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학자가 본 물질과 영혼 문제
영혼, 죽음 후에도 삶이 있는가?
불교·유교·기독교 세계관과 영혼

기독교 변증 컨퍼런스
▲(왼쪽부터) 박명룡 목사와 안환균 목사. ⓒ이대웅 기자
“인공지능(AI)이 영혼을 가질 수 있을까?”

이러한 질문에 답하는 ‘2022 제11회 기독교 변증 컨퍼런스’가 오는 11월 5일 오전 10시부터 ‘AI(인공지능)와 영혼 & 죽음 후의 삶’을 주제로 청주서문교회(담임 박명룡 목사)에서 개최된다.

컨퍼런스는 최근 가장 주목받고 있는 4차 산업혁명과 AI의 계속된 발달이 인류에 미칠 영향을 살펴보면서, AI가 발전을 거듭하면 결국 영혼까지 갖게 될 것인지, 그리고 스티븐 호킹 같은 과학자들의 말처럼 영혼이란 뇌의 일부일 뿐인지 등을 탐구한다.

컨퍼런스를 앞두고 12일 오전 서울 신길교회(담임 이기용 목사)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박명룡 목사는 “그동안 ‘생각하는 힘’은 인간에게만 주어진 특권으로만 여겨왔고, 컴퓨터가 아무리 발전해도 인간의 생각 능력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 장담해 왔다”며 “하지만 2016년 3월 딥러닝(Deep Learning)으로 훈련된 알파고가 이세돌 9단과의 바둑 대국에서 4대 1로 승리하면서 충격에 휩싸였다. 아직 갈 길이 멀지만, 로봇이 사람처럼 판단하고 행동하는 것을 직접 목격한 것”이라고 소개했다.

박명룡 목사는 “머지않아 사람처럼 생각하고 판단하고 행동하는 로봇이 출시될 것을 예측하는 과학자들도 많다. 과연 고도로 발달된 로봇이 인간처럼 자의식과 영혼을 가질 수 있을까”라며 “훈련된 알파고 1만 개를 연결시키면, 자의식을 가질 수 있을까? 과연 영혼은 물질로부터 만들어질 수 있을까? 하는 질문이 생길 수 있다”고 전했다.

박 목사는 “물리주의자(physicalist)들은 인간 영혼이 뇌의 한 기능에 불과하고, 뇌가 죽으면 영혼도 사라진다고 말한다. 무신론자들은 사람이 죽으면 모든 것이 끝이라고 주장하고 있다”며 “그러나 기독교 세계관은 인간 영혼이 뇌가 죽은 후에도 여전히 보고 듣고 생각하며 기억할 수 있고, 죽음 후에도 영원한 삶이 있다고 말한다. 여기에 대한 철학적·과학적·합리적 설명이 가능한지 컨퍼런스에서 살펴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컨퍼런스 전반부에서는 과학자들이 나선다. 지적설계연구회 회장인 이승엽 교수(서강대)가 ‘AI는 영혼을 가질 수 있는가?’, 길원평 교수(한동대 석좌)가 ‘물리학자가 본 물질과 영혼의 문제’를 각각 강의하는 것. 이승엽 교수는 서강대 기계공학과 및 융합의생명공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바이오모방공학을 연구하고, ‘차별금지법 반대운동’으로 잘 알려진 길원평 교수는 원래 물리학 전공 과학자이다.

이후 기독교 세계관 입장에서 박명룡 목사(서문교회)가 ‘인간의 영혼, 죽음 후에도 답이 있는가?’, 안환균 목사(변증전도연구소)가 ‘불교·유교·기독교 세계관에서 본 영혼의 문제’를 각각 변증한다. 박 목사는 과학적으로 검증된 임사체험 사례 등을 제시하며 영혼은 뇌 기능의 일부에 불과하다는 것이 사실이 아님을 변증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①‘인공지능이 결국 영혼을 가질 수 있는지’ 과학적·철학적 관점에서 살피고 ②물질과 영혼에 대한 현대물리학적 이해를 점검하고 과학적 주장의 한계를 따지며 ③죽은 후에도 영혼이 계속 살 수 있다는 성경적 세계관에 대한 논리적 설명과 합당한 이유들을 제시하고 ④불교와 유교, 기독교 세계관에서 본 영혼의 문제를 다룸으로써 어느 세계관이 합당한 설명과 희망을 제시하는지 비교할 예정이다.

함께 자리한 안환균 목사는 “한국 사람들이 주로 믿는 유교와 불교는 모두 사후세계보다는 현세를 강조하는 특징이 있다. 이러한 종교들의 세계관을 반영한 영화 <신과 함께>나 드라마 <도깨비> 등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진다”며 “이렇듯 사람들의 피부에 와닿는 주제들을 통해 영혼과 사후세계에 대한 각 세계관의 관점들을 비교해 볼 것”이라고 했다.

