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일푼 이민자, 美 상·하원 5선까지… 임용근 전 의원의 ‘버려진 돌’

송경호 기자  7twins@naver.com   |  

‘아메리칸 드림’까지의 실패와 고난 담은 회고록 출판

어릴 적엔 폐결핵 투병, 고교 시절엔 미군 ‘하우스 보이’
아버지는 6.25전쟁 당시 공산당으로 몰려 총살당하기도
신학대 나왔지만 ‘빨갱이 가족’ 낙인 찍혀 미국행 결심
무일푼으로 도미, 청소·세탁·페인팅 등 궂은 일로 버텨

“흐르는 물은 썩지 않는다” “하늘이 끝이다” 도전 정신
역경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한인들 강인한 정신 표본

▲기독 언론 기자회견을 가진 임용근 전 의원(오른쪽). 미국 한인 이민 사상 최초 오리건주 상‧하원 5선을 이뤄 ‘아메리칸 드림’의 상징으로 꼽힌다. 왼쪽은 그의 아내 임영희(그레이스) 사모. ⓒ송경호 기자

▲기독 언론 기자회견을 가진 임용근 전 의원(오른쪽). 미국 한인 이민 사상 최초 오리건주 상‧하원 5선을 이뤄 ‘아메리칸 드림’의 상징으로 꼽힌다. 왼쪽은 그의 아내 임영희(그레이스) 사모. ⓒ송경호 기자
32세에 무일푼으로 미국에 건너가 경제적 성공을 했을 뿐 아니라 한인 이민 사상 최초로 오리건주 상·하원 5선을 이뤄 ‘아메리칸 드림’의 상징으로 꼽혔던 임용근 전 의원의 회고록 ‘버려진 돌: 임용근 스토리’가 출간됐다.

임 의원은 최근 교계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많은 사람들이 저의 삶을 통해 성공 비결을 배우려 한다”며 “그러나 이 책을 통해 알리고 싶은 것은 저의 성공이 아니라 제가 겪었던 많은 실패와 고난의 시련들”이라고 전했다.

1935년 경기도 여주 시골에서 태어난 임 의원은 어려운 가정 속에서 공부했다. 17살부터는 폐결핵에 걸려 각혈을 하는 7년여 간의 투병생활에 정신이상자로 몰리는 고통도 당했으며, 고교 시절에는 미군부대 ‘하우스 보이’로 미군들의 구두를 닦았다.

더 큰 아픔은 아버지의 죽음이었다. 그의 아버지가 6.25전쟁 때 공산당으로 몰려 남한 정부에 총살당해, 가족들 전체에 ‘빨갱이’라는 낙인이 찍힌 것이었다. 일반 대학을 나와도 사회생활이 제한됐기에, 그는 자신처럼 어려운 이들을 도울 수 있는 목회자가 되고자 신학대학을 나왔고, ‘빨갱이’라는 편견 때문에 한국에서는 일할 수 없다는 생각에 미국으로 건너갔다.

1966년 6월 무일푼으로 미국에 온 임 의원은 청소, 정원 일, 세탁, 페인팅 등 온갖 궂은 일을 다 했다. 그는 “큰 산 밑에는 깊은 계곡이 있는 것처럼, 이 같은 큰 어려움을 겪었기에 이후 아메리칸 드림을 이루고 한인 정치인으로서도 미국 한인 이민사에 새 역사를 기록했다고 믿는다”고 고백했다.

그는 “특히 시련과 고통 속에서도 “흐르는 물은 썩지 않는다” “하늘이 끝이다”라는 인생 철학으로 항상 쉬지 않고 달려 왔다. 비록 넘어져도 오뚝이처럼 일어나 새 도전을 해왔다”고 전했다. 하나님께서는 부족한 자신을 사용하셔서 한인사회뿐만 아니라 미 주류사회에서도 봉사할 수 있게 해 주시고, 오리건주 상·하원 5선이라는 새 역사를 이루셨다고.

