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성애 사태 배후 교육학적 이념 지적 탐구해
‘피해자 9백명’ 오덴발트 학교 소아성애 사태 후
독일과 스위스 등 독일어권 성교육 논의 약해져
‘교육학적 에로스’, 독일 특유 낭만주의 배후에

위르겐 욀커스
▲국회 세미나를 마치고 만난 욀커스 교수. ⓒ이대웅 기자

스위스 취리히 대학 교육학 교수를 지낸 위르겐 욀커스 박사(Jürgen Oelkers)가 방한해 유네스코 포괄적 성교육(Comprehensive Sexuality Education·CSE)과 조기성교육, 그 배후의 독일 프랑크푸르트학파의 비판교육 이론과 문화막시즘, 독일 낭만주의 전통의 ‘개혁교육학’ 등을 비판적으로 성찰하는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독일 명문학교로 알려진 오덴발트 학교(Odenwald Schule)에서 폭로된 소아성애 사태는 독일 교육계와 사회에 엄청난 충격을 줬고, 독일어권에서 ‘68 소아성애적 안티파’에 대한 비판적 성찰이 주류 담론이 되게 한 사건이다. 독일 오덴발트 학교는 전 대통령 리하르트 폰 바이츠제커를 비롯해 막스 베버, 토마스 만, 헤르만 헤세, 마르틴 부버 등 독일 유명 작가들과도 관련이 깊다. 최근 국내에 확산되고 있는 ‘발도르프 교육’의 모델도 오덴발트 학교이다.

유네스코 우수 학교로 찬양받던 이 학교에서의 소아성애 사태로 독일 68 학생운동의 산물인 독일 녹색당도 2014년 당대회에서 당 주류가 소아성애 운동을 해왔던 것을 당 대표가 공식 사과하기에 이르렀다.

1947년생인 욀커스 박사는 독일 녹색당과 오덴발트 학교, 소아성애 사태 등에 대해 4권의 연구서와 많은 논문들을 작성한 최고 권위자이다. 최근 김누리 교수(중앙대)나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등이 강조하며 국내에도 침투하고 있는 사회주의 성정치 교육이나 성인지 교육, 독일 68 운동 등을 반박할 적임자이기도 하다.

실제로 욀커스 교수는 18일 국회 세미나에서 ‘유네스코 포괄적 성교육에 대한 국제적 저항운동’이라는 제목으로 CSE가 정작 유엔 기관들이 밀집한 스위스와 독일어권에서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소개했다.

19일과 20일 홍익대와 이화여대 강연에서는 ‘금기파괴, 소아성애 그리고 시대정신: 독일 68의 어두운 그림자’, ‘교육학적 에로스의 종말: 유럽 성교육, 어디로 가는가?’ 등의 제목으로 독일 청소년 성교육의 현재와 독일 소아성애 사태의 배후에 있는 프랑크푸르트 학파의 비판교육 이론 퇴조 현상을 강연했다.

21일 기독교학술원 주최 특강에서는 ‘교육학적 에로스: 게오르게 학파로부터 오덴발트 학교로’라는 제목으로 프랑크푸르트 학파와 그 이전 슈테판 게오르게 학파(George-Kreis)의 ‘동성애·소아성애적 교육학적 에로스’ 개념을 비판적으로 분석했다.

22-23일 이틀간 사랑의교회에서는 ‘독일 녹색당과 오덴발트 학교의 소아성애 사태’, ‘음모론을 넘어서: 국제 소아성애 네트워크 비판’이라는 제목으로 독일 프랑크프루트 학파 비판이론 핵심 철학자인 테어도어 아도르노가 ‘소아성애야말로 가장 강력한 금기’라는 비판으로 독일 68 소아성애 운동에 단초를 제공했음을 폭로했다. 다음은 이번 방한을 기획한 정일권 박사(숭실대 전 교수) 통역으로 진행된 인터뷰 내용.

독일 오덴발트 학교
▲2010년 소아성애 사태로 폐교당한 독일 진보교육의 상징 오덴발트 학교. ⓒ위키피디아
-환영받지도 못했을 텐데, 이 연구를 시작하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처음엔 학문적 호기심 때문이었습니다. 오덴발트 학교 소아성애 사태가 어떤 이념에 의해 발생했는지 알고 싶었습니다. 소아성애 사태 배후의 교육학적 이념을 지적 호기심으로 탐구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독일의 소위 ‘개혁교육학’ 이론에 대해서도 궁금했습니다. 오덴발트 학교 교장이자 주범이었던 상습적 소아성애자 게롤드 베커(Gerold Becker)와는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사이이기도 합니다. 학생 12명이 자살하고 900여 명의 피해자가 발생한 이 사건에 저도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현재 유럽의 아동 성교육 추세는 어떠한가요.

“스칸디나비아 반도에 위치한 북유럽 몇몇 국가들과 달리, 독일과 오스트리아, 스위스 등 독일어권에서는 지금 아동 성교육 관련 논의 자체가 굉장히 약한 편입니다. 오덴발트 학교 사태에 대한 충격 때문에, 굉장히 조심스러워하고 있습니다.

오덴발트 사태 이후, 독일어권에서는 아동 성교육이 과거 68 운동 식 자유주의 개념에서 갑자기 바뀌었습니다. 때문에 ‘유네스코 포괄적 성교육’에 대한 논의 역시 활발하지 않습니다.”

