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윈, 22세 때 비글 호타고 5년 간 연구 활동
33세에 이미 진화론 골격 정립, 50세 때 발표
진화론 핵심 2가지, 자연 선택과 공통 조상론
약점은 ‘캄브리아기’ 종 수 폭발적 증가 지층

백금산 RnR 미니스트리
▲백금산 목사. ⓒ평생아카데미

평생아카데미(대표 백금산 목사) 2022년 2학기 온라인 강좌 ‘현대 문화와 성혁명’ 두 번째 강의가 공개됐다.

첫 강의 ‘데카르트와 루소, 계몽주의와 낭만주의: 이성적-감정적 인간’에 이어, 두 번째 시간에는 ‘다윈과 진화적-생물학적 인간’에 대해 살폈다. 현대 문화와 성혁명의 배경을 탐구하는 차원에서 다윈의 생애와 저작, 진화론과 그 사상이 미친 영향 등을 톺아보는 시간이었다.

강사인 백금산 목사는 먼저 찰스 다윈(Charles Robert Darwin)의 생애를 단계별로 구분하며 훑었다. 22세 전까지의 생애에 대해 그는 “다윈은 영국 유니테리언 교파에 속한 집안에서 태어났고, 8세 때 어머니가 사망했다. 유니테리언이란 삼위일체에 반대하고 예수님의 신성을 인정하지 않는 이단 종파”라며 “9살 때쯤 기숙학교에서 공부하다 자퇴 후 아버지가 에딘버러 대학교 의학부에 입학시켰다. 다윈은 아버지도, 할아버지도 의사인 의사 집안이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다윈은 의학 공부 대신 지질학·생물학 등에 관심을 많이 가졌다. 그래서 아버지는 또 그를 퇴학시켜 캠브리지 신학대학에 입학시켰고, 이번에는 무사히 졸업했다. 그러나 거기서도 관심은 여전히 지질학과 생물학에 있어, 지질학 교수를 따라 여행도 다니고 딱정벌레 같은 곤충들과 조류 등을 수집했다.

그러다 22세에 그의 인생에 전환점이 찾아온다. 남미 해안선을 측량하기 위한 영국 군함 비글호에 지질과 동식물, 광물 등을 연구하는 ‘박물학자’로 탑승하게 된 것. 그는 5년 간 남미 대륙을 거쳐 아프리카와 오세아니아 등을 탐사하며 현지 동식물들을 관찰하고 표본들을 수집하면서 동식물 분포의 다양성을 몸소 체험한다.

5년 간의 연구로 한층 깊어진 연구자료와 함께 27세가 돼 귀국한 다윈은 자료를 정리하면서 진화에 대한 생각을 굳히고, 33세까지 중요 가설을 정립한다. 이때 런던에 살면서 영국 과학자로서는 가장 명예로운 왕립학회 회원으로 선출된다.

다윈
▲찰스 다윈. ⓒ크투 DB

이 기간 중 30세 때 한 살 많은 외사촌 엄마와 결혼하고, 33살 때 런던 근교 시골 마을로 이사가서 죽을 때까지 40여 년 간 거주한다. 다소 넓은 지역의 땅에서 온실을 만들어 연구도 하고 과수원도 만들고, 400m에 달하는 산책로를 만들어 하루 세 번씩 산책하면서 오랜 기간 규칙적으로 생활했다. 그의 집은 연구실이자 실험실이었다. 그러면서 33-37세에 산호초와 화산섬, 남아메리카 지질학 등 관련 서적 3권을 집필한다.

이후에는 갑각류인 따개비를 8년 간 연구한다. 이는 한 종에 대해 전문가적 자격을 갖춘 다음 진화론을 발표하기 위함이었다. 그는 따개비를 8년 동안 연구해서 논문을 발표한 다음, 50세에 드디어 <종의 기원>을 발표한다.

백금산 목사는 “이미 언급했지만 다윈은 30세 때부터 진화론에 대한 생각을 갖고 있었고, 32세쯤 <종의 기원>에 대한 기본 골격을 다 갖췄다. 35쪽 정도 요약문서를 만들 정도로 핵심이 다 있었고, 20년 뒤 발표하게 된 것”이라며 “이후 사망할 때까지 식물에 대해 연구했다. 그는 오늘날로 말하면 기본적으로 지질학자이자 생물학자”라고 설명했다.

백 목사는 “세계관과 인간관을 바꿔놓은 <종의 기원>이라는 아주 중요한 책을 50세인 1859년에 썼다. 2009년은 다윈 탄생 200주년, <종의 기원> 집필 150주년이어서 세계적으로 많은 학술회의와 행사들이 열렸다”며 “이 책에 과연 어떤 내용이 담겨 있길래, 다윈 스스로 ‘혁명’이라 부를 정도의 파급력을 갖게 됐을까”라고 잘문했다.

이 책의 원 제목은 ‘자연 선택을 통한 종의 기원에 관하여(On the origin of species by means of natural selection;) 또는 생존 투쟁에서 선호된 품종의 보존에 관하여(or The preservation of favoured races in the struggle for life). 너무 길기에, 보통 ‘종의 기원’이라고 줄여서 이야기한다. 다윈은 반대의견에 응답하면서 이 책을 1872년 6판까지 계속 수정·보완했다.

진화론, 유신진화론
▲백금산 목사에 따르면, 이 그림은 다윈의 주장과 다른 내용이 된다. ⓒ픽사베이
<종의 기원> 속 다윈 진화론의 핵심은 자연 선택론과 공통 조상론 두 가지다. 공통 조상론이란 지구상 모든 종(種)들이 오랜 옛날 하나의 생명체로부터 지금까지 진화됐다, 즉 오늘날 모든 종들의 조상이 다 같다는 것이다. 그렇다 해서 원숭이 꼬리가 떨어져 인간이 된 것은 아니고, 유인원과 인간의 공통 조상이 따로 있다는 것이다. 포유류와 조류, 조류와 파충류 등이 모두 공통 조상이 있고, 이런 식으로 한 생명체로부터 갈라지고 갈라져서 나무 모양으로 진화했다는 것.

