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 곳곳에서 ‘메스’ 통해 드러나는 하나님 역사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인터콥선교회 의료선교, 하나님 사랑과 능력 통로로

▲레바논의 난민 텐트촌. ⓒ인터콥

▲레바논의 난민 텐트촌. ⓒ인터콥
◈현 레바논과 시리아 난민 상황

11년 전 시작된 시리아 전쟁으로 인해 수많은 난민들이 다른 나라들로 흩어졌다. 전쟁 초기 가장 많은 난민들이 유입됐던 레바논에는 아직도 수많은 난민들이 들판에 천막 텐트를 치고 살고 있다.

이곳 난민 숫자는 100만 명에 이르며, 약 30% 가량은 농토나 빈 공터에 난민 텐트촌을 이루고 살아가고 있다. 나머지는 도시 난민으로 전국에 흩어져 있다. 10년 이상 난민으로 살고 있는 것이다. 이 나라는 다른 나라들처럼 난민들을 따로 모아 관리하는 공식 난민 텐트촌이 없어, 체계적 난민 관리 없이 거의 방치되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레바논은 3년 전부터 시작된 3번의 커다란 사건으로 심각한 경제위기에 처했다. 레바논은 중동 지역에서 비교적 잘 살던 나라였지만, 1975년부터 시작된 15년 간의 전쟁과 2006년 이스라엘과의 전쟁으로 경제가 무너지기 시작했다.

여기에 난민 유입으로 인한 물가 상승, 2019년 10월 시작된 아랍 민주화 운동, 2020년 2월부터 시작된 코로나19, 그해 8월 베이루트 항구 폭파 사건은 겨우 버티던 레바논 경제를 한꺼번에 무너뜨리는 상황으로 몰아넣었다.

오랫동안 1달러에 1,500리라일 정도로 비교적 좋은 환율을 유지하던 레바논은 2019년 10월 이후 환율 변동이 시작돼 3년 만에 환율은 1달러 4만 리라에 이르렀다. 26배 이상 떨어진 현지화 가치, 거기에 10-20배 이상 오른 물가는 시리아 난민들뿐 아니라 레바논 인구의 80% 정도를 난민 이하 수준으로 떨어지게 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그래서 현재 레바논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경제가 추락하고 있는 나라 1위, 가장 경제 회복이 어려울 것 같은 나라 1위를 차지하기에 이르렀다.

중동 지역에서 유일하게 기름 한 방울 나오지 않아 모든 석유를 수입해야 하는 레바논은 하루 중 12시간 이상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다. 이 전기마저 국가 공급이 아닌 지역별 또는 건물별 발전기를 사용하는 공급이어서, 전기세가 집 임대료보다 비싼 상황이다. 결국 이 정도의 전기도 못 쓰는 사람이 너무 많다.

뿐만 아니라 거의 대부분의 물품을 해외에서 수입하는 상황에서, 환율 상승으로 의약품 수입도 어려워 약국에서도 의사에게 처방받은 약을 구할 수 없는 열악한 실정이다.

◈복음의 통로 의료 사역

이러한 열악한 상황이 알려지자, 인터콥선교회는 그들의 삶에 의료적 도움을 주기 위해 클리닉 사역을 시작했고, 예수님을 전하고 가르치고 고치는 사역을 함께 진행했다.

무너진 이들의 영·혼·육을 함께 치유하는 클리닉 사역은 현지 교회에서 진행 중이던 여러 구호 사역에 큰 힘을 보탰다.

또 지방에 흩어진 난민들을 위해 이동 진료팀을 구성해 여러 난민촌들을 정기적으로 섬기기 시작했다. 여름과 겨울 단기 의료팀을 초청해 새로운 지역, 의료 사각지대 여러 곳을 다니며 치료와 함께 복음을 전하고 있다.

이러한 지속적인 섬김 가운데 지난 2-3년 전부터는 사역 범위가 난민들뿐 아니라 레바논 사람들로 확장됐다. 베이루트 항구 폭발 이후 클리닉 사역팀은 피해 지역으로 의료 자원봉사를 진행했고, 이를 계기로 많은 레바논 사람들이 클리닉으로 나와 복음을 듣기 시작했다.

‘명목상 그리스도인’이었던 구교 출신 레바논 사람들도 사랑과 복음에 감동해 현지 교회로 나오기 시작하는 역사가 나타났다. 또 단기의료팀과 함께하는 의료 선교도 레바논 내 무슬림 지역으로 확장됐다. 이 땅의 환난 같은 어려운 현재 상황에서 의료선교를 통한 사랑의 섬김을 받고, 이를 통로로 전해지는 복음을 듣기 가장 좋은 시기가 됐다.