-68 운동에서는 ‘자유’를 외치던 그들이, 왜 아동들의 성교육에서는 자유와 반대되는 ‘세뇌’를 시도할까요.

“그들이 말하는 자유는 ‘모든 것으로부터의 자유’입니다. 특히 소아들의 성욕에 대한 자유, 소아성애적 자유까지 주장합니다. 소아성욕을 인정하고, 소아들을 가정으로부터 해방시켜야 한다는 것입니다. 독일 68 운동 세대의 자유는 방임주의적이기에, 자유와 세뇌의 어색한 만남이 가능합니다. 그들의 자유 개념 자체가 문제적이라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강의에서도 성교육이 ‘반작용적(reaktiv)’이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학생들이 자발적 호기심을 갖고 질문할 때 그에 대한 교육만 해야지, 관심도 없는 부분들을 강제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그들은 소아나 아동들에게 정말 그런 욕구가 있고 호기심이 생기는지 묻지도 않고, 세뇌 같은 교육을 실시합니다.

그 깊은 뿌리는 독일 낭만주의(Deutsche Romantik)에 있습니다. 단순 욕망의 해방을 넘어 소아들의 해방, 소아성애까지 나아갑니다. 성소수자 운동 역시 태생적으로 소아성애적입니다. 그 핵심 개념인 ‘교육학적 에로스’는 독일에만 존재하는 사상입니다. 프랑스에도 소아성애자가 있지만, ‘교육학적 에로스’라는 개념은 독일만의 독특한 사상입니다.”

-왜 독일에만 그런 개념이 있는 건가요.

“독일 낭만주의는 소아들의 욕망과 욕구를 강조합니다. 이는 프랑스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독일 낭만주의의 유산입니다. 그들은 소아들을 신성화하고 신격화합니다.

이는 소아기를 일종의 유토피아적으로 보기 때문입니다. 대신 성인기를 악마화합니다. 독일 낭만주의 특성이 ‘소아기 철학’입니다. 성인기, 즉 성인들이 만든 문명 세계에 대한 장 자크 루소적인 반항이 들어 있습니다.

독일 낭만주의자들이 소아성애를 추구한다기보다, 동화적 세계로 도피하고 싶어하는 듯한 느낌으로 이해하시면 좋겠습니다. 괴테도 ‘질풍노도’라는 표현을 쓰면서 독일 당대의 낭만주의를 병적이라고 표현한 바 있습니다.”

위르겐 욀커스
▲욀커스 교수는 “성에 대한 아동들의 질문에 대해 교사들은 상황과 과정에 맞게 응답하되, 세뇌(Indoktrination)가 되지 않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왼쪽은 통역을 맡은 정일권 박사. ⓒ이대웅 기자

-유네스코 포괄적 성교육도 그렇고, 포괄적 차별금지법도 그렇고, 그들은 왜 ‘포괄적(comprehensive)’이라는 말을 좋아하는지요.

“포괄적 성교육을 주장하는 유네스코 자체에 사회자유주의적(Social Liberalism) 면이 은폐돼 있습니다. 교육은 포괄적이어선 안 되고, 실용적이어야 합니다.

성교육뿐 아니라 모든 교육은 개별 국가의 영역이지, 유네스코가 이를 강제할 권한이 없습니다. 독일어권에서는 오덴발트 사태 이후 이러한 교육들이 금기시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차별금지법과 동성애 기저에 네오마르크시즘, 문화마르크시즘이 있다고 하면, 반대 진영에서는 음모론 또는 가짜뉴스(Fake News)로 치부합니다.

“가짜뉴스가 아닙니다. 그들이 우리를 자꾸 극우로 모는 것은 극좌의 헤게모니 전략일 뿐입니다. 문화마르크시즘이 가짜뉴스가 아니라는 것은, 독일 프랑크푸르트 학파 이론이 대변합니다. 문화마르크시즘은 실재합니다. 이는 헤게모니를 장악하기 위한 문화 전쟁입니다.”

-인권을 무기화하고 있는 저들의 공세에 지혜롭게 대처할수 있는 방안이 있다면. 그리고 한국교회나 학부모들이 어떻게 이런 흐름에 맞설 수 있을까요.

“인권이 무기화됐다는 것을 인정합니다. 이것이 그들의 전략입니다. 인권이나 유엔의 활동 자체를 저항하고 비판하는 것은 옳지 않지만, 폭력을 통해 이런 교육을 강제하는 것에 대해서는 저항해야 합니다. 실제로 인권이 무기처럼 사용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교회는 어느 기관이든 5세부터 아동 성교육을 하는 데 대해 분명하게 반대해야 합니다. 유럽 인권법원(EGMR)도 이런 문제에 대해서는 어린이들에게 먼저 물어야 하고, 아동인권 차원에서 봐야 한다고 발표했습니다. 5세 아이들에게 뭔지도 모르고 관심도 없는 오르가즘이나 성욕을 왜 강제하는 것입니까?

그들이 물을 때 생물학적으로 가르쳐야 합니다. 유네스코 포괄적 성교육처럼 적극적으로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호기심을 갖고 물을 때 수동적·한정적으로 성교육을 해야 합니다.

성교육은 사춘기에 집중해야지요. 조기성교육에 명확하게 반대합니다. 유럽에서도 사춘기 학생들에게 생물학적·해부학적 성교육은 의무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벗어난 과잉 성교육은 학부모들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일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