60년간 함께 곁을 지켜 준 아내에게도 감사를 표한 임 의원은 “동고동락하면서 외나무다리를 건너듯 아슬아슬하게 넘긴 세월도 있었다. 제 아내는 산전수전 겪으면서 두 손 맞잡고 서로 손을 놓지 않아 오늘에 이르렀고, 저와 아이들을 위해 일생을 수고해 주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임용근 의원의 회고록 ‘버려진 돌: 임용근 스토리’

▲임용근 의원의 회고록 ‘버려진 돌: 임용근 스토리’
김헌수 오리건주 한인회장은 회고록 발간을 축하하며 “임 의원님의 파노라마 같은 삶의 족적은 이민생활의 교과서이자 동포사회의 유산”이라며 “오리건주 5선 의원의 영예롭고 화려한 관록은 미 주류사회에 한국인의 위상을 드높였고, 동포들에게 자긍심을 심어 주었다”고 전했다.

이수잔 시애틀 워싱턴주한인회 이사장은 “실패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그의 삶은 역경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는 한인들의 강인한 정신의 표본이셨다”며 “그의 성공 스토리는 그야말로 ‘도전과 성공’의 역사 그 자체”라고 증거했다.

김혜자 오레곤문인협회장은 “임 의원님의 이야기는 휘몰아치는 대한민국 역사와 함께 첫 미국 이민자들이 걸어온 길잡이의 등불로 빛나고 있다”며 “잔인한 수레바퀴가 쉼 없이 굴러도 연속되는 실패와 고난에 굴복하지 않고 긴 세월을 헤쳐오며 성공하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미국 이민자의 거목”이라고 전했다.

임용근 의원은 “정치 생활을 떠난 지 올해로 18년이 되었다. 비록 뒤에 물러서 있지만 아직도 미 주류사회와 한인사회를 위해 할 일이 많이 있다고 믿고 힘써 일하고 있다”며 “나이와 상관없이 하나님 나라와 한인사회, 미 주류사회, 나아가 조국의 발전과 평화통일을 위해 크고 작은 도구로 저를 써 주시길 기원한다”고 밝혔다.

‘버려진 돌’은 1부 “꿈이 없다면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 2부 “고통과 시련의 연속”, 3부 “작은 일 최선 다할 때 더 큰 기회”, 4부 “무일푼으로 시작한 미국 생활”, 5부 “한인사회 봉사 시작”, 6부 “미 주류사회 도전”, 7부 “역사적 상하원 5선 금자탑”, 8부 “2차례 북한 방문”, 9부 “넘어져도 일어서는 오뚝이”, 10부 “계속 달려가고 도전”, 11부 “나의 인생 좌우명”, 12부 “보너스의 삶, 아내 임영희(그레이스) 간증”, 13부 “이어지는 하나님의 축복”으로 구성됐다.

한편 임용근 의원은 1935년 12월 23일 경기도 여주에서 출생, 여주농업고등학교와 서울신학대학(종교문학사), Western Evangelical Seminary(신학석사, 인문학박사)에서 수학했다.

오리건주 상원의원(3선), 오리건주 하원의원(2선), 미 연방상원 공화당 후보 당선, 미국 아세안공화당 공동의장, 미국 차세대리더십 및 정치인 포럼 공동회장, 오리건한인회 회장, 미주한인회총연합회 총회장, 제2차 세계한민족대회 대회장, 미국한인상공인총연합회 총회장, 제1차 세계상공인대회 대회장(서울), 미 아시안 시민권자협회 의장, 세계한인 정치인협의회 창설 및 초대회장 등을 지냈다.

업적을 인정받아 대한민국 국민훈장 ‘목련상’, 동포후원재단 ‘자랑스러운 한국인상’, 21세기 신산업 경영 ‘경영문화대상’, 시애틀 중앙일보사 ‘사회봉사상’, 시애틀 중앙일보사 ‘2006년 안물상’, Potland 한인로타리클럽 ‘1999년 인물상’, 서울신학대학교 창립100주년 기념 공로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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