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성훈 목사, <미래형 리더가 온다>에서 주장
공동체 갈등과 와해 이면에는 ‘정서의 문제’
세대 차 극복 과정, 오히려 ‘정서 차이’ 생겨
개인 신앙으로만 이겨내기 바라는 것, 방치
MZ 세대 이끌 미래형 리더 ‘관계적 재능인’
미래형 리더가 온다
백성훈 | 꿈미 | 224쪽 | 15,000원
“아직도 기도가 부족한가? 정말 기도만 하면 다 되는가?”
팀사역 관련 연구와 실험을 계속하고 있는 백성훈 목사(김포 이름없는교회)가 이번에는 <미래형 리더가 온다>라는 책에서 한국교회 공동체의 리더십에 있어 ‘정서의 문제’를 제기했다.
한국교회에 공동체와 리더십, 팀사역 관련 연구는 일천하다. 공동체 내에서 리더와 팔로어 사이 문제가 생겨도, ‘은혜로, 기도로, 순종으로’라는 구호만으로 충분했기 때문. 젊은 시절부터 다양한 사역 경험을 가진 저자는 공동체가 갈등하고 무너지는 이면에 ‘정서의 문제’가 있음을 예리하게 분석하고 있다.
“오늘 삶에서 나와 함께 이 시대를 살아가며 같은 고민을 하고, 일상의 사소한 것들까지 권면해 줄 수 있는 멘토. 이 시대는 그런 리더를 필요로 한다.”
백성훈 목사는 먼저 역사와 시대별로 리더의 유형을 구분한다. 구약 시대는 전쟁과 정복, 신약 시대는 질병과 치유, 중세는 신학과 개혁 등이 중심이었고, 그에 걸맞는 리더들이 배출돼 왔다는 것. 그렇다면 오늘날은? ‘정서와 회복의 시대’다.
“현대는 정서의 시대다. 교회에서도 정서 문제가 아주 심각해졌다. 신앙생활을 하는데도, 정서의 문제를 호소하며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많다. 전쟁을 승리로 이끄는 리더, 질병을 치유하는 리더, 바른 신학으로 이끄는 리더를 넘어 지금 이 시대는 인간의 정서를 이끄는 리더를 요구한다.”
백 목사는 한국교회 안에 세대 차이보다 더 큰 차이가 ‘정서 차이’라고 진단한다. 단지 문화와 사고방식의 아치가 아니라 정서가 달라졌고, 교회 안에 ‘건강한 정서’가 무너졌다는 것이다. 세대 차이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정서 차이’가 생겨났고, 정서의 문제는 다시 관계와 소통의 문제로 나타나는 악순환이 일어나고 있다.
“정서에 관심이 없으면 정서를 관리하지 못한다. 지금까지 교회는 정서에 큰 관심이 없었다. 그래서 찬양팀이 보편화되긴 했지만, 정서적 문제로 인해 팀원 간에 다툼이 일어나고 서로 연합하지 못하는 등 다양한 문제가 일어나기도 했다. 모든 문제의 근원에는 정서에 대한 관리 부족이 있다.”
저자는 청년들이 교회를 떠나가는 이유 중 하나로 ‘정서의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지금처럼 청년들을 그저 교회 일꾼으로만 바라보거나 개인의 신앙과 태도를 탓한다면, 청년들은 계속 교회를 떠나고 청년 공동체의 와해는 불 보듯 뻔하다는 것. ‘청년들이 어리고 철이 없거나 신앙이 연약해서’라고 치부하거나 ‘사탄의 공격 때문’이라며 영적 문제로만 바라봐서도 안 된다.
“한 명이 서너 가지에 이르는 사역 혹은 봉사를 하지 않도록 배려해야 한다. ‘나 때도 그랬으니 너도 해’와 같은 생각은 버려야 한다. 그들에게는 마음을 만져주는 따뜻한 위로가 필요하고, 언제든 기댈 수 있는 어른들의 넓고 단단한 어깨가 필요하다. 지금 당장 청년들과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 문화적 소통도 중요하지만, 그들의 정서에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어떤 배려가 필요한지 들어야 한다. 개인의 신앙으로 이겨내기만을 바라는 것은 방치와 다를 바 없다.”
이러한 ‘헌신에 묻혀 버린 정서’ 외에도 ‘권위에 묻혀 버린 정서, 눈물 강요당하기, 가스라이팅 리더십, 신앙이 무너진 리더’ 등의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
과거형과 현재형 리더십의 유형을 분석한 뒤에는 우리가 도달해야 할 ‘미래형 리더십’을 제시한다. 과거에는 천재적 재능인, 현재에는 행정적 재능인이 ‘탑 리더’를 맡았다면, MZ 세대를 이끌어야 하는 미래에는 ‘관계적 재능인’이 필요하다는 것. 책에서는 마지막으로 미래형 리더의 조건과 이를 위한 훈련 방법, 그리고 미래형 공동체의 소통 및 공감 원리 등을 제시하고 있다.
“미래형 리더는 예수님이 보여주신 신앙과 정서를 배워야 한다. 성경은 예수님의 믿음만 소개하지 않는다. 신약 성경에서 우리는 죄인들과도 친구처럼 식사하시고 죽은 나사로의 무덤 앞에서 눈물을 흘리시며 십자가 위에서 아파하신 예수님을 본다. 당시 종교 지도자들을 향해 분노하시고, 혈루병에 걸린 여인을 긍휼히 여기시고 그녀를 치료하셨다. 산상수훈에 나오는 팔복의 말씀은 모두 인간의 정서를 표현하고 있다.”
저자 백성훈 목사는 20년간 목회자로, 10년간 예배 사역자로, 3년간 대학 강사와 기업 대표로 다양한 공동체에서 리더로 훈련받았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팀사역 제자스쿨’을 만들고 교회 내 공동체에 적용할 수 있는 운영법과 소통법을 가르치고 사람들을 훈련해 왔다.
성결대 신학과와 합동신대(M. Div.)를 졸업했다. 뉴제너레이션워십 총괄 디렉터, 추계예술대학 글로벌문화예술교육원 겸임교수를 역임했다. 2017년 김포 ‘이름없는교회’를 개척했다. 《팀사역의 원리》와 시편 설교집 《시편의 위로》, 《시편의 소망》, 《시편의 은혜》(이상 CLC) 등을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