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의 재림, 두려움 아닌 소망 가운데 기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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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성록, 한 점의 그림] 주의 이름으로 오시는 왕: 이오성의 성경 그림

그저 감사하며 하나님 기뻐하고 노래하는 삶
충만한 생명 표상하기 위해 화사한 색채 기용
삼위일체 상호의존성 보여주듯, 어울려 군무
가장 장엄하고 찬란한 감격의 순간 맞게 된다

▲Blessed is the King who is coming in the name of ADONAI!, 이오성, 162x130cm, acrylic on canvas, 2019.
▲Blessed is the King who is coming in the name of ADONAI!, 이오성, 162x130cm, acrylic on canvas, 2019.

서성록 교수님이 크리스천투데이 1천 호 발행을 축하하는 마음으로, 찬양과 예배를 주제로 한 작품을 골라 주셨습니다. -편집자 주

이오성은 자신에게 맡겨진 예술적 재능을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데 사용하는 작가이다. 이오성의 삶은 회심한 이전과 이후로 나누어지는데, 예수님을 영접한 뒤로는 예배자로서의 삶, 열방의 선교, 성경의 뜻을 전하는 예술와 같은 새 꿈을 품게 되었다.

하나님께서 주시는 생명과 안식을 자양분으로 삼고, 그리고 복음을 온 세계에 알리려는 소망은 그의 신앙의 표지석이기도 하다.

“하나님의 그늘 안에, 날개 아래, 보호 아래 사는 안전함, 그리고 그 안에서 무엇인가 성취를 하지 않아도 되는 삶, 그저 감사하며 하나님을 기뻐하며, 노래하는 삶에 대해 생각하며 작업을 했다.”(작가노트)

이오성의 작품은 소재 면에서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하나는 일상 모습을 다룬 것, 그리고 다른 하나는 성경의 스토리를 다룬 것. 그중에서도 요한계시록과 에스겔서에 등장하는 예언을 모티브로 한 작품으로 구분된다.

집에 대한 갈망은 그의 작품 핵심주제이다. 이중에서도 메인에 해당하는 것은 요한계시록과 에스겔서 내용을 모티브로 한 그림들이다.

▲In the city of peace, 이오성, 162x130cm, 캔버스에 아크릴, 2018.
▲In the city of peace, 이오성, 162x130cm, 캔버스에 아크릴, 2018.

<평강의 도시에서>(In the City of the Peace)는 요한계시록 21·22장에 등장하는 ‘새 하늘과 새 땅’과, 에스겔 47장에 기술된 성전에서 흘러나오는 생명수를 한 장면에 모은 것이다. 즉 화면 상단에서는 천주와 어린 양의 보좌가 있고, 보좌 주위에 네 가지 생물(사자, 독수리, 사람, 송아지를 닮은)이 등장한다.

기록에 성전의 성곽은 벽옥, 성(城)은 정금, 성곽의 기초석은 각종 보석 등으로 기술하고 있으나, 이오성의 그림에서는 여러 개의 보석이 장식된 것으로 대신하고 있다.

작가는 우리가 고대하는 세상을 영광스런 곳으로 묘사하고 있다. 이것은 그가 낙관주의자여서가 아니라, 주님이 오실 때 변화될 세상에 대한 소망을 피력한 것이다.

하나님의 백성이 손을 들어 예수님의 오심을 반기고, 강 좌우에는 각종 유실수들이 자라고 있으며 강에는 물고기가 뛰어놀고 있다. 밤하늘의 별도 영롱한 반짝임으로 새 하늘과 새 땅을 반기고 있다. 지금까지 한 번도 구경하지 못했던 풍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그림에서 이오성은 충만한 생명을 표상하기 위해 화사한 색채를 기용한다. 화면의 색조는 녹색과 푸른 색, 노란색 등이 주조색을 이루고 있는데 이 색들은 계절로 치면 봄 혹은 여름에 해당하는 색깔들이다.

즉 푸른색은 생명의 원천인 물에서 비롯된 것이며, 녹색은 생명체들이 기나긴 혹한의 겨울을 보내고 봄을 맞아 기지개를 펴거나 산천을 온통 실록으로 물들이는 것을 연상시키며, 노란색은 움츠린 대지를 녹여주고 생명의 광선이 내리쬐는 풍경을 떠올리게 한다.

그런 작품 가운데 하나가 <주의 이름으로 오시는 왕이여!>(Blessed is the King who is coming in the name of ADONAI!, 맨 위 작품)이다. 이 작품에서는 예수님이 보좌에서 내려오시는 장면과 이를 맞이하는 백성들의 잔치로 구성된다. 태양이 그 빛과 온기를 세상에 공급하는 것처럼, 주님은 우리에게 자기 자신과 그 분이 영원토록 누려오신 행복을 나누어 주는 것같다.

