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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9월 미국 텍사스주와 멕시코 국경지대인 델리오의 다리 아래 난민촌이 형성돼 있다. 이들은 주로 아이티에서 건너온 난민들로, 1만여 명에 달했다. ⓒNBC 뉴스 보도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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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관세국경보호청(Customs and Border Protection, CBP)의 통계에 따르면, 2022 회계연도 첫 11개월(2021년 11월- 2022년 9월)까지 불법 이민자 적발 건수는 215만 639건에 이른다. 지난 6개월마다 20만 명이 국경을 넘은 것을 감안할 때, 이 수치는 올해 말에 250만 명을 넘길 것이라고 예측된다.
반면 최근 3년간 회계연도의 첫 11개월에 불법 이민자는 2019년 40만 414건, 2020년 92만 4,936건, 2021년 154만 2,685건이 적발됐다. 2017년에는 30만 건을 조금 상회했으며, 2018년은 39만 6,579건으로 지금보다 확연히 적었다.
이에 대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번 주 열린 기자회견에서 “국경 통과자들의 인구구조 변화”를 불법 이민이 급증한 탓으로 돌렸다.
바이든 대통령은 “왜 국경이 (불법 이민자들에) 제압당했느냐”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중앙아메리카와 멕시코에서 오는 이민자는 더 줄고 있다. 이는 전혀 다른 상황”이라고 답했다. 바이든은 이어 “지금 주시하는 것은 베네수엘라, 쿠바, 니카라과이며, 그들을 다시 이들 국가로 돌려보낼 법적 자격이 합리적이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에 비판 진영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가 도입한 반이민 정책인 ‘멕시코 대기(Remain in Mexico)’ 제도를 폐지한 현 행정부의 결정에 원인을 돌렸다. 이 제도는 미국 국경을 넘어온 망명 신청자들을 심사가 있기 전까지 멕시코로 돌려보냈다.
CBP는 2022 회계연도에 미국 남부 국경을 넘다 사망한 이민자 수가 782명이라고 보고했다. 이달 초 미국 CNN은 최소 748명의 이민자들이 국경을 넘다가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사망자 수를 200명 이상 앞질렀다.
많은 이민자들에게 중앙아메리카를 통과하는 경로는 여전히 위험하다. 특히 인신매매로 인한 대량 사상자가 수 차례 보고됐다.
지난 7월 샌안토니오 남서부 퀸타나 로드 지역에서 발견된 트럭에는 어린이 3명을 포함한 이민자 53명이 폭염에 방치돼 숨진 채 발견됐다. 사망자의 국적은 멕시코 27명, 온두라스 14명, 과테말라 7명, 엘살바도르 2명으로 밝혀졌으며, 운송에 가담했던 두 명의 멕시코 출신의 용의자가 붙잡혔다.
지난해 뉴욕포스트(NYP)는 늦은 밤 뉴욕 화이트 플레인에 상륙한 불법 이민자들에 대해 보도하며, 바이든 행정부가 지역 주민들의 반발을 피해 이들을 이주시키고 있다고 폭로했다.
11월 중간선거를 두 달여 남겨둔 미국에서 불법 이민은 초미의 관심사다. 영국 여론조사업체 유고브(YouGov)와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Economist)가 9월 17일부터 20일까지 미국 성인 1,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61%가 불법 이민을 “매우 심각한” 또는 “다소 심각한” 문제로 보았다. 반면 30%는 불법 이민을 “사소한” 또는 “문제 없음”이라고 답했다.
같은 조사에서 유권자 과반(51%)은 이민 문제가 자신에게 “매우 중요”, 7%는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또한 이민 문제에 대한 바이든의 지지율은 33%로, 전체 지지율 53%에 크게 뒤처져 있다. 불법 이민자들을 성역 도시로 이주시키는 정책에 대해서는 찬성 44%, 반대 44%로 의견이 팽팽하게 갈렸다.
정치 전문 웹사이트 리얼클리어폴리틱스(Real Clear Politics)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불법 이민과 관련한 바이든의 지지율은 35.2%로, 57.4%가 반대 의사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