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인권여성연합, 여가부 폐지에 대한 논평 발표

김신의 기자  sukim@chtoday.co.kr   |  

▲지난 3월 여성가족부 폐지 촉구 기자회견 현장. ⓒ바른인권여성연합 제공

▲지난 3월 여성가족부 폐지 촉구 기자회견 현장. ⓒ바른인권여성연합 제공
(사)바른인권여성연합은 지난 5일 보도된 여성가족부 폐지가 고유의 기능과 역할을 유지한채 조직개편이 이루어지는 식의 명목상 폐지가 아닌 본질적인 폐지를 바라며 논평을 발표했다. 다음은 그 전문.

“여성가족부 폐지! 시늉만 내지 말고 제대로 해야 할 것!”

윤석열 정부가 내놓은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이 드디어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바로 보건복지부 산하 차관급 본부 체계로 개편한다는 것이다. 물론 언론에 드러난 것이 극히 일부에 불과해서 별도의 차관을 두는 것인지, 기존의 조직은 어떻게 분리, 축소할 것인지에 대한 방안을 일반 국민으로서는 알 길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론들은 이 내용을 앞다투어 보도하고, 많은 여성단체들이 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있는 것은 그만큼 이 이슈가 국민적 관심을 받고 있다는 방증일 것이다.

우리는“여성가족부 폐지”를 지속적으로 주장해온 여성단체로서, ‘여성가족부’라는 부처의 이름을 폐지하는 것 자체가 약속 준수가 아니며, 이 문제에 대한 본질을 놓쳐서는 안 된다는 점을 상기시키기 위해 두 가지 당면한 우려를 지적하고자 한다.

1. 야당과 일부 편향된 여성계의 협조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지나친 타협안을 마련하여서는 안 된다.

국회의 구성상 정부조직법 개정을 위해서 야당의 협조가 필수적인 것은 이론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그렇다고 하여 지나치게 낮은 자세로 부처명의 폐지만을 구걸하여서는 안 된다. 정치적 목적 달성을 위하여, 여성가족부 폐지의 공약이 많은 국민들로부터 동의와 공감을 얻은 이유를 잊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여성가족부 폐지’가 상징하는 것은 그동안 우리 사회 전체를 성별이라는 프레임을 통해서만 조망하며, 사회가 동의하지 않아도 여성을 위한 시각이 관통하는 경우만을 사회의 진보라고 믿는 흐름이 여성가족부라는 정부 조직을 통해 이루어져 왔다. ‘여성가족부 폐지’는 이로 인해 우리 사회의 남녀갈등을 심화하였다는 부작용을 인정하는 것으로, 단순히 부처명을 없애고, 장관 자리 하나 날리는 것을 훨씬 뛰어넘는 의미를 가진다.

▲지난 4월 여성가족부 폐지 촉구 2차기자회견 현장. ⓒ바른인권여성연합 제공

▲지난 4월 여성가족부 폐지 촉구 2차기자회견 현장. ⓒ바른인권여성연합 제공
여성가족부를 폐지한다는 것은 그들이 구축해 둔 젠더주류화 정책에 대해 다시 논의를 시작하여야 한다는 것이고, 그것이 사회 통합을 저해하고 장기적 남녀 갈등을 유발한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판단되는 경우 가차 없이 폐기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과연 이러한 점을 고려한 조직개편이 추진되고 있는 것은 아닌가?

구체적인 안이 드러나지 않고 밀실에서 추진되고 있는 공약 이행이 혹시 야당과 여성단체들의 반대를 최소화하면서‘여성가족부 폐지’라는 말 만을 만족시킬 타협안으로 추진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만일 이러한 의미의 여가부 폐지라면 우리는 결사반대한다는 의사를 미리 분명히 하고자 한다.

2. 가족 중심의 정책대안을 조속히 제시하여야 한다.

최근 여성가족부는 과거 정권하에서 추진해온 ‘가족’ 및 ‘건강가정’의 정의를 삭제하는 건강가정기본법 개정안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것은 그나마 여성가족부가 “여성”만을 중심으로 한 가족정책을 벗어나서 “가족 중심”의 가족정책을 추진해야 할 필요성을 인정한 것으로 고무적이라고 할 것이다.

그러나 안타까운 것은 날로 약화 되어가고 있는 가족의 연대감으로 인해 가족의 해체는 심화되고 결혼과 출산을 거부하며, 가족의 비율이 현저하게 줄고 있음에도 이에 대한 대안적 정책 마련이 너무 늦어지고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출산율이 급감하고 있고, 이로 인한 급격한 인구감소의 극복이 중대한 국가적 과제임은 다시 강조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여성가족부는 가족정책을 담당하는 주무부서로서, 이 문제에 대하여 가장 시급하고 긴밀하게 대처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비혼출산을 인정하여 출산율을 제고하겠다는 황당했던 과거 정권의 입장으로부터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수준이다.