그림은 상단과 하단으로 나뉘어지며, 상단에는 열린 하늘 속으로 그리스도가 그 분을 따르는 천군천사와 함께 내려오시는 웅장한 장면이 펼쳐져 있다. 옅은 색조로 희미하지만 그리스도는 맨 선두에서 무수한 무리를 이끌고 있으며, 주위에 형형한 빛을 내뿜고 있다. 천사도 나팔을 불며 예수님을 환영하고 있다.

큰 잔치는 지상에서도 벌어진다. 예수님을 믿는 사람들이 모여 춤을 추고 있는데 그들의 손에는 종려나무 가지가 들려 있다. 그들은 거룩한 도성에서 나오는 저항할 수 없는 빛의 자기(磁氣)에 이끌려 나온 사람들이다.

작가에 따르면 유대인과 열방의 백성은 주님이 오실 날만을 고대하던 순결한 백성을, 종려나무는 예수님을 가리킨다고 한다. 즉 그들이 키보드, 기타, 트럼펫 등 여러 악기의 연주에 맞추어 군무를 추는 것은 예수님을 맞이하며 찬미하기 위함이다.

이 장면에서 우리 눈길을 끄는 것은 서로 어울려 군무를 추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춤을 추지만 삼위일체 세 위격의 상호의존성을 보여주는 페리코레시스(Perichoresis)처럼 상호의존적인 관계 안에 있다. 그들은 상호적으로 관계를 구성하며 아름다운 예배 공동체를 이루고 있다.

군무를 테마로 한 앙리 마티스(Henri Matisse)의 <춤>이 선사하듯 기쁨과 희열이 전해진다. 이는 하나님의 형상대로 창조된 인간은 본질적으로 페리코레시스적인 존재임을 알려주며, 예수님이 오실 때 그런 인간의 성격도 완전히 회복될 것임을 말하고 있다.

▲In the Beginning, 이오성, 162x132cm, 캔버스에 아크릴, 2019.
▲In the Beginning, 이오성, 162x132cm, 캔버스에 아크릴, 2019.

하나님께서 세상을 창조할 때의 모습을 묘출한 <태초에>(In the Beginning)(2019)는 창조세계가 얼마나 선하고 아름다운지 보여주고 있다. 성전 보좌로부터 생명수가 흘러나오고 그것의 뚝방 좌우편에는 달마다 과실을 맺는 생명나무가 자라는 모습(계 22:1-5)을 참고하여, 구체적인 이미지를 화면 곳곳에 배치하였다.

화면 중앙의 아담과 하와가 사랑을 속삭이는 것을 비롯하여 사자와 어린 양이 함께하고, 사슴이 초원을 활보하거나 강가에서 목을 축이고 물고기가 헤엄치며 여러 동식물들이 사이좋게 어우러진다. 작가는 생명수의 이미지를 넣어 예수 그리스도를 상징하였으며, 흘러넘치는 물로 그 분의 충만한 사랑을 실어냈다.

이러한 창세기 장면을 통해 우리는 세상을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아야 하는지 알 수 있다. 리처드 십스(Richard Sibbes)가 말한 것처럼, 하나님은 “모든 만물을 풍성하게 하기 위해 미물들에게 자신의 영광의 빛으로 비추시고 그들을 감화시키기를 기뻐하시는 분”으로 소개된다.

만약 하나님이 이처럼 자신의 선하심을 나누고 퍼뜨리기를 기뻐하지 않는 분이라면, 세상을 창조할 이유가 없었을 것이다. 그것은 하나님의 선하심이 퍼져나가 다른 존재들에게도 나누어지고 공유되기를 원하셨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러니까 피조계에는 하나님의 선하심이 고르게 내장되어 있고, 지금도 그 빛을 반사하고 있는 셈이다.

작가는 그런 충일함을 감상자에게 공유되고 전달되도록 하였다. 그것은 단순한 기록적 차원에 머무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는 화가이기 전에 예배자로서 “마음에 가득한 것을 입으로 말하듯”, 하나님께 대한 감사와 찬양이 흐르게 하였다. “주의 선하심과 인자하심이 영원하시도다”(감사와 찬양 드리며) 힘껏 노래부른다.

하나님 언약 안에 있는 주님의 백성은 두려움이 아니라 소망 가운데 주님의 재림을 기대한다. 그리고 기다림의 끝자락에서 가장 장엄하고도 찬란한 감격의 순간을 맞게 될 것이다. 그런 광경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벅차오른다. 이것이야말로 이오성이 영화로운 그림을 추구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서성록 교수.
▲서성록 교수.

서성록 교수
안동대 미술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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