “대한민국의 지속적 군비 증강은 남북 신뢰를 무너뜨리는 원인 중 하나가 됐고, 북한의 핵·미사일 고도화 및 비대칭 전략개발에 몰두하는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 이는 한반도뿐만 아니라 동북아시아를 화약고로 만드는 방아쇠 역할을 하고 있다”고 했다.

NCCK는 “심지어 지금까지 볼 수 없던 대규모 한미연합군사훈련과 한미일 군사협력으로 한반도의 위기를 신냉전 구도 속에 국제전으로 치닫게 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이 같은 강대강 전략, 대결과 반목 정책은 한반도 평화와 비핵화 전망을 더 안개 속으로 빠져들게 하고, 북한 7차 핵실험 강행으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는 그 길을 잃어버리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다시는 한반도에서 전쟁뿐 아니라 그 어떤 무력충돌도 벌어져서는 안 된다. 충돌은 공멸이며, 한반도 더 나아가 동북아시아의 파국”이라며 “여전히 남과 북이 대화할 시간, 평화외교의 기회가 존재하며, 이를 시도할 공간이 남아있다. 대한민국 정부는 남북관계의 군사적 긴장을 하루빨리 멈추고, 평화적 방법으로 이번 위기를 해결해야 한다. 더 이상 남북관계를 정치적이며 정략적인 의도로 활용해서는 안 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남·북·미 모두 한반도 군사적 긴장을 증폭시키는 적대적 행위를 즉각 멈춰야 한다. 나아가 평화의 길을 택하고, 이를 위한 모든 외교적 수단을 강구해야 한다. 한반도 위기가 악화일로로 흘러간다면 ‘전쟁’ 위기에서 파국의 상황이 도래할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며 “1950년 한국전쟁도 발발 1년 전 1천여 건 이상의 군사적 충돌이 일어났고, 우리는 결국 민족상잔의 비극을 몸소 겪었으며, 여전히 좌우분열과 이념논쟁으로 값비싼 갈등비용을 치루고 있다”고 했다.

이와 함께 “한반도에서 그 어떠한 전쟁도 일어나서는 안 된다. 현재 적대적 군사행동에 대한 서로의 경고를 무시해서도 안 되며, 외교 실패로 이어져서도 안 된다. 반드시 평화의 길을 택하며, 그 어떠한 폭력행위도 거부해야 한다”며 “골로새서 (3장 15절)의 사도 바울은 21세기에 사는 모든 이들에게 ‘평화’를 가슴에 새기고 한 몸이 되라고 권면한다. 지금껏 한반도에 사는 민(民)들이 겪었던 분단과 냉전의 역사를 통해 볼 때, 평화는 총부리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평화의 길은 그리스도께서 명령하신 평화의 마음과 사랑과 정의로 연대하는 평화적 수단을 통해서만 열린다”고 했다.

끝으로 “이제 윤석열 정부는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하여 책임감 있고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 현재 위기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한반도와 그 주변국이 역지사지의 대화 노력에 기반 하여, 평화외교를 통한 상호공존과 화해를 모색하는 길임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며 “이것이 한반도의 평화와 공존을 위한 길이며, 평화의 사도로 부르신 그리스도의 명령에 응답하는 길”이라고 정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