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판 ‘노예성경’, 네덜란드 복음성가 전시회에 등장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자유’ 강조하는 표현들 삭제돼… 노예제 합법화에 오용

▲노예성경. ⓒ글래스고대학교

▲노예성경. ⓒ글래스고대학교
희귀판 ‘노예 성경’(Slave Bible)이 ‘네덜란드 복음성가 전시회’의 일부로 최근 전시되고 있다. 노예성경은 노예들 사이에서 자유를 증진할 수 있는 모든 부분에 대한 언급이 생락된 편집 성경이다.

‘영국 서인도 제도의 흑인 노예들을 사용하기 위한 성경의 일부 선택’(Select parts of the Holy Bible for the use of the Negro Slaves in the British West-India Islands)라는 제목의 이 성경은 1807년 런던에서 기독교 선교사들을 위해 출판됐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이 성경 전시는 현재 기독교의 예술, 문화 및 역사로 유명한 네덜란드 국립 박물관인 박물관 카타리네콘벤트(Museum Catharijneconvent)에서 진행되는 ‘복음: 정신과 소망의 음악적 여정’이라는 전시회의 일부다.

이 노예성경은 1874년 보험중개인인 윌리엄 유잉(William Euing)이 글래스고대학교에 기증한 12,000권의 책 중 영국 서인도제도의 영국 선교사들이 사용한 것이었다.

박물관 대변인에 따르면 이 성경 텍스트는 노예제도를 합법화하는 데 사용됐으며, 다른 텍스트는 검열돼 노예로부터 격리됐다.

대변인은 “그러나 이러한 방식으로도 농장에 믿음이 뿌리내리는 것을 막지는 못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자유에 관한 생략된 구절이 미국 노예들의 노래인 영성에서 나타났다”며 “우리 전시회에서 이 인상적인 오브제를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이 매우 행운이고 자랑스럽다”고 했다.

글래스고대학교 도서관의 수석 부사서인 줄리 가드햄(Julie Gardham)은 “중요하고 희귀한” 이 성경은 스코틀랜드 자선가인 윌리암 유잉(William Euing)의 유명 도서관의 일부로, 그가 다양한 판과 언어로 수집한 약 3,000권의 성경 중 하나다.

표준 킹제임스성경에는 1,189개의 장이 포함돼 있지만, 노예성경에는 282개의 장만 포함돼 있다.

가드햄은 “자유에 대한 모든 언급을 생략함으로써, 백인 기독교인이 노예를 통제하고 노예제도를 합법화하기 위해 신성한 경전조차 조작하고 오용한 소름끼치는 방법을 상기시킨다”고 말했다.

여기에는 출애굽기 5장이 삭제돼 있는데, 여기서 모세는 바로에게 이스라엘 백성을 포로 상태에서 자유롭게 해 달라고 기도한다. 또 출애굽기 21장 16절도 삭제됐는데, “사람을 납치한 자가 그 사람을 팔았든지 자기 수하에 두었든지 그를 반드시 죽일지니라”라고 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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