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현종 신승범
▲(왼쪽부터 순서대로) 최현종 교수, 신승범 교수. ⓒSTU

서울신학대학교(총장 황덕형 박사) 교회성장대학원이 주최한 STU(Set-Top Unit for Church) 컨퍼런스 둘째 날인 18일, 신승범 교수(서울신대 기독교교육학)와 최현종 교수(서울신대 종교사회학)가 한국교회 이중직에 대한 조사 연구를 발표했다.

‘목회자 이중직에 관한 목회자와 평신도의 인식 비교’를 제목으로 발제한 신 교수와 최 교수는 “최근 목회자 이중직 현상에 대한 관심과 교단의 이중직 허용에 대한 논의 및 법개정 시도가 증가하고 있다. 목회자 이중직 현상에 대한 종합적 이해가 필요하다”며 “인식 조사를 통해 이중직 목회자 현상을 소개하고 관심을 유도하고 공감하고, 또 향후 논의될 목회자 이중직 논의에 사용될 기초자료를 확보하고자 했다”고 했다.

또 “목회자 이중직은 ‘문제’라고 인식하기보다는 한국교회에 나타난 ‘현상’으로 바라보는 것이 적절하다”며 “이를 ‘문제’로 접근한다면 목회자 이중직을 전면적으로든 부분적으로든 허용하면 되지만, 목회자 이중직은 교회의 양극화, 목회자 수요 공급의 불균형, 한국교회의 쇠퇴, 개척교회의 미자립교회화 등 복합한 성격을 갖고 있다. 따라서 목회자 이중직 인식 및 실태 파악뿐만 아니라 다차원적인 면에서 바라보아야 한다”고 했다.

조사는 지난 8월, 18세 이상 목회자 및 평신도 392명(목회자 261명, 평신도 131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응답자의 성별은 남성 72.4%, 여성 27.6%, 연령은 18-29세 12.2%, 30-39세 22.4%, 40-49세 32.7%, 50-59세 27%, 60세 이상 5.6%, 직분은 담임목사 20.2%, 부교역자 32.2%, 이중직 목회자(협동 포함) 11.5%, 평신도 32.7%, 교회 규모는 30명 미만 21.5%, 30-49명 10.2%, 50-99명 12%, 100-199명 12%, 200-299명 9.7%, 300-499명 9.5%, 500-999명 9.5%, 1,000명 이상 8.2%로 나타났다.

전임사역자보다 파트사역자 이중직 찬성
찬성 압도적으로 많은 이유는 생계 문제

STU 그래프
ⓒSTU

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의 91.8%(목회자 95%, 평신도 85.5%)가 목회자 이중직 현상에 대해 관심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파트사역자의 이중직 허용에 대해서는 전체 응답자의 94.7%(목회자 95.4%, 평신도 94.7%)가 찬성한 반면, 전임사역자의 이중직 허용에 대해서는 80.6%(목회자 76.6%, 평신도 88.5%)만 찬성했다.

목회자 이중직을 찬성하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기 때문에’라는 응답이 1순위와 2순위를 합해 67.4%로 가장 많았고, ‘교회가 경제적으로 지원하지 못하기 때문에’가 1순위와 2순위를 합해 46.7%로 그 다음으로 많았고, 뒤를 이어 ‘세상 가운데 사는 것 자체가 선교이기 때문에’가 1순위와 2순위를 합해 25%, ‘성도의 삶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가 1순위와 2순위를 합해 21.4%로 뒤를 이었다.

목회자가 경제적인 이유로 이중직을 가진 경우, 교회가 자립한 후에도 이중직을 유지하는 것에 동의하는지를 물은 결과, 전체의 42.6%는 ‘어느 정도 동의한다’고, 33.7%는 ‘대체로 동의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적극 동의한다’는 12.8%, ‘절대 동의하지 않는다’는 11%로 나타났다.

목회자의 이중직 반대 이유에 대해서는 ‘목회자가 다른 직업을 가지면 목회를 제대로 할 수 없기 때문에’가 93.2%(목회자 92.3%, 평신도 95.0%)에 달했으며, ‘목회자는 교회에서 주는 사례만으로 생활해야 하기 때문’과 ‘신학적으로 목회자가 세속적인 직업을 가질 수 없기 때문’은 각각 3.4%에 그쳤다.

목회자 이중직이 성경적으로 옳지 않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전체의 44.6%는 ‘대체로 옳다’(목회자 46.0%, 평신도 46.5%)고, 30.6%는 ‘매우 옳다’(목회자 34.5%, 평신도 26.0%)고 응답했다. ‘별로 옳지 않다’는 14.8%(목회자 13.1%, 평신도 18.1%), ‘전혀 옳지 않다’는 7.4%(목회자 6.3%, 평신도 9.4%)로 나타났다.