기독교 변증 컨퍼런스
박명룡 목사는 “‘뇌가 죽으면 모두 끝난다’는 것이 현대과학적 사고로, 기독교 세계관과 상충되는 것처럼 보인다. 이에 현대과학적 시각에서 질문하고 분석하고 경험적·철학적·과학적으로 재점검하고자 한다”며 “이를 통해 영혼은 인간만의 독특한 특징이고, 뇌가 죽어도 영혼은 살아남는다는 것을 지성적으로 설득할 것이다. 기독교는 과학과 대치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 목사는 “죽음 이후에 대해 명확한 이야기를 하는 기독교 세계관과 다른 세계관들을 비교하면, 어느 쪽이 희망과 궁극적 소망을 주는가”라며 “기독교 신앙이 오늘날에도 여전히 믿을 만 하다는 것을 지성인들에게 알려줌으로써 기독교에 대한 호감을 갖게 하고, 복음을 받아들이게 하는 좋은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컨퍼런스를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10년 전인 지난 2012년 제1회 컨퍼런스를 개최한 이후, 어느덧 컨퍼런스도 11회째를 맞이했다. 처음 시작했을 때와 비교한 변화에 대해 “기독교 변증이란 기독교 신앙이 얼마나 합리적인지 지성적으로 알려주는 학문”이라며 “10년 전 처음 시작했을 때는 ‘기독교 변증’ 자체에 거부반응이 많았다. ‘그냥 믿으면 되지, 왜 따져보느냐’ 하는 반론을 제기하시는 목회자와 평신도들이 많았다”고 회고했다.

박명룡 목사는 “이후 저희 컨퍼런스와 함께, 변증 관련 서적들도 많이 나왔다. 지금은 포스트모던 시대이기에, 전통도 당연한 것도 없다”며 “MZ세대는 따져보고 믿고, 이성적으로 설득력이 있을 때 자기 신앙으로 받아들인다. 그런 점에서 한국교회에 공헌한 바가 있지 않을까”라고 전했다.

박 목사는 “모든 성도들이 지성적으로 따져보진 않지만, 요즘 많게는 30-40%의 성도들이 모태신앙으로 살다 회의를 느끼고 자신의 믿음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기가 있다고 한다”며 “그럴 때 지성적으로 잡아준 다음 체험적 신앙을 갖는다면, 견고한 신앙으로 자랄 수 있다. 결국 삶으로 살아내는데 도움이 된다는 의미이고, 분위기를 바꿔가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안환균 목사도 “서울 한 대형교회 청년부 수련회에 초청받은 적이 있었는데, 강의 대신 1시간 반 동안 청년들의 질문에 대답만 해달라고 하더라”며 “그 교회 담임목사님이 ‘10년 후에는 기독교 변증이 굉장히 중요해질 것 같다’고 하셨다. 청년들은 계속 질문하는데, 교회는 아직 아날로그적이고 교과서적인 선포를 중시하다 보니 질문에 제대로 답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안 목사는 “선포가 물론 중요하지만, 대화도 필요하다. 지금은 궁금한 것에 즉각 답을 찾을 수 있는 ‘검색의 시대’인데, 청년들에게 질문하게 하고 맞춤형 대답을 해주면서 신앙을 견고하게 가질 수 있게 해야 한다”며 “요즘은 청소년 시절까지는 교회에 있지만, 사회에 나가면 다 떠나가고 있어 안타깝다. 그래서 청소년들이 교회에 있는 동안 그들의 질문에 답을 준다면, 그들을 붙잡아둘 수 있지 않을까”라고 희망했다.

그는 “변증은 포스트모던 시대에 떠나가는 다음 세대를 붙잡을 중요한 통로이다. 이론적으로만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질문을 북돋아주고 자극시켜서 그들이 정말 궁금해하는 부분을 끄집어낼 수 있는 교회 분위기가 돼야 한다”며 “하지만 교회들이 아직은 권위주의적인 선포만 중시한다. 물론 예배 때는 그렇게 하겠지만, 공과공부나 셀모임에서는 서로 묻고 답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돼야 한다. 주제도 발굴하고 공부하면서 답을 계발해 나가는 풍토가 생기면 좋겠다”고 했다.

2021 기독교 변증 컨퍼런스
▲지난해 컨퍼런스 진행 모습. ⓒ크투 DB
박명룡 목사는 “교회에서 변증을 프로그램화하려 노력하고 있다. 신도시나 젊은이들이 주로 모이는 지역에서 오신 분들은 모태신앙이라도 ‘정말 하나님이 계시느냐? 꼭 예수만 믿어야 하느냐?’ 이런 근본적 질문들을 하신다”며 “교회에서 차마 말은 못 꺼내지만, 그런 부분에 확신이 없어 헌신하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이런 접근법들이 많이 필요하고, 교회에서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환균 목사도 “새신자 양육 시에 우리는 기독교가 절대 진리임을 전제하고 이야기하기 쉬운데, 의문이 많은 분들은 피상적으로 듣기 쉽다”며 “그런 차원에서, 기독교에 대해 ‘팩트체크’를 해주는 변증 관련 도서들을 새신자 교육에 사용해도 좋을 것 같다. 지금처럼 해서는 세속주의를 이겨내기 힘들다. 변증을 통해 예수만이 진리라는 확신을 심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들은 컨퍼런스를 통해 AI가 아무리 발전해도 영혼을 가질 수 없고, 영혼은 인간의 뇌와 일치하지 않으며, 뇌(육체)가 죽은 후에도 영혼은 계속 존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철학적·과학적으로 설득해, 지성인들에게 기독교 신앙에 대한 관심을 갖게 하고 전도의 기회로 삼는다는 포부를 전했다.

컨퍼런스에는 기독교를 지성적으로 이해하고 싶은 사람이면 누구나 홈페이지 등록 후 참석 가능하다. 참가비는 무료이며, 식권과 자료집을 제공한다. 선착순 500명이 오프라인으로 참석할 수 있다.

문의: 043-264-5020, www.seomoo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