우리 대한민국은 개인을 중심으로 구성된 현재의 복지체계를 완전히 개편하고, 소멸되어 가는 “가족 중심”의 복지체계를 구축하여 전세계에 회복 모델을 제시하여야 한다. 이를 통해 약화되어 가는 가족의 연대감을 회복하고, 철저한 개인주의로 인하여 깊어지는 개인의 소외감과 고립감으로부터 우리 사회를 보호함으로써 활력을 잃어가는 대한민국이 생명력을 되찾도록 노력해야 한다. 우리는 그 1차적 책임이 “가족정책”의 주무부서인 여성가족부에 있음을 강조하고자 한다.

또한 조직개편의 과정에서는 남녀갈등을 완화할 수 있는 거시적 정책과 함께 이미 심각해진 남녀갈등으로 인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단기적 전략을 동시에 수행해 낼 로드맵을 속히 마련하되, 더욱 통합적으로 이런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부처를 찾아 과감하게 여성가족부의 성평등 업무를 도려내는 대수술도 단행되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과정은 결코 단순한 조직개편 이상의, 우리 사회가 잘못 걸어온 길에 대한 인정과 반성이자, 회복의 큰 걸음이 될 것이다. 그동안 여성가족부의 수장을 담당해 온 김현숙 장관이 수많은 언론의 포화를 맞으면서도 꿋꿋이 양성평등의 실질적 기능을 강화하되 여성가족부는 폐지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온 것은 어쩌면 이러한 문제점을 알고 있기에 가능했던 것이라고 우리는 믿는다. 그럼에도 여성가족부 폐지의 본격적 논의에 앞서 위에 언급한 우려들이 현실이 되지 않도록 마지막까지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줄 것을 강력히 요청한다.

2022년 10월 6일
(사)바른인권여성연합

<저작권자 ⓒ '종교 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

123 신앙과 삶

CT YouTube

더보기

에디터 추천기사

2024 예장 통합, 신년감사 및 하례식

“김의식 총회장, 직무 중단하고 자숙을”

예장 통합 총회장 김의식 목사 논란과 관련, ‘총회장 정책자문위원회(위원장 손달익 목사, 이하 자문위)’가 직무 중단과 자숙을 권고했다. 현직 증경총회장들로 구성된 자문위는 6월 19일 모임을 갖고, “현 총회장과 관련하여 사과와 함께 무거운 마음으로 권고…

소윤정 예장 합동 이슬람대책세미나

“현 세계사 교과서, ‘이슬람 사회 구현’ 추구하는 꼴”

예장 합동(총회장 오정호 목사) 제108회기 총회 이슬람대책세미나 및 아카데미 중부 세미나가 ‘한편으로 경계하고 한편으로 사랑하라!’는 주제로 6월 18일 대전 대동교회(담임 김양흡 목사)에서 개최됐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소윤정 교수(아신대)가 ‘유럽 이주 …

인천상륙작전

호국보훈의 달, 한국전쟁 10대 영웅과 기독교

한국 군목 제도 창설 쇼 선교사 그의 아들로 하버드대 재학 중 6·25 참전한 윌리엄 해밀턴 쇼 그의 아들 기독교 세계관 운동 작은 밀알 쇼 윌리엄 교수까지 이 분들 보내주신 섭리 늘 감사 그렇습니다! 국가보훈처는 지난 2023년 삼성과 LG 협찬으로 미국 뉴욕 타…

제4차 로잔대회 한국로잔 기자회견

“로잔운동 50주년에 ‘무용론’까지?… 왜 로잔이어야 하는가”

울분으로 “사회개혁 자체가 복음”이라는 주장들, 교회가 시대의 아픔에 복음으로 답하지 못한 책임 10/40윈도우, 미전도종족, 비즈니스 애즈 미션 등 로잔서 제시된 개념들이 선교 지탱… ‘무용론’ 반박 “핍박 속 복음 꽃피운 한국교회사, 세계에 전해야” …

김지연

“왜곡된 성 가치관, 성경 불신으로까지 이어져”

기독교는 왜 동성애를 반대해요, 레즈비언도 병에 많이 걸리나요, 친구들이 동성애에 빠졌대요 등 창원시 진해침례교회(담임 강대열 목사)에서 지난 주일이었던 6월 16일 오후 현 성교육 실태와 포괄적 차별금지법의 문제점, 그리고 구체적 대응 방안에 대한 메…

여의도순복음교회

아시아계 최초 랍비 “종교 쇠퇴, 민주주의에도 큰 위협”

‘아시아계 최초 유대교 랍비’ 앤젤라 워닉 북달 방한 기념 기자회견이 1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개최됐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이스라엘 유대교와 한국의 만남이 가져올 시너지 효과’를 주제로 앤젤라 워닉 북달 랍비와 이영훈…

이 기사는 논쟁중

로버트 모리스 목사.

美 대형교회 목사, 성추문으로 사임

미국 텍사스주 사우스레이크에 있는 게이트웨이교회(Gateway Church) 이사회가 최근 설립자 로버트 모리스(Robert Morris) 목사의 사임 소식을 전했다.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한 여성은 198…

인물 이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