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속성 31일간의 묵상
하나님의 속성: 31일간의 묵상

조엘 비키, 브라이언 코스비 | 이제롬 역 | 개혁된실천사 | 256쪽 | 15,000원

묵상집(devotionals)에 해당하는 훌륭한 자료가 국내에 많이 보급됐다. 일반적으로 매일 아침 성경 본문 그리고 그와 관련된 짧은 묵상 글을 제공하여 교훈을 얻고 매일의 실천 사항을 정하고 하나님의 은혜와 도우심을 구하는 기도를 드리는 것을 목적으로 사용된다.

종종 특별한 주제를 가진 묵상집이 출판되는데, 대표적으로 하나님의 속성을 집중적으로 다루며 묵상하게 하는 마크 존스의 <하나님을 아는 지식>이 있다(복있는사람, 2018). 2016년 시편 묵상집인 팀 켈러의 <묵상: 예수의 노래들>도 있었다(두란노).

사실 묵상집은 어중간한 자료가 되기 쉽다. 일반 신앙서적처럼 저자의 생각이 깊이 있게 충분히 제공되는 것도 아니고, 본문의 의미를 밝혀 독자에게 설득력 있게 설명해주는 목적도 아닌, 매일 접할 수 있는 아주 짧은 분량의 글로 너무 뻔하지 않으면서도 성경적인 교훈과 도전을 잘 담아내야 하기 때문에, 저자에겐 무척 어려운 장르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조엘 비키와 브라이언 코스비는 이 일을 잘 해낼 수 있는 저자들이다. 청교도 개혁주의 신학과 실천을 계속 탐구하고 설명해 온 조엘 비키는 설교, 결혼, 자녀 양육, 영적 성숙을 위한 싸움 등 매일 필요한 말씀의 자원과 은혜에 관하여 지혜롭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다.

조엘 비키와 브라이언 코스비는 하나님의 속성을 설명할 때, 항상 하나님의 말씀을 근거로 한다. 인간의 이해를 넘어가는 무궁한 하나님의 신성을 조심스럽게 설명할 때는 개혁주의 조직신학의 안전한 틀을 넘어가지 않는다(단순히 개혁주의 신학 교리가 아니라 성경에 근거한 교리이다).

또 저자들은 ‘하나님이 이런 분이다’라는 설명에 그치지 않고, 그런 하나님이 우리 하나님이라면 우리가 어떤 감사와 순종으로 예배할 것인지 실천적인 적용을 제안한다. 이 부분이 상당히 중요하다. 매일의 묵상은 지적 호기심을 채우는 데서 그치면 안 된다. 매일을 살아갈 양식처럼 영적 성장 혹은 전쟁에 필요한 실제적 양분과 병력이 되어야 한다.

한편 묵상집은 독자가 얼마나 진심으로 또 성실하게 사용하는가에 따라 유익과 가치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그래서 이 책 <하나님의 속성>엔 ‘생각해볼 질문들’과 ‘더 깊은 탐구’가 매일 제공되어 독자가 혼자 혹은 그룹과 함께 매일 하나님의 속성을 연구하고 묵상하며 서로 나눌 수 있게 돕는다.

그리스도인의 힘은 주를 알고 기뻐하는 데서 온다. 그들이 함께 주를 알기 위해 애쓰고 나누는 즐거움을 누린다면, 이 책 <하나님의 속성>은 31일간 정말로 유익하고 가치 있는 교재로 영생을 더욱 풍성히 누릴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어떤 독자는 ‘왜 더욱 실천적인 영역을 매일 다루지 않는가?’라는 의문을 품을지 모른다. 서신서가 복음 교리 이후 매우 구체적인 복음 적용을 제시하는 것처럼, 가정에서, 직장에서, 교회에서, 사회에서 그리스도인으로서 마땅한 삶의 원칙을 매일 다루는 것이 더욱 실제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일리 있는 말이긴 하지만, 순서상 하나님의 속성을 아는 것이 더욱 필요하다. 하나님을 알 때 나를 알게 되고, 나의 연약함을 분명히 보게 되면 하나님의 은혜와 능력을 의지하게 된다.

이것은 매일 우리 삶에 흘러야 할 복음적 선순환으로 우리를 초대하는데, 결국 우리 삶의 모든 영역에서 하나님 말씀에 따라 순종하며 살게 하는 지혜와 힘을 얻게 한다.

한국개혁주의설교연구원
▲조엘 비키 총장(오른쪽). ⓒ크투 DB
사도 바울이 경고한 대로 말세의 세상은 하나님보다 자기 자신을, 돈과 쾌락을 사랑하도록 우리를 부추긴다. 이런 말세의 진통은 교회 밖이 아니라 안에서도 겪는 현상인데, 신앙 서적 중에서도 가장 인기 있는 서적은 하나님이 아니라 자신에게 집중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무얼 해주실 수 있는가에 관심이 쏟아진다.

물론 참 기독교는 하나님의 무궁한 영광이 나와 전혀 상관없다고 가르치지 않는다. 창조주, 주권자, 구원자, 능력자 삼위일체 하나님이 우리를 먼저 아시고, 택하시고, 부르시고, 의롭다 하시고, 영화롭게 하신다는 놀라운 약속이 담겨 있다. 하지만 그 놀라운 은혜를 맛보려면, 우리는 매일 하나님을 힘써 알아야 한다.

칼빈이 경고한 대로 우리 마음은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우상을 찍어내 하나님 자리를 위협한다. 생수의 근원을 버리고 터진 웅덩이를 찾는 자는 결코 복된 삶을 살 수 없다. 그래서 우리는 <하나님의 속성>을 알 필요가 있다.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 첫 번째 질문, ‘사람의 제일 되는 목적은 무엇인가?’에 관한 대답, 곧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고 영원토록 그분을 즐거워하는 것을 31일간 실천해 보자. 목적대로 사는 삶의 참된 가치와 유익을 충분히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조정의
크리스찬북뉴스 서평
유평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