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생명나눔 및 존중교육 강사와 우도초 학생들 교육 현장. ⓒ운동본부
“유나 누나, 누나의 장기기증 이야기를 읽고 눈물이 났어. 세상을 떠나면서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구한 누나는 하늘에서 가장 빛나는 별이 되었을 거야.”

2016년, 미국 유학 당시 장기기증으로 수많은 환자들의 생명을 살린 제주 소녀 김유나 양(기증 당시 18세) 이야기가 2022년 9월, 우도초등학교 학생들의 마음을 울렸다.

낯설기만 한 장기기증에 같은 도민이었던 김유나 양이 참여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학생들은 고사리 같은 손으로 한 글자 한 글자 기증인을 향한 편지를 써내려갔다.

(재)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이하 운동본부)는 지난 9월 28일, 제주시 우도면에 소재한 우도초등학교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생명과 나눔의 가치를 일깨우는 생명나눔 및 존중교육 ‘모든 생명은 소중해’를 실시했다.

제주의 대표 부속섬인 우도는 성산포에서 북동쪽으로 3.8km 떨어진 둘레 17km의 작은 섬마을이다. 이곳의 유일한 교육기관인 우도초·중등학교는 전교생 75명인 초·중통합학교로, 이중 초등학교는 6개 학급 45명 정도의 규모이다.

운동본부는 지난 2019년부터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생명나눔 및 존중교육을 실시해 이제까지 3만 8천여 명의 아이들에게 장기기증의 숭고한 가치와 나눔의 필요성에 대해 알려왔다. 그러나 이제까지 교육은 서울·경기 지역을 중심으로 진행되어 지역에 거주하는 학생들에게까지 교육의 기회가 닿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이에 특별히 올해 하반기에는 광동제약, 대신송촌문화재단,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 후원과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 협조로 교육 책자 및 영상, 교구 등을 제작 배포해 제주 지역 최초로 25개교 4,300여 명의 학생들에게 생명나눔 및 존중교육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게 되었다.

이를 계기로 9월 28일, 우도초등학교에 본부 교육 강사가 직접 방문하여 섬마을 아이들의 마음속에도 생명나눔이라는 아름다운 가치를 심었다.

이날 교육에는 우도초등학교 1-2학년 학생 12명, 5학년 학생 8명이 참여했다. 3교시에는 장기이식의 과정을 심장의 여행으로 표현한 그림책을 함께 읽으며 우리 몸 속 장기의 위치 및 역할, 그리고 생명나눔의 의미 등을 학습했다. 4교시 수업에서는 심장 박동 느껴보기, 건강한 몸과 마음을 위한 좋은 습관 약속하기 등을 하며 생명의 소중함을 배웠다.

나아가 장기기증의 실제 사례를 만화로 읽고, 편지를 작성하며 생명나눔의 가치를 이해했다. 이 외에도 자원봉사, 기부 등 다양한 나눔 활동에 대해서 배우는 시간도 이어졌다.

교육에 참여한 1-2학년 학생들 중에는 ‘장기기증’이라는 단어를 처음 접한다며 놀라워하는 아이들도 있었다. 5학년 학생들은 실제 장기기증 사례자로 소개된 김유나 양 이야기를 읽으며 생명나눔의 가치를 깨달았다고 했다.

김유나 양은 제주 출신 고등학생으로, 2016년 미국 유학 중 교통사고로 뇌사 상태에 빠져 장기기증 및 인체조직기증으로 전 세계 27명에게 새 삶을 선물했다.

생명나눔을 실천한 기증인에게 보내는 감사편지 작성 시간에 5학년 여지민 양은 “마지막까지 아름답게 세상을 떠난 유나 언니가 정말 자랑스러워요. 하늘나라에서 사랑하는 가족들과 언니를 통해 새 생명을 선물 받은 이식인들을 꼭 지켜주세요.”라는 감동적인 글을 전달했다.

이번 교육을 진행한 운동본부 안시아 교육강사는 “미국, 유럽 등 장기기증 선진국처럼 초등학생 때부터 생명나눔 및 존중교육을 통해 장기기증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돕고, 장기기증인 및 장기부전 환자들에 대한 공감을 높일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교육 프로그램이 제주 지역에서 이뤄질 수 있도록 후원한 광동제약 관계자는 “제주삼다수 도외 유통을 계기로 올해로 11년째 제주와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며 “미래 주역인 제주 지역 어린이들이 생명과 나눔에 대해 올바르게 이해하고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가는 구성원으로 성장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우리나라 전체 장기기증 희망등록률은 3.2%로, 미국 62%와 옵트아웃 제도 등을 시행하는 유럽 국가에 비해 현저히 낮은 상황이다. 특히 제주도 장기기증 희망등록률은 2.5% 수준으로 전국 평균에 미치지 못해, 장기기증 활성화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옵트아웃 제도란 명시적으로 장기기증 거부 의사를 밝히지 않은 모든 국민들을 장기기증 희망자로 간주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