STU 그래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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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자가 이중직을 가지면 성경연구와 기도생활에 방해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지를 물은 결과, 전체의 39.6%(목회자 37.5%, 평신도 43.8%)가 ‘별로 그렇지 않다’, 16.1%(목회자 13.0%, 평신도 22.3%)는 ‘전혀 그렇지 않다’고 응답했다. 반면 35%(목회자 38.3%, 평신도 28.5%)는 ‘대체로 그렇다’고, 9.2%(목회자 11.1%, 평신도 5.4%)는 ‘매우 그렇다’고 응답했다.

또 목회자 이중직이 선교 영역 확대를 위해 직업을 가지고 일하는 ‘선교형’이라고 생각하는지 또는 경제적 목적을 위한 ‘생계형’이라고 생각하는지를 묻자, 전체의 74.5%(목회자 75.1%, 평신도 73.1%)가 ‘생계적인 측면이 더 강하다’고, 13.3%(목회자 13.0%, 평신도 13.8%)는 ‘선교형이라기 보다는 생계형이다’라고 응답했다. ‘선교형인 측면이 더 강하다’는 9.7%(목회자 9.2%, 평신도 10.8%), ‘생계형이라기보다는 선교형이다’는 2.6%(목회자 2.7%, 평신도 2.3%)로 나타났다.

이밖에 목회자가 이중직을 가지면 신자들의 삶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을지 물은 결과, 목회자의 46.4%와 평신도의 47.3%가 ‘대체로 그렇다’고 응답했다. 뒤를 이어 목회자의 34.9%와 평신도의 30.5%가 ‘매우 그렇다’고 응답했다.

이중직 목회자 현상 공론화 필요 공감
이중직 목회자 위한 신학 교육도 찬성

목회자 이중직에 대한 관심에 비해 이중직 목회자 정책에 대해서는 다소 저조한 양상을 보였다. 특히 평신도의 인식이 낮게 나타났다. 본인이 출석하는 교회가 속한 교단의 이중직 목회자 정책에 대해 알고 있는지를 물은 결과, 전체의 39.9%(목회자 46.2%, 평신도 27.5%)는 ‘어느 정도 알고 있다’고, 23.3%(목회자 15.4%, 평신도 38.9%)는 ‘전혀 모른다’, 23%(목회자 19.6%, 평신도 29.8%)는 ‘대체로 모른다’, 13.5%(목회자 18.8%, 평신도 3.8%)는 ‘매우 잘 알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에 이중직 목회자 현상에 대한 공론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지를 물은 결과, 전체의 46.8%(목회자 53.6%, 평신도 33.1%)는 ‘매우 그렇다’고, 38.4%(목회자 33.3%, 평신도 48.5%)는 ‘대체로 그렇다’고 응답했다. ‘별로 그렇지 않다’는 11.8%(목회자 9.2%, 평신도 16.9%), ‘전혀 그렇지 않다’는 3.1%(목회자 3.8%, 평신도 1.5%)였다.

이중직 목회 전면 허용에 대해서는 전체의 63%(목회자 65.4%, 평신도 58.1%)는 ‘적극 찬성한다’, 34.9%(목회자 33.1%, 평신도 39.5%)는 ‘미자립교회의 경우에만 조건부로 허용한다’, 1.8%(목회자 1.5%, 평신도 2.3%)는 ‘적극 반대한다’고 응답했다.

또 이중직 목회를 위한 신학 교육과정에 대해 46.4%(목회자 52.1%, 평신도 35.1%)는 ‘적극 찬성한다’, 43.1%(목회자 37.1%, 평신도 55.0%)는 ‘어느 정도 찬성한다’고 응답했다. ‘대체로 반대한다’는 의견과 ‘적극 반대한다’는 의견은 10.5%로 나타났다.

발제자는 “목회자의 이중직 문제는 이제 많은 이들에게 단순한 ‘논쟁’, ‘교리’의 문제가 아니라, ‘현실’, ‘삶’의 문제가 되고 있다”며 “설문에도 나타난 바와 같이 이중직 허용에 대해서는 찬성의 비율이 훨씬 높았고, 대부분의 설문에 대하여 목회자와 평신도 간에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이러한 상황에서 많은 교단이 이중직을 금지하는 것은, 교단 정책의 보수성과, 이중직을 할 필요가 없는 목회자들에 의해 주도되는 교단의 정치 상황을 보여 줄 뿐”이라며 “우리는 종교적 이상과 함께 우리가 처한 현실에 대한 고려, 그리고 그 속에서 ‘가능한 것’은 정말 무엇인지에 대한 신중한 숙고를 할 필요가 있다. 교단의 정책이 ‘새로운 전선’에서 ‘새롭게 투쟁’하는 현장 목회자들의 걸림돌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