“오래지 아니하여 레바논이 기름진 밭으로 변하지 아니하겠으며 기름진 밭이 숲으로 여겨지지 아니하겠느냐 그날에 못 듣는 사람이 책의 말을 들을 것이며 어둡고 캄캄한 데에서 맹인의 눈이 볼 것이며 겸손한 자에게 여호와로 말미암아 기쁨이 더하겠고 사람 중 가난한 자가 이스라엘의 거룩하신 이로 말미암아 즐거워 하리니 이는 강포한 자가 소멸되었으며 오만한 자가 그쳤으며 죄악의 기회를 엿보던 자가 다 끊어졌음이라”(사 29:17-20).

할렐루야!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이 땅이 기름진 밭이 되고 그 밭이 숲으로 여겨지는 때가 지금이다.

◈영혼 이야기

남편은 레바논에서 일하고, 자신과 두 아이들은 시리아에서 지내고 있던 J자매에게 항문이 없는 아이가 태어났다.

시리아는 전쟁으로 수술을 할 수 없어, J자매는 아이를 수술시켜 주겠다는 생각으로 밤중에 몰래 군인들을 피해 산을 넘는 위험을 무릅쓰고 국경을 넘어, 인접국인 레바논까지 오게 됐다.

무사히 레바논에 도착했지만 당시 많은 난민들로 인해 딸 수술을 위해 도움을 줄 곳을 찾기가 어려웠다. 무슬림이어서 이슬람 단체를 찾아가기도 했고, 교회가 있는 지역이라 찾아갔지만 역시 마찬가지였다.

히잡까지 쓴 무슬림이었지만 주님께 기도하면 들어주신다는 말을 듣고, 무릎을 꿇었다. J자매는 “어느 날 만난 교회 집사님이 함께 기도하자고 해서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기도했다”며 “감사하게도 그때 유엔 무료 수술 기관에서 연락이 와 1차 수술을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후 1년이 지나 2차 수술의 도움이 필요해져 기도하면서 돕는 자를 구하며 나아갔을 때, 인터콥선교회 파송 단기의료팀을 만났다. J자매는 장루를 달고 있는 아이를 데리고 진료소를 찾아왔고, 이 집을 의료팀과 함께 방문해 교제하면서 2차 수술까지 진행했다.

▲환자들을 진료하고 있는 레바논 의료사역 팀. ⓒ인터콥

▲환자들을 진료하고 있는 레바논 의료사역 팀. ⓒ인터콥
단기 의료팀은 “J자매 기도 응답의 통로로 우리 의료팀이 쓰임받을 수 있어 기뻤다”며 “더 감사한 것은 이런 과정을 통해 자매가 살아 계시고 응답하시는 하나님을 경험했다는 것”이라고 간증했다.

주님의 계획은 J자매에게서 멈추지 않았다. J자매 가정은 당시 딸 수술비 마련을 위해 집을 빼고 다른 친척집에서 함께 살고 있었다. J자매와 교제하면서 복음을 전하러 방문했을 때 말씀에 관심을 보이면서, 귀담아 듣는 한 청소년 자매가 있었다.

단기 의료팀 참가자는 “초롱초롱한 눈으로 바라보면서 복음에 귀 기울이던 R자매는 이후 다시 복음을 전했을 때 아멘으로 화답하면서 예수님을 영접하는 기쁨이 있었다”며 “이후 이 자매를 양육하면서 전쟁 초기 학교를 다닐 수 없어 지금도 아랍어를 읽을 수 없음을 알게 됐다”고 전했다.

이 상황은 다른 사역을 일으키게 했다. 복음은 영접했는데 스스로 신앙을 키워가기 위해 최소한 성경을 읽을 수는 있어야 한다는 아쉬움 때문에, 청소년 무슬림들을 모아 성경과 아랍어를 가르치는 청소년 학교를 시작하게 된 것이다.

의료를 통해 시작한 영혼 사역에 교육 사역이 추가됐다. 교육 사역을 통해 더 많은 시간에 청소년들을 복음으로 가르칠 수 있게 됐다. 많은 아이들이 예수님을 알고 영접하는 기쁨을 누렸다.

그런데 이들의 신앙이 한 단계 커지려면 캠프와 같은 집중 훈련 시간이 필요한데, 대부분의 무슬림 부모님들은 집을 떠나 자는 캠프에 참석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그런 결정적인 순간에 의료팀이 사용됐다.

