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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나는데 / 슬퍼지는 이유를 몰랐던 건 / 나를 대신해 / 아파하는 너를 몰랐던 일 / 내 마음 내 어둠 무겁지만 / 내 얘기 내 노래 외롭지만 / 내가 미워한 세상 모든 것 / 어쩔 수 없다며 피하진 않아 / 나를 사랑한 너의 모든 것 / 이젠 내가 더 사랑할 수 있어…, (중략) 내가 방황한 세상 모든 것 / 어쩔 수 없단 말 하지 않아 / 나를 사랑한 너의 모든 것 / 이젠 내가 더 사랑할 수 있어”.
이는 가객 이선희와 윤도현이 콜라보한 ‘지지 않겠다는 약속’의 가사입니다. 생태계 파괴로 인하여 상처받고 힘들어하는 고래들을 위로하고 함께 싸우며 지지 않겠다는 약속을 노래하는 것이죠.
제 마음도 푸른 바다의 고래처럼 눈물 나고 슬퍼지고 어둡고 외로울 때가 있습니다. 아니, 무언가 눌림이 있고 힘겨울 때가 있습니다. 그 이유는 제 자신의 문제나 우리 교회의 문제보다는 총회와 한국교회를 생각할 때 찾아오는 고뇌와 눌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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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장 합동 제107회 총회 선거관리위원회가 1일 GMS에서 회의를 하고 있다.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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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솔로몬의 지혜를 발휘하며 위기를 극복하고 총회를 화합과 상생의 길로 이끌었다고 하지만, 제 마음은 얼마나 무겁고 힘들었겠습니까? 무엇보다 한국교회 연합사역과 미래를 생각하면 암울해집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어두운 터널을 걷는 것처럼 막막하고 길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지요.
제 마음 속의 고래도 상처 받고 아파하고 슬픔의 바다에 잠길 때가 있습니다. 어쩌면 제가 할 일은 다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제 한국교회 현 지도부가 결단하고 동의하는 일만 남았습니다. 그런데 아직도 연합의 길이 묘연해 보이고 험난하게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너무나 안타깝고 아쉽기만 합니다.
그래도 지금 당장은 안 되더라도, 결코 지지 않겠다는 약속만큼은 할 수 있습니다. 아니, 하나님께서 저에게 결코 지지 않게 해 주겠다는 약속을 주시는게 더 중요합니다. 이미 그 약속을 받았기에, 어려운 일이 생기고 길이 막힐 때마다 확인하며 지금까지 달려왔습니다. 그 약속이 여기까지 끝나는지는 모르겠지만, 또 다시 연합의 깃발을 향하여 달려가야 할 시점에서 하나님의 지지 않겠다는 약속을 다시 한 번 확인하고 싶었습니다.
저는 총회 때도 틈틈이 묵상 기도를 하며 지지 않겠다는 약속을 되새겨 보았습니다. 총회를 다 마치고 목요일 저녁에 홀로 산행을 하며 이 음악을 들었습니다. “… 부서지는데 / 무서워하는 법도 몰랐던 건 / 나를 위해서 / 기도하는 너를 몰랐던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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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예장 합동 선관위 회의를 주재하고 있는 소강석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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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깊어가는 저녁 산에 오르니, 고요한 풀벌레 소리가 저의 마음을 다독여 주었습니다. 마치 결코 지지 않을 것이라는 약속의 노래를 들려주는 듯 했습니다. 저는 ‘지지 않겠다는 약속’을 노래하는 것처럼, 하나님께서 저에게도 저만의 노래를 들려주시기를 기도하였습니다.
어찌 하루아침에 모든 일이 이루어질 수 있겠습니까? 남북통일도 다 때가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지금까지도 최선을 다해왔고 큰일을 이루었지만, 그러나 더 큰 일을 이루기 위해서는 또 다른 인내와 기다림, 때가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때를 기다리며 저는 결코 지지 않겠다는 약속의 노래를 부르고 또 부를 것입니다.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