그렇게 진화해온 방법이 바로 자연 선택론이다. 이는 요즘 많이 시도하는 품종 개량, 인공 교배와 비교되는 개념으로, 원래 하나의 품종이던 것이 자연에 의해 다양한 품종들로 변해왔다는 개념이다. 이것이 충족되려면 ‘변이와 유전, 그리고 도태와 자연 선택’ 과정이 필요하다. 백 목사는 “자연 선택이란 ‘품종 개량’의 확장판으로 생각하면 쉽다”고 설명했다.

백금산 목사는 “그렇다고 다윈이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이런 생각을 한 것은 아니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들도 이런 생각을 했고, 교과서에서 배웠던 라마르크도 진화론을 주장했다”며 “그러나 다윈은 이전의 진화론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쉽고 세련되게 설명했기에 많은 사람들이 동의했고, 그래서 유명해졌다”고 평가했다.

백 목사는 “다윈은 1장에서 영국인들이 많이 하던 비둘기 품종 변화시키는 이야기를 꺼낸다. 이를 확대시키면 자신의 이론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의 이론은 단순한 종 내 변이가 아니라, 작은 생명체로부터 지금처럼 다양한 종까지 변화되는 것을 ‘자연 선택’ 개념으로 설명한다”며 “<종의 기원> 서론과 결론에 요지가 다 있다. 그의 진화론을 가장 간단하게 말하면 ‘변화를 동반한 계승(descent with modification)’”이라고 설명했다. 초판에서는 실제로 ‘진화’ 대신 이 용어를 사용했다.

그는 “기독교인으로서 다윈 진화론의 가장 강력한 비판자인 스티븐 마이어(Stephen C. Meyer) 박사도 다윈의 진화론을 비판하는 <다윈의 의문>이라는 책에서 다윈의 핵심 개념을 이렇게 소개하고 있다”며 “<종의 기원>은 자연 선택과 공통 조상이라는 두 개의 기둥이 있다. 비판도 정확하게 알고 해야지, 다윈의 주장도 모른 채 해선 안 되지 않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종의 기원 다윈의 의문
▲다윈의 <종의 기원>과 스티븐 마이어의 <다윈의 의문>.
백금산 목사는 “다윈이 <종의 기원>을 1859년 처음 발표하자마자, 초판 1,250부가 당일 매진됐다. 그래서 오탈자만 수정해서 다시 찍어내자 3천 부가 나가는 등 정말 날개 돋친 듯 팔렸다”며 “다윈은 그 20년 전부터 ‘비밀 노트’를 만들어 그의 연구를 기록했다. 당시는 기독교 사회였기에, 이런 이야기를 함부로 하면 박해받을지 모른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확한 유전이론 법칙을 모르는 상태에서 하나의 가설로 유전 요소를 말했던 것이 당대에는 약점이었다. 그래서 19세기 말까지는 강력한 이론으로 성공하지 못하다, 반전이 일어난다.

1900년에 몇십 년 전 발표된 맨델의 유전 법칙과 똑같은 유전법칙을 발견해 맨델의 유전 법칙이 재평가되면서, 그의 유전법칙 속 돌연변이 개념을 통해 다윈의 진화론이 부활한다. 이를 신(新) 다윈주의라고 한다. 돌연변이 이론이 자연 선택론을 뒷받침한 것.

백 목사는 “기독교가 구교와 신교로 나뉘고 불교도 소승불교와 대승불교로 나뉜 것처럼, 다윈의 진화론 진영에서도 내부 논쟁이 많았다”며 “두 가지 기둥으로 진화론의 기본 방향이 정해졌지만, 부족한 부분들이 드러나면서 보완하고 보강하고 변화하는 과정들을 거친 것”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다윈 이론의 가장 결정적 아킬레스건은 화석에서 발견된다. 캄브리아기 지층에서 갑자기 생명체 종 수가 폭발하다시피 증가한 것인데, 이는 다윈이 말한 ‘점진적 변화’와 맞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신좌파의 성혁명과 성정치화 이상한 신세계
▲칼 트루먼의 <신좌파의 성혁명과 성정치화>, <이상한 신세계>.
이에 현대 진화론의 현대적 계승자인 스티븐 제이 굴드(Stephen Jay Gould)는 오랜 세월 동안 정체돼 있다 특정 시기에 갑자기 단속적으로 진화한다는 이론을 주장하고, 잘 알려진 리처드 도킨스(Clinton Richard Dawkins)는 전통적 다윈의 진화론을 계승하는 주장을 펼쳤다. 두 진영 간에 논쟁도 붙고 경쟁과 분쟁도 하는 과정을 거쳐, 다윈의 진화론은 150년 전 다윈의 <종의 기원> 속 이론을 그대로 계승하지는 않게 됐다.

‘현대 문화와 성혁명’ 평생아카데미 강좌는 당초 10월 17일 3강이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강사의 사정으로 추후 공개된다.

이 강좌는 신학자 칼 트루먼(Carl R. Trueman) 교수의 <신좌파의 성혁명과 성정치화>와 이를 쉽게 풀어낸 <이상한 신세계> 등 2권의 책을 교과서 삼아 우리 시대 성혁명의 기원과 역사를 고찰하고, 현재 성혁명이 초래한 결과인 종교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가 억압되는 위기를 진단하며, 앞으로 교회가 이를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를 제시하기 위해 마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