R자매 가정은 7명의 딸과 1명의 아들이 있었다. 그런데 캠프 며칠 전 청소년 자매 아버지로부터 급한 전화가 왔다. 아들이 손가락을 다쳐 열상을 입었다는 것. 늦은 밤이었지만 찾아가서 상처를 확인하고, 바로 봉합수술을 했다. 아버지는 너무 감사해 했고,

이 기회를 통해 반대하던 R자매의 캠프 참석 허락을 받을 수 있게 됐고, 부모 설득으로 대부분의 청소년들이 캠프에 참석했다. R자매는 청소년 학교를 다니면서 아랍어를 배워 스스로 성경을 읽을 수 있게 됐고 매주 주일 예배 모임에 나와 믿음이 잘 자라가고 있다.

하지만 믿음에는 시련이 따르는 법. 난민 청소년들은 어려운 환경 때문에 비교적 어린 나이에 시집을 가게 된다. R자매도 15세 때 독실한 무슬림 남성을 만나 결혼했다. 그래서 더 이상 교회 예배에 나올 수 없었다.

의료선교팀은 2년여 뒤 결혼 후 아이가 없어 불행해 하는 R자매를 만났다. R자매는 불임 원인을 알기 위한 각종 검사를 보여주며 조언을 구했다.

의료 선교팀 관계자는 “전공 분야가 없어서 의학적으로 해줄 수 있는 것은 없었지만, 이러한 상황 가운데 기도를 통해 이 가정에 아이가 생긴다면, 남편이 기도를 통한 하나님의 행하심을 본다면 가정에 구원의 문이 열릴 수 있겠다는 마음으로 간절히 기도했다”고 말했다.

“주님 이 가정에 자녀를 주십시오. 축복의 자녀를 주십시오. 구원의 문의 자녀를 주십시오. 기도했습니다. 10개월 뒤 정말 이 가정 가운데 아이가 태어났습니다. 할렐루야. 불가능한 일을 이루시는 주님을 찬양합니다.”

의료 선교팀의 고백이다. 이후 남편이 교회 나가는 것을 허락했고, R자매는 갓난아이를 데리고 난민 청년·청소년 교회 공동체에 나와 축복을 받았다. 이제 둘째도 임신했고, 몇 달 후 가정 3명, 머지않아 남편까지 함께 예배하는 모습을 기대한다.

의료 선교팀은 “이 같은 의료를 통한 사랑 사역은 이제 시리아 난민 뿐만 아니라 레바논 무슬림과 팔레스타인 난민 가리지 않고 지속적으로 섬기게 하고 계신다”며 “이들 가운데 복음의 능력으로 역사하시는 하나님을 경험하고 있다”고 고백했다.

다른 간증에서는 헤즈볼라 시아 무슬림 지역 청소년 M형제가 어느 날 갑작스런 교통사고로 하지 다발성 골절로 여러 군데 수술을 받아야 했다. 대퇴부 수술 부위 뼈가 붙지 않아, 그나마 수술한 부위 고정물이 부러져 재수술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하루 한 끼 겨우 식사하는 어려운 형편 때문에 1년여 가까이 집에서만 머물러 있을 수밖에 없었다.

마침 이 지역을 방문한 단기 선교팀과 만남이 이뤄졌다. 만남 후 알게 된 사실은 이 청소년의 아버지는 이미 복음을 듣고 세례까지 몰래 받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주위에 알려지는 것을 두려워하던 중, 수많은 어려움이 가정 가운데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가장인 아버지는 택시 운전을 하는데, 잦은 차량 고장으로 경제적 어려움이 계속 발생하고 있었다. 아들은 교통사고가 났고, 부인은 넘어지면서 무릎뼈가 부러지고, 딸은 잦은 자살소동을 벌이는 등 심각한 상황이었다.

단기 선교팀은 “간절한 기도를 통해 딸을 붙잡던 어둠이 떠나가는 은혜가 있었고, 아들의 재수술 가운데서도 함께 조언해 주며 뼈에 도움이 되는 한국 음식도 대접했다”며 “이 가정을 사랑으로 섬겼을 때 참 평안과 위로로 한 명 한 명 주님께 나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 가정이 헤즈볼라 지역 가운데 강력한 교회가 세워지는 그 시작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인터콥선교회 측은 “의료 선교를 통해 레바논의 가난한 자들이 위로받고, 의료 선교를 통해 주님의 능력과 구원을 이루시는 위대한 역사가 이 땅에 나타나기를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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